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11 조회수319 추천수1 반대(0)

지금은 예전처럼 버스를 많이 타지는 않습니다. 어릴 때, 버스를 타고 학교 앞 정류장에 내리지 못하고, 종점까지 간적도 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내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련한 추억입니다. 버스하면 생각나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버스를 탔을 때, 빈자리가 하나있고, 그 자리에는 아주 어여쁜 여학생이 있는 경우입니다. 가슴이 뛰지만 기분 좋게 그 여학생 옆의 빈자리에 앉습니다. 그러면 기분도 좋고, 내려야 할 정거장이 왜 그렇게 빨리 오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자리에 앉아서 제 옆의 빈자리에 누가 앉을까 상상을 합니다. 이왕이면 마음에 드는 여학생이 앉기를 바라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게는 덩치가 크고, 무섭게 생긴 어른들이 제 옆의 빈자리에 앉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돌아보면 그 모든 것들이 참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법정 스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열린 마음이란 무엇인가? 참 어렵다. 사람의 마음이란 관대할 때는 세상 모든 것을 받아들일 것 같지만 마음이 변해서 옹졸해지면 바늘하나 꽃을 곳이 없다. 열린 마음이란 내가 가진 모든 것은 잠시 맡아 두는 것임을 알고, 그것을 더불어 사는 이들에게 나누는 것이다.’ 열린 마음이란 무엇을 내가 더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누군가에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보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 예전의 것들은 이제 기억되지도 않고, 마음에 떠오르지도 않으리라. 그러니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거기에는 며칠 살지 못하고 죽는 아기도 없고,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는 노인도 없으리라. 백 살에 죽는 자를 젊었다 하고, 백 살에 못 미친 자를 저주받았다 하리라.” 모든 주도권은 하느님께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순종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면 된다고 말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보다 명확하게 말씀을 하십니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그 사람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이르신 말씀을 믿고 떠나갔다.” 왕실 관리가 한 일은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께 청을 드린 것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왕실 관리의 병든 아들을 고쳐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이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누군가가 나의 빈자리를 채워 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누군가의 빈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내가 누군가에 무엇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런 조건 없이 ‘모든 이를 위한 모든 것’이 되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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