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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나는 세상의 빛이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17 조회수516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사순 제5주간 월요일


< 나는 세상의 빛이다. >


복음: 요한 8,12-20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


카라바죠(Caravaggio) 작, (1606), 제노바 롯소궁전


     < "나는 세상의 빛이다." >

                이번에 프란치스코 1세 교황님이 탄생하셨습니다. 탄생하시자마자 아르헨티나 브에누스아이레스의 한 신자에게 새로 당선된 교황님은 어떤 분이셨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매우 좋은 분이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한국 신부님 한 분이 베르골리오 대주교님을 만나러 가셨을 때 출타중이라 만나지 못했는데, 돌아오셔서 그 신부님이 헛걸음 한 것을 아시고서는 직접 전화를 걸어 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인 미사를 직접 주례 해 주신 적도 있는 아주 친절한 분으로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추기경님은 작은 아파트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드시고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을 할 정도로 가난한 생활을 하시는 분이셨다고 합니다. 물론 교황님이 되신 다음 날에도 누구를 시키지 않고 직접 묵으셨던 바티칸이 운영하는 호텔에 가셔서 숙박비를 지불하고 짐과 가방을 꺼내오며 체크아웃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추기경으로 계실 때의 옷도 선임 추기경의 것을 물려 입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추기경 분들과 식사를 하러 가실 때도 함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신자들에게는 취임미사 올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해 달라고 권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당신을 교황이라 부르시지 않고 로마 주교라고 부르시며 당신 이름을 프란치스코라 한 이유는 꼰클라베가 끝나갈 무렵 당신 옆에 계셨던 절친 추기경님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결정하셨다고 합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이것이 그분이 살아오신 방식이고 이것이 전 로마 카톨릭의 방식이 되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단 며칠밖에 안 되었지만 새 교황님의 기사는 대부분 긍정적이고 감동을 받았다고 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한 분의 새로운 등불이 떠오른 것 같습니다. 저조차도 어제 영명축일을 호화롭게? 지내면서 새로운 교황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수많은 사랑의 기도들과 선물들, 그리고 돈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받아놓은 것을 바라보면서 왠지 슬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처음 사제가 될 때의 저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분은 어떻게 그렇게 가난을 지켜 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빛이구나!’

빛이 없을 땐 내가 어떤 모습인지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내 모습을 보게 됩니다. 어두울 땐 몰랐던 추한 면들도 보이게 됩니다.

 

마더 데레사도 스스로 인생의 실패자로 여기고 어두운 빈민굴 골방에서만 살아가고 있는 한 청년의 방에 등불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물론 자신의 어질러진 방과 자신의 추함을 보기 싫어서 등불을 밖으로 내 던졌습니다. 그러나 마더 데레사는 새 램프를 사 와서 방을 밝혀주고 돌아갔습니다. 10년 정도 지나서 그 청년에게 찾아온 사랑의 선교회 수녀님께 이렇게 전해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키 작은 수녀님께 전해 주시오. 당신의 등불이 지금도 내 생활 속에 불타고 있다고 (Your light is still burning in my life)”

그 청년은 안정된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정돈된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당신의 삶이 모범적이기 때문에 그 삶에 비추어보면 우리의 삶의 부족함을 볼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나를 볼 수 있게 되면, 변하게 마련입니다.

 

심리 상담을 공부하는 어떤 분에게 저도 성격검사를 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분이 신부님들은 잘하려고 하지 않는데 정말 하고 싶으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물론 제 자신을 아는 것이 약간 부담스럽고 두렵기도 합니다. 그러나 알아야 고쳐야 할 것을 찾아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무언가 기준이 되는 것이 있어야 우리 삶을 비추어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이 또 빛이 되고 기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우리 삶을 본받으려고 한다면 우리가 이미 그리스도의 빛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전에 한 신학생이 제가 신학생으로 있을 때 저를 보고 사제가 되어보기로 결정했다고 한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부담도 되고 기쁘기도 하였습니다.

나는 누군가의 빛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 빛이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빛입니다. 빛이 되는 길은 그리스도의 삶으로, 혹은 그리스도의 삶을 닮은 분들의 삶으로 내 자신을 비추어보는 길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교황님은 우리에게 또 다른 커다란 축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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