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14 조회수299 추천수3 반대(0)


요즘 각 본당에는 부활을 기쁘게 맞이하기 위해서 고백성사를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본당에 있을 때, 많은 분들에게 고백성사를 드렸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집안을 청소하듯이, 우리 신앙인들은 성탄과 부활을 앞두고 ‘집중 판공성사’를 통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합니다. 매 미사 전에 고백소에서 성사를 준비하는 분들을 기다립니다. 중요한 것은 성찰, 회개, 결심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고백을 통해서 드러나야 합니다. 고백소에 오셔서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죄를 고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는 병원에 가서 남편이 아픈 이야기를 하거나, 자녀가 감기 걸린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자신이 아프거나, 감기에 걸린 이야기를 해야지, 의사가 처방을 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아픈 증상을 이야기해서는 내가 아픈 것에 대한 처방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믿으며, 겸손되이 우리의 잘못을 고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자신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기에 큰 소리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너무 작은 소리로 고백을 하시면 제대로 들을 수 없습니다. 고백소에 들어가시면 무릎을 꿇고, 고백을 하면 됩니다.

고백성사를 하시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을 봅니다. ‘늘 똑같은 죄를 짓습니다. 다시 죄를 지을 텐데 성사를 보면 무엇을 합니까? 죄가 너무 크기 때문에 감히 말씀 드리기가 겁이 납니다. 특별히 생각나는 죄가 없습니다. 사는 게 다 죄지요.’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는 말씀들입니다. 우리는 같은 감기에 걸려도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고, 약국에서 약을 사다 먹습니다. 같은 감기지만 지난번에 먹은 약만으로는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또 약을 먹는 것입니다. 지금 약을 먹어도 언젠가 또 감기에 걸릴 거라 생각하며 지금 약을 먹지 않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또 감기에 걸릴지라도 지금 아프면 약을 먹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 몸이 감기가 아니라, 더 큰 병에 걸리면 우리는 지체 없이 큰 병원으로 갈 것입니다. 자칫 시간을 지체하면 생명에 위험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큰 죄를 지었다면 더욱 빨리 성사를 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건강을 위해서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어떤 분들은 건강검진을 통해서 몸에 있던 병을 발견하고 조기에 치료해서 건강을 유지하기도 합니다. 병에 걸리기 전에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이 어쩌면 더욱 필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큰 죄가 없다 할지라도 자주 나의 삶을 돌아보고, 나의 신앙을 살펴보는 것은 영적인 건강을 위해서 필요한 일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잘못을 하고, 하느님과 멀어진 이스라엘 백성들을 용서하십니다. 비록 그들의 죄가 크기 때문에 벌을 하고, 심판을 하셔도 되지만 모세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믿으며, 하느님께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도록 청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의 청을 받아들여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용서합니다. 우리가 고백성사를 통해서 우리의 잘못을 고백하면, 하느님께서는 사제를 통하여 우리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기회를 주실 것입니다.

신앙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나를 이해하고, 용서하시며 사랑하시는 하느님 앞에 나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도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마음이 완고하여 예수님을 믿지 않았고, 그분께 모든 것을 털어 놓지 않았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완고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판공성사를 통해서 하느님과 화해하고 일치할 수 있는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주님 부활의 기쁨을 함께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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