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유다처럼 완고한 마음을 지닌 지를/신앙의 해[12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27 조회수365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오스트리아 빈 성 슈테판(스테파노)대 성당

어느 기업 회장님이 타계하기 전에 종교에 대한 질문을 한 게 한 일간지에 나왔다.
그가 남긴 여러 질문들 가운데 하나는,
‘하느님께서는 왜 악인을 만드셨는가?’라는 것이다.
살면서 우리도 가끔 던지는 물음이다.
‘하느님께서는 왜 히틀러와 같은 악인을 만드셨을까?’
‘예수님께서는 왜 유다와 같은 배신자를 제자로 삼으셨을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매우 사랑하시는 분이시다.
사랑한다고 하면 그 사랑을 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할 게다.
그리하여 그분께서는 당신 사랑을 주시려는 대상으로 인간을 만드셨다.
우리를 사랑하신 까닭에 ‘자유 의지’까지 선물로 주셨다.
 

식칼을 만든 사람은 사람들이 그 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를 바란다.
그 칼은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칼을 만든 사람의 바람대로 사용되어 맛있는 음식을 마련하는 데 쓰일 게다.
그러나 악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칼을 만든 사람의 마음이 담기지 않은 채 사용되어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
이렇듯 사람이 악하게 되는 것은 자신의 자유 의지 문제이리라. 
 

예수님은 당신께서 돌아가시기 전날,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자신을 팔아넘길 것이라고 예고하신다.
왜 예수님께서 굳이 이를 예고하셨을까?
이는 예수님께서 끝까지 사랑하시는 제자 유다가
스승이며 주님인 당신을 배반하지 않기를 바라셨기에.
그러나 유다는 예수님의 이러한 마음을 끝내 외면하였다.
그가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만 헤아렸다면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라며 그분을 시험하지 않았을 게다.

‘그때에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유다 이스카리옷이라는 자가 수석 사제들에게 가서,
“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들은 은돈 서른 닢을 내주었다.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님을 넘길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마태 26,14-16)’
 

어떤 이는 유다의 배반을 두고 예수님의 죽음을 위해
유다가 어쩔 수 없이 배반자의 숙명에 놓였던 게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유다가 자신의 죄 때문에 얻게 될 불행을 두고 안타까워하시는 내용일 수도.
사실 하느님은 당신 아드님의 죽음을 이미 구약에서부터 계획하셨으며,
이는 유다 한 사람의 배반의 유무로 결정되는 게 아니었다.

예수님은 유다가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라고 당신께 물었을 때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라고 대답하셨다.
스승을 배반하고 안하고는 유다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암시하신 게다.
그래서 그는 결국 예수님을 팔아넘겼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이런 유다를 왜 제자로 삼아셨을까?
뻔히 배신할 줄 아시면서 발을 씻어 주시고 빵을 함께 나누셨을까?
많은 이가 이런 질문을 지금도 하리라. 물론 예수님은 유다의 모든 것을 아신다.
그러나 사랑은 따지고 계산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도 제자를 부르실 때 따지고 계산해서 부르신 게 아닐 게다.
어쩌다 나중에 당신께 침을 뱉고 돌아서도 있는 그대로 부르시는 것이리라. 
 

예수님께서는 유다를 끝까지 사랑하시고 회개하기를 바라셨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에 대한 배반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가 세례로 부르심을 받아 제자가 되었지만
우리 또한 자주 예수님을 배반하고 산다.
그래도 예수님은 우리를 이렇게 안아 주시고 사랑하시는 것이다.
이게 예수님과 우리의 차이일 게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이 사순의 시기에
우리도 혹시 유다처럼 완고한 마음을 지니는 것은 아닌지를 묵상해 보자.
하느님께서 주신 고귀한 선물을 남용한 유다는
결국 죄의 노예가 되어 영원히 자유를 잃었다.
유다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분께서 주신 자유 의지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