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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14일 *사순 제4주간 목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14 조회수536 추천수11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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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 *사순 제4주간 목요일(R) - 요한5,31-47


 

“너희를 고소하는 이는 너희가 희망을 걸어 온 모세이다.”

 

<사랑과 겸손의 눈>

 

 

    인류와 세상의 구원을 위해 이 땅에 오신 메시아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해나가던 시절 가장 가슴 아프고 슬펐던 일은 아무래도 동족 유다인들로부터 받았던 배척과 완고함, 몰이해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유다인들 모두가 다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롯해서 겸손하고 가난한 많은 백성들은 예수님 안에 깃든 신성을 명확하게 확인했습니다. 공생활 기간 동안 예수님께서 펼치신 구원 사업, 사랑의 사도직, 예수님 당신 자신의 구체적인 삶을 통해 이분이야말로 메시아라는 것을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뵙는 것은 곧 하느님 아버지를 뵙는 것임을, 예수님의 목소리는 곧 하느님 아버지의 목소리임을, 예수님과 하느님 아버지는 완벽하게 하나임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그토록 명백하게 당신 자신을 활짝 계시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예수님을 거부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유다 사회 안에서 가방끈이 긴 사람들이었습니다. 나름 ‘한 율법’ 했다던 바리사이들이요, 사제들이요, 율법학자들이었습니다.

 

    결국 그들의 어정쩡한 배움이 그들 스스로 하느님과 천국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름 배웠다고 가난한 백성들 앞에서 크게 자만하던 그들이었습니다. 별것 아닌 알량한 지식이 자신들 바로 눈앞에 등장하신 구세주 하느님도 못 알아보게 만든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평생토록 성경을 파고들었던 그들이었습니다. 하느님 뜻에 따라 살려고 수많은 율법조항들을 연구하고 또 연구하던 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을 직접 찾아오신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배척하는 일생일대의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들에게는 겸손의 덕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사랑과 겸손의 눈이 없었습니다. 마음의 눈이 없었던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을 보기 위해서는 자세를 낮춰야만 가능합니다. 가장 본질적인 것을 보기 우해서는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음미하면서 바라봐야 합니다. 예수님 안에 깃든 신성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교만한 마음, 완고한 마음을 내려놓고 바라봐야 합니다.

 

    그들은 눈을 뜨고는 있었지만 사실 중증의 시각 장애우의 눈과도 같았습니다. 오만과 독선으로, 위선과 거짓으로 그들의 눈이 가려져 있었기에 자신들 코앞에 나타나신 메시아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구세주 하느님께서는 오늘도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을 지나가실 것입니다. 가난한 이웃들의 모습으로, 예기치 않았던 십자가로 변장하신 모습으로, 다양한 사건 사고를 통해서 우리 앞을 지나가실 것입니다.

 

    사랑과 겸손의 눈을 청해야겠습니다. 그냥 보는 눈이 아니라 천천히, 자세히, 오래도록 바라볼 줄 아는 눈, 마음으로 볼 줄 아는 눈, 구세주 하느님을 향한 사랑 가득한 눈으로 바라볼 줄 아는 눈을 청해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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