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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교회를 이끄시는 분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22 조회수615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사순 제5주간 토요일


<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리라.>


복음: 요한 11,45-56





예수님 십자가의 길


MEMLING, Hans 작, (1470-71)


     < 교회를 이끄시는 분 >

          어느 종교나 세상에 이런 사실이 밝혀지면 어떻게 하나?’하며 숨기는 것들이 있습니다. 가톨릭도 밝히기 부끄러워하는 여러 가지 것들이 있는데, 종교재판을 하여 무고한 사람들을 사형에 처한 역사도 있고 십자군 파병을 했지만 그들이 예루살렘까지 가기 싫어서 중간에서 약탈을 일삼고 그냥 돌아온 적도 있었으며 베드로성당 재건축을 위하여 죽은 이들의 죄의 용서를 조건으로 돈을 거둔 적도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여겨지는 타락했던 교황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중 가장 타락했던 교황은 보르히아 가문의 교황 알렉산더 6(1492~1503)이고 [보르히아]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하였습니다.

영화에 따르면 그는 스페인에서 태어난 사생아였으며 이름이 로드리고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발렌시아의 대주교였으며 그의 어머니는 친여동생인 호아나였습니다. 이렇게 로드리고는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사생아였으나, 후일 교황이 된 아버지의 권능으로 불과 25세의 나이에 대주교가 되었고, 교황 이노센트8(1484~1492)가 죽었을 때 로드리고의 아버지가 성직과 성물매매로 이룩한 막대한 유산으로 교황자리를 사려고 하였으나 추기경회의에서 한 표가 모자랐다고 합니다.

반대한 한 표의 주인공은 베니스의 한 수도사였습니다. 그 수도사는 5,000크라운의 돈과 당시 아름답다고 소문난 로드리고의 12살 된 딸 루크레씨아와 하룻밤을 자는 것을 조건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로드리고는 그 조건을 수용하고 드디어 교황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교황이 된 로드리고 즉, 알렉산더 6세는 거칠 것이 없이 마음대로 했습니다. 교황은 로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17세의 자기 아들 세사레를 발렌시아의 대주교로 임명하고 둘째 아들 후안을 추기경으로 임명하였습니다. 당시 절세의 미소녀로 이름난 15세의 귤리아라는 여자를 위조죄에 걸린 그녀의 오빠를 용서해 주는 대가로 손에 넣었습니다. 이 밖에도 교황 일가는 입에 올리기에도 쉽지 않은 매우 문란한 일들과 근친상간까지도 서슴지 않고 저지르며 살았다고 합니다.

 

일부 개신교 종파에서는 이런 일들을 놓고 짐승도 꺼려하는 짓을 하던 인간을 신의 대리자로 떠받들고 있는 종교가 바로 가톨릭이라고 비판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창피하다고 그런 일들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끝까지 우기기만 하면 될까요, 아니면 끝까지 덮으려고만 해야 할까요?

집 안의 등불은 끌 수 있어도 태양은 끌 수 없는 법입니다. 군대 있을 때 꿩 새끼들이 도망 다니다가 무서워서 자신들의 머리를 풀숲에 박고는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았습니다. 자신들이 안 본다고 다른 사람들도 안 보이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 정정당당하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과하였습니다. 그대로 인정하신 것입니다. 그렇다고 교회가 망했을까요?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도 사람들은 다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숨기는 것이 더 의심받을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가장 오랫동안 가장 큰 종교로 교회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교회는 사람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애초에 베드로 사도부터 완전한 분은 아니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위에 교회를 세우고 또 하늘나라의 열쇠를 받고도 예수님을 하룻밤에 3번씩이나 부인하였습니다. 그래도 예수님은 여전히 베드로의 수위권을 빼앗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베드로가 교회의 생명이 아니라 교회의 생명력은 베드로를 통해 역사하시는 성령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죽은 라자로까지 살리신 예수님의 인기가 너무 올라가기 때문에 기득권들이 회의를 소집합니다.

저 사람이 저렇게 많은 표징을 일으키고 있으니,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 저자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모두 그를 믿을 것이고, 또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의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민족을 짓밟고 말 것이오.”

사실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자신들의 자리를 빼앗기는 것이지 백성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겉으로는 백성을 걱정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을 걱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마음이 정해지면 그것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작업은 매우 쉽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는다고 예수님이 반란을 일으키실 분은 아니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없는 사실들로 그들이 예수님을 죽이는 정당한 이유를 만든 것입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요한은 이것이 대사제 가야파가 한 그 해의 예언이라고 말합니다.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는 것이 낫다는 말을 자신의 입으로 하면서 바로 그런 분이 예언서에 계시된 메시아이심은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요한은 어쩌면 앞으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였는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은 당신 아드님을 죽이려고 하는 유다교의 대사제를 통해서도 성령의 역사하심이 있었다고 증언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께서는 가장 악한 사람에게서까지 예언을 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는 놀라운 교훈입니다. 비록 예수님을 죽이려하는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이 유다 종교의 지도자라는 이유만으로 예언을 하게 하게 하셨다면 당신께서 직접 세우신 교회를 위해서는 얼마나 큰 도움을 주시겠습니까? 교회는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께서 움직이시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의 타락을 말하는 사람들도 자신들도 모르게 뒤에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이런 종교가 멸망하지 않고 존속된 것이 기적이라면 기적일 것이다!

그렇습니다. 우리 종교는 인간의 힘으로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존속하기 때문에 기적의 연속인 것입니다. 오히려 인간의 부족함이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더욱 크게 드러내기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새 교황님이 당선되어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됩니다. 여기에는 돈세탁이니 권력구조이니 하는 부끄러운 것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감춘다고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꾸 감추려고만 하는 것은 교회가 인간의 힘으로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두려움과 교만의 소치입니다. 오히려 잘못을 떳떳이 인정하는 것이 우리 인간 스스로가 아니라 그런 부족한 인간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교회를 이끄신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가야파가 예언을 했다는 사실은 교회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본당신부님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여도 그 분을 통해서도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몸이 아프다고 영혼까지 타락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이 잘못되었다고 성령님까지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위대하신 이유는 위대한 인물들을 통해 당신 뜻을 펼치시기 때문이 아니라 터무니없이 부족한 인간들을 통해서도 당신의 뜻을 완성하시기 때문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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