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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음과 목숨을 다해 참을 줄도 알아야/신앙의 해[10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08 조회수423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이스라엘] 예루살렘 성벽의 시온 성문

봄철엔 바람이 유독 많이 분다.
바람이 자주 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게다.
나무는 가지마다 새싹을 틔우려 할 게고 그러려면 그곳까지 물을 끌어 올려야 하리라.
이 때 바람은 가지를 흔들어 이 ‘물 끌어올림’을 도와준다나.
그래서 봄철에는 대체로 바람이 많단다.
소위 말해 봄바람이다.
신비스러운 자연 현상이다. 
 

예수님은 마음과 목숨, 정성을 다해 사랑하라 하신다.
그리고 당신께서도 실제로 그렇게 사셨다.
지금도 그분께서는 자연의 바람처럼
사랑의 싹을 틔우라시며 은총의 물을 주고 계신다.
그러니 우리도 사랑하는 이에게 다가가 봄바람이 되어야 할 게다.
그를 위하여 기도하며 남모르게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
 

‘그때에 율법 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마르 12,28-31)’ 
 

자연 현상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때로는 바람을 탄다.
가끔씩 선한 감정과 아름다운 느낌에 가슴이 울렁이면서 어딘가에 휩싸인다.
주님께서 주시는 봄바람 덕택일까,
그들과의 관계를 촉촉하게 하라는 그분의 배려일까!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더 많아지는 것 같은 부푼 감정이 어느 날 갑자기 솟구친다.
‘사랑은 하나이되 그 대상은 둘, 곧 하느님과 이웃이다.’라는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외침 역시 신선한 봄바람으로 불어온다.
 

하느님을 섬기면서 이웃을 소홀히 하지 않고,
이웃을 섬기면서 하느님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게 균형 잡힌 신앙인의 자세이다.
모세가 하느님께 받은 십계명에는 이 두 가지의 사랑이 담겨있다.
앞의 세 가지는 하느님 사랑, 나머지 일곱 가지는 이웃 사랑에 관한 거다.
그러므로 모든 사랑은 ‘계명의 실천’이다.
이 계명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게 아니다.
신앙인이면 누구나 지켜야 할 의무이다.
 

사랑하기에 주고 싶단다.
애정을 주고, 기쁨을 주고, 삶의 에너지를 주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사랑은 ‘주는 행위’일 게다.
‘생명력’을 주는 행위이다.
주님께서도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은총을 주시고 이끄심을 주셨다.
요한 사도는 이렇게 말씀하였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1요한 4,7-8).
 

우리는 삶 속에서 하느님을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우리는 하느님을 늘 찾고 있는데,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냄새도 없는 그분을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그분은 신선처럼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게 아니라,
사랑의 관계 속에서 체험되시는 분이시다.
위로와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들,
영혼과 육신이 지쳐 있는 벗들에게 손을 내밀어 줄 때 사랑이 생겨난다.
그 관계 속에서 사랑이신 하느님을 체험한다.
사랑은 형상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오로지 이런 관계에서만 그 실체를 깨달을 수 있으리라.

“내 아들 딸들아, 들어라. 하느님은 한 분이시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이 사순의 시기에도 오는 봄은 어김없다.
오늘따라 바람이 많이 분다.
무심코 바라보는 바람이지만 나무에게는 고맙기 그지없는 바람일 게다.
우리도 그러한 바람이 되어야 한다.
하느님의 기운을 전하는 바람이 되어야 하리라.
하느님의 음성이 봄바람을 타고 온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상대의 힘’을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끔은 돌아봐야 한다.
‘마음과 목숨을 다해’ 사랑한다면, ‘마음과 목숨을 다해’ 참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언제라도 ‘사랑의 척도’는 인내와 용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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