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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다운 떠남, 거룩한 죽음 -하늘 길의 여정- 2013.3.21 목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480-547) 별세 축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요셉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21 조회수397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3.3.21 목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480-547) 별세 축일

 

창세12,1-4 요한17,20-26

 

 

 


아름다운 떠남, 거룩한 죽음

 

-하늘 길의 여정-

 

 

 


오늘은 ‘아름다운 떠남, 거룩한 죽음’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요즘 빈번한 자살 현상을 보면
사람들이 너무 죽음을 가볍게 여긴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을 가볍게 생각하기에 죽음도 가볍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진지하게 삶을 생각한다면 죽음 역시 진지하게 맞이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물음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물음과 직결됩니다.

 


하여 사부 성 베네딕도는 그의 수도승들에게 진지한 삶을 위해

‘죽음을 늘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고 규칙에서 간곡히 당부하십니다.

일일일생, 일생을 하루로 압축하여 묵상할 때 중년 이후의 신자들은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 시간이 가까워짐을 실감할 것입니다.

믿는 이들의 죽음은 바로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환을 의미합니다.

과연 지금 어느 시점에 있으신지요?

 


성 베네딕도의 마지막 떠남의 죽음이 참 아름답고 거룩합니다.

끊임없이 떠남의 여정에 충실했던 성 베네딕도 였습니다.

고향을 떠나 로마로, 로마를 떠나 수비야코로 수비야코를 떠나 몬테가시아노로
이제 몬테가시아노 수도원을 떠나 하늘 길을 향한 죽음의 떠남입니다.

그레고리오 교종의 대화집 2권37장은
성인의 아름다운 죽음에 대한 몇 대목의 묘사가 감동적입니다.

 

‘성인께서는…당신과 함 오랫동안 수도생활을 한 몇몇 제자들에게
당신의 지극히 거룩한 죽음을 맞이할 날을 미리 알려주셨다.’

 

‘병세는 날로 심해져서 엿새째 되던 날 제자들에게
당신을 성당으로 옮겨 달라고 하셨다.

그분은 거기서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영하심으로써 당신의 임종을 준비하시고,
쇠약해진 몸을 제자들의 손에 의지한 채 하늘을 향해 손을 들고 기도를 하는 가운데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그들은 그분의 방에서부터 동쪽을 향해 하늘에 이르기까지
똑바로 나있는 길을 보았다.

그 위에 빛나는 옷을 입은 존엄한 분이 나타나시어,
“이 길은 주님께 사랑받는 베네딕도가 하늘로 올라가는 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참 거룩하고 아름다움 죽음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떠남, 거룩한 죽음보다 남은 이들에게 좋은 선물은 없습니다.

살다보면 아픈 상처를 남기고 떠나
씁쓸한 여운으로 남아있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감미로운 추억을 남기고 떠나 향기로운 여운으로 남아있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전임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떠남의 추억도 감동적입니다.

베네딕도 성인의 아름다운 떠남을 닮은 전임 교황님이십니다.

 

과연 이름 그대로 축복받은 분, 베네딕도입니다.

하여 우리는 매 끝기도 때 마다 베네딕도 성인처럼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해달라는 기도로 하루를 마칩니다.

성인은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1500여년 계속되는 축복의 열매들이 그의 후예 수도승들입니다.

 


오늘 말씀의 주제는 ‘떠남’입니다.

1독서 창세기에서 하느님의 축복 속에 길을 떠나는 아브라함입니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다.”

75세의 노령에 길을 떠나는 축복의 사람, 아브라함 역시 또 한 분의 베네딕도입니다.

사실 우리는 미사 중에 아름다운 부속가를 부르며
베네딕도를 아브라함에, 엘리사에, 엘리야에, 야곱에, 요셉에 비교하며
탁월한 성인의 덕을 기렸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역시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고별기도를 하십니다.

요한복음 17장에서 자신을 위한 기도에 이어 제자들을 위한 기도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처럼 믿는 이들의 공동체가 하나 되게 해달라는 기도를 바치십니다.

참 거룩하고 아름다운 고별기도입니다.

 


과연 늘 ‘떠날 준비’는 하고 계신지요?

아름다운 떠남, 거룩한 죽음의 떠남을 위해 기도보다 더 좋은 준비는 없습니다.

오늘 새벽 성무일도 독서(창세29,10-20) 역시
브엘세바에서 하란을 향해 떠난 야곱이 꿈에 주님을 만난 사건에 대한 묘사입니다.

 

“보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주고,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 오겠다.”

 

당신의 사람들과 늘 함께 하시는 하느님이심을 깨닫습니다.

 

홀로 외로이 떠나는 게 아니라
주님의 복을 남겨주고 주님과 함께 주님의 복이 되어 떠나는 하느님의 사람들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복으로 변화시켜 주시어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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