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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일/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말라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16 조회수336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순 제 5주일 요한 8,1-11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말라


시작 기도

오, 영원하신 하느님,
당신께서 주신 것이 아니면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주님 제게 당신의 사랑을 주시고
기도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십시오.

아멘.


................ ☆ ☆ ☆ .................


† [복음생각 1.] :사람을 살리는 법과 죽이는 법

오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간음하다 잡힌 여인을 예수님께 데려온 것은 예수님의 권위를 인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을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아주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같은 법을 바리사이들은 죽이기 위해서 적용했고, 예수님께서는 살리기 위해서 적용합니다.

바리사이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간음한 이 여인을 처벌해야 한다는 데 목적이 있었고, 반대로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 여인을 용서해 새로운 삶을 살게 하고자 하십니다. 전혀 다른 모습이지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는 두 가지를 묵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께서는 간음한 여인을 죄인으로 단정 짓고 심판하는 데 아주 느리셨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용서하시는 데 아주 빠르셨지요. 사람들이 여인을 처벌해 달라고 재촉을 해도 예수님께서는 못 들은 척 하실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용서하는 데에 있어서는 여인이 미처 청하기도 전에 용서하고 계시지요. 우리에게는 참으로 놀라운 모습이십니다.

자, 그러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바리사이 성향에 더 가까운지, 예수님의 성향에 더 가까운지 우리 삶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의 제자입니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바리사이에 더 가까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입으로는 예수님 제자라고 하지만 실제 삶에서 남을 심판하고 처벌하는 데는 누구보다 빠르고, 용서하는 데는 끝까지 무신경한 바리사이 적 모습이 우리 모습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묵상할 것은 단죄나 처벌은 결코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들이 끝까지 간음한 여인의 죄를 묻고 처벌을 했다면 그 여인은 아마도 돌에 맞아 한을 품고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고, 그것으로 여인의 삶은 끝이 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여인의 죄를 용서해 주시면서 새로운 삶을 열어주셨습니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예수님의 이러한 자비와 사랑의 모습보다는 성급하게 단죄할 뿐만 아니라 과거를 트집 잡아서 미래까지도 막고 마는 바리사이 성향에 더 기울어져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반성할 것을 촉구합니다.

헝가리의 유명한 피아니스트 리스트가 어느 시골을 여행하고 있을 때 일입니다. 그 마을 극장에서 리스트의 제자라고 하는 여류 피아니스트가 연주회를 연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리스트는 그 피아니스트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리스트의 숙소로 어떤 젊은 여인이 찾아왔습니다. 리스트를 보자 그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청했습니다.

"유명한 분의 이름을 빌지 않으면 연주회를 열어도 올 사람이 없기에 무례하게도 이름을 도용했습니다. 연주회는 중지하겠사오니 용서하여 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리스트는 그 여인에게 연주를 시키고 주의 깊게 들은 후 연주법에 대한 자세한 주의를 주고 잘못도 바로잡아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지요.

"지금 나는 당신에게 피아노를 가르쳤소. 그러니까 당신은 나의 문하생이 되었고, 리스트의 제자로서 연주회를 열어도 좋으니 안심하시오. 그리고 연주회에 스승인 리스트가 특별 출연한다고 알리시오."

리스트는 제자를 사칭한 여자의 잘못을 덮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더 큰 사랑으로 선물까지 베풀어 주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감동한 이 여인은 리스트를 존경하고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반대로 리스트가 화를 내어 여자를 단죄하고 망신을 주었다면 아마도 여자는 리스트를 평생 원망하며 힘겨운 삶을 살아갔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죽을죄를 지은 여인을 사랑으로 감싸 용서해 주시고 새로운 인생을 열어 주셨습니다. 단죄는 천천히, 용서는 청하기 전에 먼저 행하신 예수님 사랑이 사람을 살렸습니다. 단죄가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큰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요 신자들이 살아가야 할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서울대 교구 이기양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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