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12 조회수352 추천수3 반대(0)


어릴 때, 동네에는 공동 우물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우물에서 물을 가져다 밥도 하고, 빨래도 했습니다. 저희 동네에는 공동수도가 들어왔고, 저희 집은 한통에 5원씩 받고 물을 팔았습니다. 더운 여름날 많은 사람들이 물통과 물지게를 들고 줄을 섰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가끔은 물 파는 당번을 했었습니다. 그 다음 물에 대한 색다른 기억은 설악산에 있는 ‘오색약수’입니다. 그 물은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의 루르드에서 물을 만났습니다. 성모님께서 발현하시면서 땅을 파라고 하셨고, 성녀 벨라뎃다는 성모님의 말씀대로 땅을 팠는데 거기에서 물이 샘솟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물에 몸을 담가서 병이 치유되었습니다. 저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었는데 1996년 성지순례를 가서 침수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지내고 있는 용문 수련장은 지하 깊은 곳에 퍼 올리는 암반수라고 합니다. 공기도 좋은데 물도 천연암반수를 마시고 있습니다.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같은 물을 마셔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됩니다.’ 꼭 물만이 아닙니다. 같은 공기, 같은 음식을 먹어도 먹는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세상에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기도 하고, 세상에 추한 모습을 남기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에게서 들어가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기, 분노, 질투, 욕정, 탐욕, 미움’은 사람의 마음에서 나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듭니다.

오늘 제1독서는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예언자는 생명을 살리는 물, 생기와 활력을 주는 물을 보았습니다. 물은 필요하고, 물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에제키엘 예언자는 단순히 물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우리의 삶이 생명을 살리는 말과 삶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우리의 말과 행동은 일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동창 신부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내용이 곧 방법이고, 방법이 또한 내용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음을 전하는 삶의 태도도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우리의 행동이 올바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동창 신부의 이야기를 듣고, 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요한복음에는 물과 관련한 예수님의 이야기가 2번 나옵니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켰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 번째 기적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잔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셨고, 어머니의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사마리아 여인과도 우물가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십니다. ‘지금 네가 마시는 물은 곧 다시 목마르겠지만 내가 주는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이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물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물이 힘이 있고, 물이 영적으로 우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물을 그렇게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물은 단순히 정화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를 하느님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영적인 힘을 갖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포도나무와 가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언제나 주님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고 말라 버려지듯이, 우리도 주님과 함께 살아야만 영적으로 충만해 질 수 있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신앙생활은 우리를 주님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는 통로입니다. 기도, 전례참여, 단체 활동 등을 통해서 우리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주님의 샘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특히 성체성사를 통해서 우리는 주님과 하나 될 수 있고, 주님의 크신 사랑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38년 동안 병고에 시달렸던 사람을 치유시켜 주시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꼭 물속으로 들어가서 씻어야만 치유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을 믿고, 주님의 말씀을 따르면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 주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주님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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