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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비하신 하느님 - 2013.3.3 사순 제3주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03 조회수340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3.3.3 사순 제3주일

 

탈출3,1-8ㄱㄷ.13-15 1코린10,1-6.10-12 루카13,1-9

 

 

 



자비하신 하느님

 

 

 


사랑은 관심입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입니다.


관심이 있어야 보고 들리지

관심이 없으면 봐도 못보고 들어도 듣지 못합니다.

관심 따라 보이고 관심 따라 들리기 때문입니다.

 


하느님도 똑 같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관심을 가질 때

하느님이 보이고 하느님의 말씀이 들립니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없어 관심이 없을 때는

하느님은 보이지도 않고 하느님의 말씀은 들리지도 않습니다.

 


여러분의 관심사는 무엇입니까?

사순 시기는 무엇보다도 하느님께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는 시기입니다.

하느님 역시 지대한 관심사는 사랑의 대상인 사람인 우리들입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께 돌아가는 것이 회개입니다.


회개를 통해 자비하신 하느님을 체험하여

비하신 하느님을 닮아가는 것이 우리 삶의 목표입니다.

 


사순 시기의 키워드는 ‘자비하신 하느님’ 그리고 ‘회개’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저는 ‘자비하신 아버지의 비유’ 복음 묵상을 통해 하느님은

‘자유를 주시는 분’,

‘끝없이 기다려주시는 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시는 분’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역시 자비하신 주님의 세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첫째, 주님은 우리를 먼저 찾아오시는 분이십니다.

 


바로 오늘 1독서 탈출기에서 보다시피 모세를,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찾아오신 겸손과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에 앞서 ‘사람을 찾는 하느님’입니다.

 

아무리 하느님을 찾아도 하느님이 찾아주시지 않으면

도저히 하느님을 만날 길이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의 만남입니다.

하느님과의 만남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삶을 깊게 합니다.

 


그 어느 때 보다 하느님 신비체험이 갈급한 시대입니다.

하느님 신비체험이 없어 영혼의 영양실조요 내적변화도 없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할 때 압니다.

그 누구보다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를 잘 아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찾아오십니다.

 

오늘 광야의 모세를 찾아오신 주님이 바로 그 좋은 예입니다.


모세가 외롭고 쓸쓸한 광야에서

미디안의 사제인 장인 이트로의 양 떼를 몰고 가던 중

나타나신 주님이십니다.


하느님은 광야의 고독과 침묵 중 정화되어 순수해진 모세에게

때가 되자 불타는 떨기 한 가운데에 나타나 부르십니다.

 


“모세야, 모세야!”

“예, 여기 있습니다.”

 


주님과의 감격적인 만남입니다.

주님은 이집트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당신 백성을 구할 일꾼으로

모세를 부르시어 파견하십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사명을 부여 받아 자기의 존재이유를 발견한 모세입니다.

 


하느님이 모세를 찾아오시지 않았다면

모세는 광야에서 평생 무명(無名)의 양치기로 살다가

세상을 마쳤을 것입니다.


우리 역시 하느님께서 찾아오시어 불러주시지 않았다면

지금 어디선가

허무하고 무의미한 무명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새삼 하느님은 우리의 운명이자 사랑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준비되어 있을 때에 찾아오십니다.


떨기 불타는 거룩한 땅은 어디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미사가 거행되는 성전입니다.

모세를 부르신 주님은 미사를 통해 우리를 부르시어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둘째, 주님은 우리를 인도하시는 분이십니다.

 


주님은 결코 우리를 무관심으로 방치하지 않으십니다.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신 주님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영원한 가이드이자 도반이십니다.

 


바로 오늘 2독서는 우리를 인도하시는 주님을 보여줍니다.

모세의 위업을 통해 그리스도의 행업을, 자비하신 하느님을 묵상했던

바오로와 초대교회신자들이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모두 구름과 바다 속에서 세례를 받아

모세와 하나가 되었습니다.

모두 똑같은 영적 양식을 먹고, 모두 똑같은 영적 음료를 마셨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을 따라오는 영적 바위에서 솟는 물을 마셨는데,

그 바위가 그리스도이셨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상징하는바 바로 믿는 우리들입니다.

우리 역시 새로운 모세인 예수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았고,

미사의 성찬례를 통해 영적 양식을 먹고 영적 음료를 마심으로

힘을 얻어 하루하루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있겠다는 말씀대로,

주님은 매일의 영적식탁이자 이정표와도 같은 미사전례를 통해

우리의 부족을 채워주시고

젖과 꿀이 흐르는 좋은 땅 하느님의 나라를 미리 맛보여 주십니다.


주님은 영적여정 중에 있는 우리에게 두 가지 주의 사항을 주십니다.

불평으로 투덜거리지 말고 교만하지 말고 겸손 하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투덜거리지 마십시오.

  그들은 파괴자의 손에 죽었습니다.

  …그러므로 서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불평으로 투덜거리는 이들은 결코 축복을 받지 못합니다.

또 섰다하면 넘어집니다.

늘 조심하며 겸손히 살아갈 때 불평 역시 저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캐나다 뱅쿠버 교포신자들 대부분 역시 하루하루 조심조심 살아간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셋째, 주님은 언제나 우리의 회개를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은 분명하고 긴박한 회개의 촉구입니다.

회개보다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도 없습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를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예수님의 다음 말씀이 너무나 절박합니다.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거푸 두 번이나 강조합니다.

강조는 멸망에 있는 게 아니라 회개에 있습니다.

회개의 절박성을 강조하기위해 멸망을 덧붙인 것입니다.

 


하느님은 철저히 죄를 추궁하여 벌주는 분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멸망이 아니 모두가 구원 받기를 원하십니다.


사람들은 사건이나 사고를 보거나 겪었을 때

본능적인 반응은 죄와 연결시킨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을 예수님은 단호히 거부하십니다.


언제 사고나 병이, 죽음이 닥칠지 모르니 이런 일을 보거나 겪을 때,

죄와 연결시킬 것이 아니라 회개의 계기로 삼으라는 것입니다.

 


눈만 열리면 모두가 하느님께 돌아와 깨어 살라는 회개의 표지입니다.

우리의 날들이 연장되는 것은 회개의 기회를 주시기 위함입니다.


끊임없이 인내하시며 우리의 회개를 기다리시는 주님이십니다.


오늘 포도 재배인이 예수님이라면 주인은 하느님을 상징합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버리십시오.”

 


회개하라고 유예된 날 들입니다.

오늘 회개하지 않으면 내일도 회개하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매일 회개함으로 자기를 비우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하여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회개를 강조하신 주님이십니다.

 

 

 

 

 


자비하신 하느님을 만날 때 저절로 회개요,

회개할 때 자비하신 하느님을 만납니다.

 

자비하신 하느님과의 만남과 회개는 함께 갑니다.


비상한 하느님 체험이 아니라 회개를 통한 하느님 자비의 체험이

평범하면서도 진짜 하느님 체험입니다.

 


회개를 통해 하느님을 닮아 갈 때 비로소 자비로운 사람입니다.


회개를 통하지 않고 자비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비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찾아오시어

회개한 우리들에게 풍성한 축복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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