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선인(善人)과 악인(惡人) -중심(中心;center)이 있느냐 없느냐?- 2013.3.15 사순 제4주간 금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15 조회수407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3.3.15 사순 제4주간 금요일 지혜2,1ㄱ.12-22 요한7,1-2.10.25-30

 

 

 

 


선인(善人)과 악인(惡人)

 

-중심(中心;center)이 있느냐 없느냐?-

 

 

 


오늘은 선인(의인)과 악인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곧장 떠오르는 성선설과 성악설의 논쟁입니다.


아마 인류가 지속되는 한 끊임없이 제기되는, 해답이 없는 물음일 것입니다.

 

이상으로 보면 성선설이 맞는 것 같고

현실로 보면 성악설이 맞는 것 같습니다.


선한 사람을 보면 성선설이 맞는 것 같고

악한 사람을 보면 성악설이 맞는 것 같습니다.

불우한 환경에서도 착하게 사는 사람을 보면 성선설이 맞는 것 같고

유복한 환경에서도 악하게 사는 사람을 보면 성악설이 맞는 것 같습니다.


선의 DNA가, 악의 DNA가 있어

유전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기도 하니 참 분별이 어렵습니다.

 


성경도 확답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다 점에서는 성선설이 연상됩니다만,

‘사람의 마음은 어려서부터 악한 뜻을 품기 마련(창세13,21)’을 보면

성악설이 연상됩니다.

 


오늘 1독서 지혜서에서 구체적으로 의인과 악인을 적시하는 것을 보면,

또 복음에서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마태5,45)’를 보면

분명 악인과 선인을 전제합니다.


문제는 선인과 악인은 우리 판단 넘어 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나를 선악의 거울에 비춰 봐도 쉽사리 깨달을 것입니다.


밀과 가라지가 얽혀 있는 선악의 혼합체라는 것입니다.


가라지를 뽑지 말고 밀과 가라지의,

선악의 공존을 받아들이라는 주님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세상에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없고, 절대 악인도 절대 선인도 없습니다.

그러니 선인과 악인은 우리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마치 북한이 절대 악인 것처럼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호의를 믿고 존중하며 끝까지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결코 악을 악으로 이길 수는 없으니 결국은 공멸이요 이는

악마가 원하는 바입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마태5,39).

 


주님의 엄중한 명령입니다.


악인과 맞서다가 십중팔구 악인을 닮아가기 때문이요

보복의 악순환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답은 오직 하나 자비하신 주님을 닮아가는 것뿐입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주신다.”

 


바로 햇볕 정책은 자비하신 하느님의 정책임을 깨닫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인이, 의인이 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묵상 중

선인과 악인의 갈림길은 ‘중심(中心;center)’에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중심이 있느냐 없느냐?

너무나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느님 중심이 확고할 때 선하고 의로운 삶이지만

하느님 중심이 아닌 재물, 명예, 권력의 우상 중심일 때,

이기적 자기(ego) 중심일 때,

또 아무런 중심이 없을 때

십중팔구 악의 유혹에 빠져 악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중심을 잃어 자기를 잃고 악의 종이 되어 사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중심을 잃은, 중심이 없는 사람보다 위태하고 불안한 사람은 없습니다.


새삼 우리의 믿음 생활은

하느님 중심 안에 정주(定住)를 확고히 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악인들은 그렇지 않으니 바람에 흩어지는 겨와 같아라.”(시편1,4).

 


바로 중심에 뿌리내리지 못한 악인들의 모습입니다.

악에 눈멀어 중심에 뿌리내리지 못했을 때의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오늘 지혜서의 마지막 부분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들이 틀렸다.

  그들의 악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한 것이다.

  그들은 하느님의 신비로운 뜻을 알지 못하며,

  거룩한 삶에 대한 보상을 바라지도 않고,

  흠 없는 영혼들이 받을 상급을 인정하지도 않는다.”(지혜2,21-22).

 


바로 이게 악인들의 실체입니다.

악에 눈멀어 하느님 중심을 잃었을 때의 인간현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죽이려고 기회를 노리는 유다인들이 바로 이런 악인들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 하면서 하느님 중심을 잃은 사람들입니다.


이런 죽음의 위협 중에도 주님은 의연하고 당당합니다.

바로 하느님 중심에 확고히 뿌리내렸기에 흔들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처럼 하느님 중심에 깊이 뿌리내렸을 때

뚜렷한 신원의식에 사명감을 지닌 의인이요 선인입니다.

 



악을 태우는 것은 선이 아니라 거룩함의 불꽃이라 합니다.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거룩한 성무일도와 미사전례의 은총이

우리 모두 하느님 중심 안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시고

우리 안의 악성을 선성으로 변화시켜 주시어

우리 모두 선인이자 의인으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