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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의 은총으로 땅 끝까지 복음을/신앙의 해[12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28 조회수334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가파르나움 유대인 회당

오늘은 파스카 성삼일의 첫날로,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이루어 주신 것을 기념하는 주님 만찬 성목요일이다.
예수님은 당신의 죽음이 다가왔음을 아시고 끝없는 사랑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그들에게 내어 주신다.
당신의 극진한 사랑이 드러난 이 만찬을 오늘 다시 기념하며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고백해 보자.
 

매년 보내는 ‘파스카 성삼일’은
한 해의 전례주년에서 가장 거룩하고 뜻 깊은 기간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대한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3일이다.
곧,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주님 만찬 미사’ 때부터
예수 부활 대축일의 저녁 미사때까지이다.

‘파스카’는 본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축제였다.
이스라엘 백성은 천사의 명령에 따라, 이집트를 떠나기 전날 밤
어린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른 뒤 허리에 띠를 두르고
쓴 나물과 누룩 없는 빵을 먹으며 이집트를 떠날 준비를 하였다.
그날 밤 양의 피가 묻어 있는 집은 아무 일도 없었지만,
그렇지 않은 집의 맏아들은 모두 죽는 참변이 일어났다.
이에 놀란 이집트는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낸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홍해를 건너 약속의 땅으로 나아갔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인도로 이루어진 이 사건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 ‘건너감’을 뜻하는 파스카라는 이름을 따서 축제의 이름으로 삼았다.
이후 파스카 축제는 그들만의 민족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
구약의 파스카는 신약의 파스카인 부활을 미리 보여 준 사건이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있었기에 새로운 생명으로 건너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요한 13,3-5)’
 

예수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을 위하여 그들의 발을 씻어 주셨다.
발이란 사람의 신체 가운데 가장 더러운 부분을 상징할 게다.
그러므로 그분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다는 것은 희생적이며 겸손한 사랑으로
그들 안에 있는 가장 더러운 죄악까지도 깨끗이 치우시겠다는 의미이리라.

그렇다.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나려면 자신의 가장 더러운 부분,
자신이 가장 숨기고 싶은 부분까지 온전히 그분께 보여 드려야 한다.
이는 마치 모세가 처음 하느님을 뵐 때에 신발을 벗어야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다. 말없이 씻어 주신다.
억지로가 아닌 사랑으로. 제자들은 어쩔 줄을 모른다. 어정쩡하게만 발을 내맡긴다.
그렇지만 제자들은 느낌으로 안다.
스승님께서 베푸시는 마지막 애정임을 직감하면서 이게 사랑임을 가슴으로 체험한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제자들은 훗날 예수님의 이 모습을 실천할 게다.
그들은 큰 충격을 받았던 것이리라. 정성이 담겼기에 감동을 안았다.
우리의 삶에 애정이 빠진다면 의미 없는 생활일수도.
그저 ‘하나마나한 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형식이 결코 감동을 일으키는 시대가 아니다.
진심과 애정만이 사람을 움직이고 바꾸어 줄게다.

신앙의 해에 보내는 최후의 만찬이다.
그리스도의 몸을 정성껏 받아 모신 우리는
말과 행동과 표정에 그분의 사랑을 담아야 한다.
‘복음 정신’이 베어든 전례는 언제나 은총이 함께한다.
그 은총이 없는 곳에는 감동도 없다.
예수님을 닮는 일이 형식에만 치우치고 있다면 반드시 반성해야 할 게다.
최후의 만찬으로 힘을 얻은 우리는 그분의 은총으로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자.
예수님의 몸을 받아 모신 우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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