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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빌라도와 그의 아내와 함께 예수님을 죽였다.(박영식 야고보 신부님의 강론)
작성자김영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23 조회수349 추천수1 반대(0) 신고
 

내가 빌라도와 그의 아내와 함께

예수님을 죽였다(주님 수난 성지 주일)


루카복음 23,1-49



권투선수 최요삼씨가 판정승을 한 뒤 뇌사했는데, 평소 그의 소망에 따라 장기를 기증했다. 그를 본받는 사람들이 그날 하루 100명 이상이 장기를 기증하게 하는 파급효과가 생겼다. 선행은 꼬리를 물고 확산된다. 하나의 선행은 다른 선행을 부른다. 내면의 평화와 기쁨은 사랑과 선행으로 얻을 수 있다.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가 한 사람이 어려움에 놓이면 열에 여덟이나 아홉은 다른 사람이 그를 도와준다고 한다. 자기 혼자서만 책임을 느끼기 때문이다. 지하철에 떨어진 사람을 살리고 자기는 열차에 치여 죽는 살신성인을 더러 볼 수 있다. 이러한 영웅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의 눈에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그 사람밖에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영웅은 평소에 사랑을 많이 연마한 사람들 가운데서 나타난다. 선행을 하지 않으면 죄인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가능하다. 이와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보복이 두려워 강도를 맞거나 구타를 당하거나 욕을 먹는 이들을 도와주지 않고 쳐다보기만 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을 때 궁지에 몰린 한 사람을 도와주지 않는데, 이는 책임을 서로 분담하려 하여 각자가 느끼는 책임감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것을 ‘방관자 효과’라 한다.

아무도 십자가에 처형될 위기에 놓이신 예수님을 도와주지 않았다. 본시오 빌라도 총독은 예수님을 살릴 수 있었다. 그는 제5대 총독으로서 자기 혼자만 유다인 죄수를 죽이거나 살리는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는 유다 인들의 비위를 결코 맞추려 하지 않은 엄격하고 고압적 통치자였으나 예수께는 동정적이었다. 유다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도록 아침 일찍 본시오 빌라도 총독에게 끌고 가서 신문을 받게 했다. 빌라도는 예수님이 민중을 선동하여 봉기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물이라는 최고의회 의원들의 주장을 들었다. 그는 예수님이 정치적 색채를 띤 ‘유다인들의 임금’, 혁명을 거사할 정치적 뜻의 임금이신지 추궁했다. 빌라도는 제사장들과 군중에게 예수님을 신문한 결과 아무런 죄를 찾아내지 못하겠다고 말했다(루카 23, 4). 그는 예수님의 소송에 대한 책임을 벗으려고 약삭빠르게 갈릴래아 지역의 영주인 헤로데 안티파스에게 이 지역 출신이신 예수님을 신문하게 했다.

헤로데는 기원전 20년에 대 헤로데 임금의 아들로 태어나서 기원전 4년부터 기원후 39년까지 갈릴래아 지역을 평화롭게 다스렸고 그의 권위는 빌라도의 권위와 버금갈 정도였다. 헤로데가 예루살렘에 와서 머무는 하스모네아 집안의 궁전은 빌라도가 있는 곳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예수님은 당신에게서 표징을 보려고 혈안이 된 헤로데의 신문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셨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헤로데 곁에 서서 예수께 유죄판결을 내리도록 그분을 끈질기게 비난하며 헤로데에게 압력을 넣었다. 헤로데는 예수님의 묵비권에 실망하고서, 예수님을 경멸하고 조롱하며 그분께 화려한 옷을 입혀 그분의 왕적 품위를 무시하고 놀렸다. 이처럼 그는 예수님에게서 아무런 죄를 찾아낼 수 없었고 그분을 놀림감밖에 되지 않는다고 여겨 빌라도에게 돌려보냈다.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벨만큼 포악한 헤로데가 예수님을 참으로 위험인물로 여겼다면 그분을 죽이고도 남았을 것이다.

빌라도는 예수님을 신문해보고 결백하신 분임을 알고 유다인들에게 그분을 석방하려고 세 차례나 애썼다. 그러나 그들은 집요하게 그분을 십자가에 처형하라고 외쳤다. 빌라도의 아내도 예수님을 의인으로 인정하고 재판석에 앉아 있는 남편에게 이렇게 간청했다. “당신은 그 의인과 관계하지 마세요. 내가 오늘 꿈에 그 사람 때문에 많이 고생했어요.”(마태 27,19) 그때 빌라도는 유다인들이 폭동을 일으키려 하는 것을 보고 그들과 아내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나름대로 제3의 대안을 강구했다. 그는 무죄한 예수님을 넘겨주기 전 그들 앞에서 그분의 피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손을 씻는 상징행위를 통해 예수님 처형에 대한 책임을 유다인들에게 전가시키고(27,19.24) 자기의 결백을 입증했다. 이렇게 빌라도는 자기 아내의 충고를 따라 유다인들에게 굴복했다. 그는 예수님이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자처하셨다는 고발을 묵살할 수 없었다. 이 칭호는 유다에서 한 세기 동안 왕의 칭호를 도용하여 로마제국의 점령군에 대항한 자들 때문에 정치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래서 빌라도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죄수 바라빠를 사면하고 예수님을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는 정치범으로 매질하고 십자가에 처형하라고 넘겨주었다(마르 15,15). 이처럼 빌라도는 결백하신 예수님을 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데도 소요나 폭동이 일어나면 자기의 정치생명이 위태롭게 된다고 여겨 예수님을 죽이라는 판결을 내렸던 것이다. 그는 예수님의 무죄를 확신하고서도 정의를 고수하지 않고 다수의 압력에 굴복한 비겁쟁이가 되었다.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우리도 빌라도와 헤로데 안티파스처럼 이해타산에 눈이 밝아 꼭 시비를 가리고 정의를 세워야 하는 의무를 포기하지 않는가? 어려운 처지에 놓여 고생하는 사람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의 이익만 찾지는 않는가? 남들이 가난과 병고로 죽어가든 말든 자기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심에 사로잡히지는 않는가? 보복이 두려워 선행을 포기한 적은 많지 않는가? 모든 사람이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면 세상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사라질 것이다. 그저 주변의 누군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도움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나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나에게 헤를 입히는 원수들의 목숨까지 애지중지하는 사람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이다. 우리 천주교는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종교이다. 그러지 않으면 예수님을 무시하고 죽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위 모든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내가 얼마나 빌라도와 그의 아내와 헤로데를 닮았는지 드러낸다. 내가 날마다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살지 않으면 빌라도와 함께 예수님을 매질하게 하고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예수님은 바로 우리 죄 때문에 십자가에 처형되셨다.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사는 사람이 날마다 기쁘게 산다. 기쁨은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삶의 목표요 신앙생활의 본질이다. “삶의 목표는 기쁨이다. 이것을 믿는 것이 생의 비결이다. 당신이 기쁨을 느낄 수 없다면 당신의 생활 태도에 잘못된 것이 있음이 분명하다.”(톨스토이) 늘 기쁘게 살려면 선행을 해야 한다. “남에게 한 선행은 곧 자신에게 한 선행이다.”(톨스토이) 이와 반대로, 남에게 무관심하거나 악을 저지르는 것은 곧 자신을 무시하고 해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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