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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3/3일 사순 3주일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03 조회수459 추천수11 반대(0) 신고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3년3월3일 사순 제 3주일 복음묵상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 내용은 금,토요일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시면 될 듯 합니다.
오늘은 제가 일본에 와서 처음 맞이했던 2004년도 첫 사순절,
일본 신자들을 위해 만든 십자가의 길을 우리 말로 옮긴 것을 소개합니다.
얼마 남 지 않은 사순시기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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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길

시작기도

당신께서 저희의 구원을 위해서 걸어가셨던 그 길이 저희의 눈에는 그저 어리석은 길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느님이신 당신께서 왜 그런 길을 걸어가셔야만 했는지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알 수가 없습니다.
너무도 저희에 대해서 잘 아셨기 때문인가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당신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 세상은 당신의 왕국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까?
어렵습니다. 당신의 그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너무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너무도 슬픕니다.
저희의 희망이신 당신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저희를 위해서 이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시는 것을 보면
가슴이 터질 정도로 아픕니다.이 길의 끝은 어디입니까?
주님! 잘 모르겠습니다만, 당신의 그 어리석은 그 길을 저희도 따라가고자 합니다.

제 1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예수님, 당신께서는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빌라도라는 총독 앞에서 한 말씀도 하시지 않고
침묵을 지키시며 서계십니다. 그 어느 누구도 당신께서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당신께서는 더없이 비참하기 그지 없습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십니까? 저희가 그토록 간절히 희망하며 기다렸던 바로 그분이십니까? 왜, 한 말씀도 하시지 않으시는 겁니까? 어떻게 인간이라는 존재가 하느님을 심판할 수 있단 말입니까?
주님! 당신께서는 결국 이 길을 선택하셨습니다. 그 이유를 알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제 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당신께서 지고 계시는 것이 분명히 십자가 입니까? 무겁습니까? 어느 정도 무겁습니까?
저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무게를. 저희의 모든 죄의 무게, 저희의 모든 슬픔과 고통과 분노와 악이 담긴 그 무게를.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그 무게가 당신의 등에 지어져 있습니다. 송구합니다.
주님,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오늘도 저희는 당신께 더욱 버거운 십자가를 지게 하고 있습니다.
용서하소서.

제 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결국, 쓰러지셨군요? 쓰러지시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저희의 마음을 헤아리려 해보신 적이 있으시나요? 그저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는 이 비겁한 마음을 알고 계십니까?
그렇습니다. 주님, 저희는 이토록 약하디 약한 존재이옵니다. 사랑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서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바보천치들입니다. 용서해주소서.주님, 당신께서는 일어서시지 않으면 안됩니다.
저희의 힘만으로는 걸을 수 없는 이 길, 당신께서 함께 걸어가주시지 안됩니다.
주님, 조금이나마 저희가 당신의 발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주옵소서.

제 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어머니이십니다. 당신의 어머니이십니다. 그 어머니께서 당신의 그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어머니께서 울고 계십니다. 당신을 낳고 키우신, 그리고 모든 것을 함께 하신 그 아름다운 마음이 울고 있습니다. 그 마음을 알고 계십니까? 아마도 이 세상의 누구보다도, 당신의 그 아픔을 이해하고 있는 분은 당신의 어머니이시라는 것을 저희는 믿고 있습니다.

제 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시메온, 당신은 정말로 운이 나빴던 사람입니다. 왜, 하필이면 그 길에 있었습니까? 왜, 어째서 그렇게 많은 군중들 속에서 하필이면 병사의 눈에 당신이 들어와 그리도 무거운 십자가를 대신 지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나요?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라는 범죄자를 알고 있었나요? 이전에 만난 적이라도 있었나요?
억울하지 않나요?시메온,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던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도, 감히 할 수 없었던 일을 당신이 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성소’라고 말합니다. 즉 ‘거룩한 부르심’이지요. 우리는 매 순간, 직접 그분으로부터 부르심을 받고 있지만 응답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도망가기에 바쁜 모습을 늘 보이고 있습니다. 당신은 정말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제 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베로니카, 아름다운 여인이여! 모든 여성들이 본받지 않으면 안될 여인이여. 당신을 사랑합니다. 피투성이가 되신 예수님께서 그토록 불쌍해 보였나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습니까? 당신의 손에 있는 그 수건은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여성의 아름다움은 받아들임에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의 행위에 조금이나마 쉬실 수 있었을 것이고 행복을 느끼셨을 겁니다. 지금의 우리들도 다시 한 번 청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당신이 보여준 그 용기와 연민의 마음입니다.

제 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또 다시, 넘어지셨네요. 당신께서 밟고 가시는 한 발 한 발을 보고 있는 저희의 가슴은 어떠하리라 생각하십니까? 저희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으십니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하느님, 당신께서는 정말로 어리석으십니다. 당신께서는 늘 사랑을 외치셨지만 그 결과 돌아온 것은 사랑이 아닌 고통이었습니다. 사랑이 고통입니까? 주님! 두렵습니다. 사랑이 그런 것이라면, 약해빠진 저희가 어떻게 그 사랑을 이해할 수 있단 말입니까? 주님, 만일 당신의 그 길이 옳은 것이라면, 저희에게도 그 길을 걸을 수 있는 깨달음을 허락해주소서.

제 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정말로 당신께서는 어쩔 수 없는 분이십니다. 그 상황에서 당신께서는 부인들을 위로하고 계십니다. 그 연민의 끝은 어디입니까?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입니까? 당신께서는 정말 어쩔 수 없는 분이십니다. 그렇습니다. 아마도 저희 모두는 당신께 그러한 아픔을 드리면서도 뻔뻔하게 당신의 위로를 필요로 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그 사랑을 저희의 것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제 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힘이 다하셨나 봅니다. 당신께 그 무엇도 해드릴 것이 없는 저희의 마음은 그저 어린 아이들처럼 소리 높여 울고 싶을 뿐입니다. 주님, 조금이나마, 쉬십시오. 아직 가셔야만 할 길이 멀기만 합니다. 결국 또 다시 일어서실 당신을 통해서, 저희도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배웁니다.

제 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마침내, 골고타 언덕에 도착하셨습니다. 남은 것은 지금까지의 어느 순간보다 두렵고 고통스러운 길입니다. 형리들이 옷을 벗깁니다. 하느님 아들의 옷이 하느님께서 지으신 존재들의 앞에서 벗겨지고 있습니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부끄러워할 것에 대해서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필요 없는 것에 부끄러워하는 저희의 모습이 그곳에 있습니다. 주님, 저희에게 지혜를 주소서.

제 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대못이 몸을 뚫고 나가 십자나무에 박히는 소리에 저희는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이 죄를 어떻게 하면 되겠나이까?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죄 중에 가장 큰 죄라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하느님을 죽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생각하는 것조차 두려운 범죄를 저희는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저희도 저희의 죄로 말미암아, 또 다시 당신께 못질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 용서해주소서! 주님, 하지만 당신께서는 이 엄청난 범죄를 통해서 구원의 문이 열렸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당신께서는 이 십자가의 길을 반드시 걷지 않으시면 안 되었다고 말입니다. 주님, 당신의 그 성심을 헤아릴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제 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숨을 거두셨습니다. 철저히 낮은 모습으로 오셔서, 철저히 낮은 모습으로 살아가셨고, 철저히 비참한 모습으로 떠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십자가에 못박히셨을 때조차도, 저희의 죄에 대해 성부께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하셨습니다. 저희가 모르고 저지른 죄이기에 용서해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왜 그러하셨습니까? 저희도 당신처럼 살라는 말씀이십니까? 왜, 이토록 어려운 요구를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서 보여주시는 것입니까?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제 13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당신의 몸은 이미 차갑게 식어있습니다. 살이 터져나간 몸은 피투성이로 더럽혀져 있습니다. 당신께서 보여주시려 했던 것이 이런 무능한 모습이었습니까? 왜, 한 말씀도 하시지 않습니까? 당신을 품고 울고 계시는 어머니 마리아를 조금이라도 생각해주셨다면, 이런 일은 일어날 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는 계속해서 조용히 울고 계십니다. 그녀는 당신의 길을 이해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그러기에는 너무도 역부족입니다. 당신을 따르려는 저희에게 힘을 주소서.

제 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당신께서는 이제는 아무 것도 말씀하실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절망하는 마음으로 당신을 묻고 있습니다.
정말로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이 세상에 오실 때는 빌린 마구간이더니, 돌아가실 때도 남의 무덤을 빌려서 떠나시는군요. 당신의 것이라고는 거룩한 마음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것입니까? 주님, 당신을 이런 모습으로 보내드리는 것이 괴롭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주님, 저희는 믿습니다. 당신께서 그토록 가르치시고자 했던 그 가르침을 믿습니다. 죽음이 단지 죽음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 영원히 살기 위한 시작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주님, 편안히 쉬십시오.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당신의 가르침을 가슴에 담아 살아가겠습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 영광송

맺는 기도

주님, 저희에게 이런 은혜로운 시간을 허락해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부끄럽지만 고백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곧 부활의 영광을 당신께서는 보여주실 것입니다.
사순절 당신의 고통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의 이유인 당신의 사랑을 이해하는 시기임을 배우게 하소서. 그리고 당신의 성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 참된 부활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당신께서는 아름다우십니다. 저희도 아름답기를 원합니다.
당신 안에 머무를 때 저희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믿습니다. 아멘.
................
이 십자가는 제가 주임 신부로 있는 일본 사이타마 교구 오따 성당의 제단 십자가 입니다.
이 십자가의 특징은 왼쪽에 예수님의 옆모습이, 그리고 오른 쪽은 예수님의 뒷모습이
그림자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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