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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7일 *사순 제3주간 목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07 조회수696 추천수12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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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 *사순 제3주간 목요일(R) - 루카 11,14-23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다.”

 

<이쪽이냐? 저쪽이냐?>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는 놀라운 기적을 행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신성과 메시아성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이지 그들이 지니고 있었던 불신의 벽은 엄청나게 높았습니다.

 

    워낙 의심이 많은 존재가 인간이기에 아직도 긴가민가해서 예수님을 믿지 않는 정도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해도 해도 너무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당대 가장 잘 나가던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친구 정도로 여겼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구마와 치유의 기적을 통해 회개하고 구원의 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 그 마음 안에 대체 뭐가 자리 잡고 있었을까요?

 

    예수님을 향해 악령의 힘을 빌리느니 어쩌느니 하며 빈정거렸지만 사실 그들 내면 안에 악령이 들어있었습니다. 불신의 악령, 완고함의 악령...

 

    그들은 사실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구마나 치유의 기적보다 더 센 기적을 보여 달라고 졸라대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사고방식 안에 진정한 메시아의 기적은 구마나 치유 정도가 아니라 하늘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현상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태양이나 달, 별, 그리고 하늘을 통해서 일어나는 엄청난 표징만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의 전지전능하심, 온 우주의 주인으로서 삼라만상을 지배하시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그 정도 표징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보여주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어처구니없는 기대를 일일이 충족시켜주러 오신 메시아가 아니셨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는 불신자들의 욕구를 채워주러 이땅에 오신 것은 더욱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헛된 바람 앞에 이리저리 끌려 다닐 예수님이 절대 아니셨습니다. 그들이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으시고 하느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당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십니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벙어리 마귀를 쫒아내게 된 원동력은 예수님 안에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힘이었습니다. 벙어리 마귀의 추방은 곧 하느님 권능의 상징입니다. 예수님의 이 세상 도래로 이제 사탄들의 입지는 완전히 좁아졌습니다. 더 이상 설 곳이 없습니다. 이는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다가왔음을 알려줍니다. 하느님 나라가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우리 가운데 시작되었음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육화강생, 본격적인 공생활로 확장되기 시작한 하느님 나라는 마귀와 악령의 세계를 정복하심을 통해 완성의 길로 더욱 가까이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악령의 세계를 정복하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한 가지 당부를 덧붙입니다. 이제 머지않아 완성될 하느님 나라에 들기 위해서는 마귀의 편에 서지 말고 당신의 편에 서라고 말입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우리 각자에게 태도를 분명히 해달라는 요구입니다. 하느님과 마귀, 그리스도와 적그리스도, 천구과 지옥, 영원한 축복과 영원한 저주, 그 사이에는 중립지대나 완충지대, 방관자나 제3자의 땅은 없습니다. 이쪽이냐 저쪽이냐 명확히 선택할 순간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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