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15 조회수316 추천수3 반대(0)


어제는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기차의 좋은 점은 정확한 시간에 출발하고,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는 것입니다. 용문에서 서울까지는 40분 걸립니다. 기차 안에서 기도를 하고, 음악도 듣고, 창밖의 경치도 보고 있으니 소풍가는 기분입니다. 서울의 명동 거리를 걷다보니 초콜릿과 사탕을 파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달력을 보니 화이트 데이라고 합니다. 저는 기도회 미사를 함께 하면서 초콜릿과 사탕은 드리지 못하지만 세상의 어느 것 보다 귀하고 소중한 성체를 모셔드리겠다고 하였습니다.

언론에서 보도 된 것처럼 어제는 새로운 교황이 선출 되셨습니다. 저는 사제가 된 후로 3분의 교황님을 미사 때, 기도드리게 되었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그리고 이제 새로이 교황님이 되신 프란체스코’입니다. 그러고 보니 교구장님도 세분을 보시고 있습니다. ‘김수환 스테파노, 정신적 니콜라오, 염수정 안드레아’입니다. 교황님이 되시고, 교구장이 되시는 것이 분명 명예로운 일이고, 축복받을 일입니다. 하지만 생각하면 그 십자가는 엄청 크고 무거울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동창 신부를 만났습니다. 저를 보더니 곧 서울로 올 테니 조금만 참고 있으라 하네요. 저는 사실 이곳이 너무 좋은데요. 공기 좋죠, 물 좋죠, 사람들에게 치일일도 별로 없죠. 서울 생활보다는 이곳이 더 제 맘에는 편한데도 친구들은 제가 안쓰러운 것같이 보이나 봅니다.

우리들의 만남과 우리들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주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어떤 이발사가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제자를 한 명 맞이했습니다. 3개월 동안 열심히 스승님께 기술을 익힌 제자는 드디어 손님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그는 그 동안 배운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여 첫 번째 손님의 머리카락을 열심히 깎았습니다. 그러나 거울로 자신의 머리 모양을 확인한 손님은 투덜거리듯 “머리가 너무 길지 않나요?”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초보 이발사가 손님의 말에 아무 답변도 못하고 있을 때, 스승님이 웃으며 말합니다. “머리가 너무 짧으면 경박해 보인답니다. 손님에게는 긴 머리가 아주 잘 어울리는 걸요.” 이 말을 들은 손님은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갔습니다.

잠시 뒤에 두 번째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이발이 끝나고 거울을 본 손님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너무 짧게 자른 것 아닌가요?” 라고 말합니다. 이번에도 초보 이발사는 아무 말도 못하는데, 스승님께서 말해요. “짧은 머리는 긴 머리보다 훨씬 경쾌하고 정직해 보인답니다.” 이번에도 손님은 매우 흡족한 기분으로 돌아갔습니다.

세 번째 손님이 왔습니다. 이발이 끝나고 거울을 본 손님은 머리 모양은 무척 마음에 들어 했지만, 막상 돈을 낼 때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며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이에 스승님께서는 “머리 모양은 사람의 인상을 좌우 한답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은 머리 다듬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요.”라고 말했고, 세 번째 손님 역시 매우 밝은 표정으로 돌아갔습니다.

네 번째 손님이 왔고 그는 이발 후에 매우 만족스러운 얼굴로 “참 솜씨가 좋으시네요. 겨우 20분 만에 말끔해졌어요.”라고 말합니다. 이번에도 초보 이발사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이지 몰랐는데, 스승님께서는 “시간은 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손님의 바쁜 시간을 단축했다니 저희 역시 무척 기쁘군요.”하면서 손님의 말에 맞장구를 칩니다.

어떻게 보면 한없이 부정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스승님께서는 긍정적인 말을 통해서 손님이나 자신의 제자를 기분 좋게 만들고 있었지요. 사실 우리 주변을 보면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사람들에게 힘을 뺏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 자신은 과연 어떤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을까요?”

오늘 성서 말씀은 우리가 우리의 이웃과 하느님께 어떤 다리를 놓아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부정과 비난의 다리는 분노와 미움을 키우게 됩니다. 칭찬과 긍정의 다리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게 만들어 줍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이웃들에게 비난과 부정의 다리가 있다면 그것을 치워버리고 칭찬과 격려, 긍정과 사랑의 다리를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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