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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과의 관계 -신뢰와 사랑- 2013.3.22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22 조회수335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3.3.22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예레20,10-13 요한10,31-42

 

 

 

 

 


주님과의 관계

 

-신뢰와 사랑-

 

 

 

 

 


오늘은 ‘주님과의 관계-신뢰와 사랑-’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화답송 시편 첫 절이 바로 주님과의 깊은 관계에 대한 고백입니다.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이시옵니다.”(시편18,2-3ㄱ).

 


어제 소임지를 방문했을 때 쓰레기를 정리하던 우리 수도형제들의

참 초라한 옷차림의 모습들이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저절로 성소의 신비에 대한 묵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바로 주님과의 관계가 아니곤 해명되지 않는 수도성소입니다.

주님을 신뢰하고 사랑하기에 수도성소에 부름 받은 우리 수도형제들입니다.

이런 주님과의 관계가 빠져버리면
도생활 역시 정말 보잘 것 없는 무의미하고 허무한 삶이 될 것입니다.

 

세상을 떠나 주님께 갈 때도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단 하나 주님과 신뢰와 사랑의 관계 하나만 갖고 다 빈손으로 갑니다.

보이는 세상 것들은 갖고 갈 수도 없거니와 점차 사라져 가는 것들입니다.

영원히 남아있는 것은 주님과의 관계 하나뿐입니다.

주님과 신뢰와 사랑의 관계가 우리를 살게 하는 힘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안으로부터 무너지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너 수도원에 살아도 우리와 똑같이 늙었네.”

 

예전 저를 방문했던 초등학교 동창생이 무심코 던진 말이
화두처럼 잊혀 지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은총 속에 세상 걱정 없이 수도원에 살면 늙지도 않는 줄 알았나 봅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일화도 있습니다.

예전 장의사를 하던 분이 매달 세상 떠난 이들의 명단을 작성하여
제게 연미사를 청하러 방문했습니다.

호기심에 세상 떠난 나이를 비교해 봤더니
천주교 신자라 하여 더 오래 살았다는 증거는 어디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믿지 않는 이들, 불교 신자나 개신교 신자들 중 장수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차원에서의 비교는 참 유치하고 믿음의 본질에서 멀리 떠나 있음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은 공평무사하십니다.

본질적인 것은 재물이니 장수가 아닌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하느님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충실하고 하느님을 잘 믿었던 제 올케에게 이런 암이라니

 도대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제 올케의 생미사를 청하러 왔던 자매님의 말도 귓전에 맴돕니다.


도대체 이와 유사한 알 수 없는 하느님의 처사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바로 여기가 신앙과 불신의 갈림길입니다.

혹독한 믿음의 시련입니다.

유비무환, 이런 때를 대비하여 지금 여기서부터
주님과 신뢰와 사랑의 관계를 깊이 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잘 나갈 때 믿는 것은 쉽습니다.

진정한 믿음인가는 이런 역경과 시련 속에서 믿음의 거품이 걷힐 때 드러납니다.

또 이런 시련의 과정을 통해 순화되는 믿음입니다.

밤이 깊을수록 별들은 빛나고 겨울 추위 속에 솔잎은 더욱 푸릅니다.

 


오늘 예레미야와 예수님의 사면초가, 고립무원의 처지가 흡사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믿음의 시련입니다.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고백에 이어 간절한 기도를 바치는 예레미야입니다.

 

“의로운 이를 시험하시고,

 마음과 속을 꿰뚫어보시는 만군의 주님,

 당신께 송사를 맡겨 드렸으니, 당신께서 복수하시는 것을 보게 해 주소서.”

 

얼마나 주님과 깊은 신뢰의 관계에 있는 예레미야의 믿음인지 깨닫습니다.  

이런 믿음이 없어 사면초가의 상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독야청청한 예레미야입니다.

 

“주님께 노래 불러라!
 주님을 찬양 하여라!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

 

불가마 속에서 하느님을 찬미했던 다니엘을 비롯한 두 청년처럼,
시련 중에도 불구하고 주님을 찬미할 때 주님의 축복입니다.

예수님 또한 아버지와 깊은 일치의 신원의식이 있어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너희가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

 


예수님은 아버지와 깊은 신뢰와 사랑의 관계 중에

아버지와 하나 되어 사셨기에 온갖 유혹과 시련을 극복하셨음을 봅니다.

밖에서의 박해도 두렵지만 더 두려운 것은
세상 것들의 유혹에 빠져 세속화로 인해 타락으로 안에서부터 무너져 내릴 때입니다.

 

오늘 날의 사탄들은 박해가 아닌
세속화의 유혹으로 우리를 무너뜨리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하여 우리의 삶에서 주님과 깊은 신뢰와 사랑의 관계는 필수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주님과 깊은 신뢰와 사랑의 관계를 이루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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