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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겸손된 기도만이 주님의 마음을/신앙의 해[11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11 조회수430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이스라엘] 올리브산 겟세마니 대성당 외부

우리가 가장 많이 쓰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사랑’일 게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말이 도대체 어디서 왔는지를 물으면 막연해진단다.
사랑에 대한 어원에는 몇 가지 설이 있지만
한자어 사량(思量)에서 왔다는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곧 생각 ‘사’(思)에 헤아릴 ‘량’(量)을 써서
‘상대방을 생각하고 마음을 헤아린다.’는 뜻풀이가
‘사람으로 오신 예수님 사랑’에 가까워 보이기 때문에.

그분의 기적은 예수님의 이런 ‘사랑’에서 나오리라.
도움이 필요한 이의 처지를 생각하고 헤아리는 연민의 마음에서
기적의 능력이 나온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이런 사랑은 우리 믿음의 응답이 필요하다.
그분의 사랑은 우리가 받고자 하는 믿음의 크기만큼 그 은총을 누릴 수 있다.

그러기에 믿음은 그분 사랑을 받아들이는 그릇과 같다.
그릇이 크게 비어 있을수록 그분 사랑의 은총이 더 쉽게 작용할 게다.
어려운 일이 생길수록 오히려 자신을 비워야 하는 게 이치이다.
그래야 그분 사랑이 들어오기에.
그래서 우리는 사랑이신 하느님을 찰떡같이 굳게 믿어야만 한다.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만든 갈릴래아 카나로 다시 가셨다.
거기에는 왕실 관리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의 아들이 카파르나움에서 앓아누워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예수님께서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예수님을 찾아와,
자기 아들이 죽게 되었으니 카파르나움으로 내려가시어 아들을 고쳐 주십사고 청했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 왕실 관리는 예수님께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그 사람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이르신 말씀을 믿고 떠나갔다.
그가 내려가는 도중에
그의 종들이 마주 와서 아이가 살아났다고 말하였다.(요한 4,48-51)’
 

복음에 등장하는 왕실 관리는 겸손했다.
그러기에 예수님 앞에 설 수 있었다.
‘내가 누군데!’ 했더라면 나타나지도 않았을 게다.
우리는 어떠한지? ‘나를 이렇게 대접하다니!’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는 건가?’
늘 이러한 유혹에 부딪치며 산다.
그렇다. 그건 분명 유혹이다.
나만의 생각일 수 있다. 혼자만의 오해일 수도 있다.

은총은 ‘베풀고 잊어버릴 때’ 시작된다.
사람은 잊어버리지만 주님께서는 잊지 않으시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작은 선행이라도 기억하셨다가 갚아 주시는 분이시다.
그러니 젊은 시절부터 ‘주고 잊어버리는’ 훈련을 해야 할 게다.
그래야 풍요로운 노년이 된다. 나이 들수록 인정받고 싶어 한다.


좋은 위치에 있을수록 더욱 그러하다.
떨치기 힘든 유혹이다.
그러니 인정받고 싶을 때에는 더더욱 ‘인정하며’ 살아야 한다.
말과 행동으로써 실천해야 하면서.
그러면 분명한 이끄심을 만나리라.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라고 예수님은 왕실 관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는 의심 없이 떠난다.
믿음은 사람을 단순하게 한다.
따지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결과는 언제나 이렇게 축복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바로 그 시간에 그는 자기 아들이 살아난 것을 알았다.
왕실 관리는 살아난 아들을 만났다.
그리고 가족 모두는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나.
그분께서 지니셨던 하느님의 힘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로 가시어 두 번째 표징을 일으키셨다.
 

왕실 관리는 예수님의 거절에도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라고 간청했다.
이에 결국은 예수님도 그의 간절한 청을 물리치지 않으시고 그의 아이를 살려 주셨다.
곧 그의 깊은 믿음에서 나온 겸손된 기도가 예수님을 움직이시게 하였던 것이다.
그렇다. 겸손하게 바치는 기도만이 주님을 움직이시게 할 게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진지하고 겸손이 담긴 기도를 그분께 드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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