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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라, 사람을!”(Behold, the man!) -‘참 사람’이 되는 길- 2013.3.29 주님 수난 성금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29 조회수333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3.3.29 주님 수난 성금요일

 

이사52,13-53,12 히브4,14-16;5,7-9 요한18,1-19,42

 

 


“보라, 사람을!”(Behold, the man!)

 

-‘참 사람’이 되는 길-

 

 


오늘 우리는 요한이 전한 수난 복음에서 ‘참 사람’ 예수님을 만납니다.


참 하느님이자 참 사람인 예수님의 신비를, 진정 하느님을 닮아 갈수록

참 사람이 된다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하느님 없는 ‘참 나’의 발견이나 실현은 불가능함을 깨닫습니다.


오늘 수난 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심판 받은 위치에 있으나

역설적으로 세상을 심판하시는 분처럼 의연하고 당당합니다.

예수님 앞에 인간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들어납니다.

예수님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깊은 고요와 힘이 감지됩니다.

 


“보라, 사람을!”

 


의외로 빌라도가 예수님이 참 인간임을 고백하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모르고 했든 알고 했든 우리에게는 고맙습니다.


어제의 두 일화를 소개합니다.

하나는 신문에서 본 인터뷰 내용이고 하나는 면담 중 들은 말입니다.

 

 


-언제가 가장 어려웠습니까? -

 

“저에게 늘 ‘지금’이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그 어려움을 견뎌냈습니까? -

 

“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는 생각으로 견뎌냈습니다.”

 

치열한 삶을 사는 젊은 영화감독의 고백입니다.


역시 세상 한 복판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어제 만났던 젊은이의
고백입니다.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매일 해결해야할 일은 계속 생기고…너무 힘듭니다.

  첩첩산중입니다.

  착하고 약한 사람은 참 살기 힘듭니다.”

 

새삼 삶은 전쟁임을 절감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믿는 이들은 ‘참 사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참 어렵고도 중요한 평생과제가 ‘참 사람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요,

오늘 수난 복음 중 예수님을 통해 참 사람을 만납니다.

다음 세 물음을 통해 밝혀지는 참 사람의 정체입니다.

 

 


첫째 물음, “누구를 찾느냐?”(Whom are you looking for?)입니다.


오늘 복음 서두의 경비병들에 대한 예수님의 물음이지만
우리 모두를 향한 물음입니다.

경비병들은 ‘나자렛 사람 예수’라고 제대로, 정확히 대답합니다.

우리가 영원히 찾아야 할 분은 참 사람 예수님 한 분뿐입니다.


막연한 하느님이 아니라 예수님을 통해 만나는 하느님이요,

예수님 친히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요,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 이를 수 없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세 번 연속 나오는 대답, ‘나다(I AM)'가 의미심장합니다.

바로 신성을 드러내는 하느님의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참 하느님이자 참 사람이신 예수님을 찾음이 우리의 평생과제임을 깨닫습니다.

이 길 말고 참 사람이 되는 길은 없습니다.

 

 

 

둘째 물음, “진리가 무엇인가?”(What is truth?)입니다.

 

둘째 빌라도의 물음이 신선합니다.

언젠가 들은 ‘부활이 무엇이냐?’의 기습적 질문에 당황했던 적이 생각납니다.

 

예수님의 침묵이 지혜롭습니다.
깨달아 알기 전에는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기 때문입니다.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오신 예수님이요
그 삶 자체가 진리인데 말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진리에 속한 사람만이 진리를 깨달아 알지, 진리에 속하지 않은
빌라도와 같은 사람은 아무리 말해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목마르다.” 라는 예수님의 임종어도,
평생 진리를 찾았던, 진리에 목말라했던 예수님의 삶을 요약합니다.

우리 역시 평생 진리자체이신 주님을 찾을 때
비로소 참 사람의 실현임을 깨닫습니다.

 

 

 


셋째 물음, “너는 어디로부터 왔느냐?”(Where are you from?)입니다.

 

예수님의 기원을 묻는 빌라도의 두 번째 물음 역시 기발합니다.

예수님 역시 침묵으로 대답하십니다.

대답한다면, ‘나는 어디로부터 오지 않았다.’(I am from nowhere)로,
또 바꿔 말해 ‘나는 하느님으로부터 왔다.’(I am from God)말해야 하는 데
이 말 또한 빌라도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파견된 예수님이요 우리의 기원 역시 하느님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다 이루었다.”

예수님의 두 번째 임종 어는 그분이 하느님 뜻의 실천에 항구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늘 하느님 기원을 잊지 않고 지내셨음이 분명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지만 모든 고난을 통해서 순종을 배우셨고,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하느님께 순종하셨습니다.

 

하여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사람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히브5,8-9).

이에 대한 결론과도 같은 고백의 임종어가 ‘다 이루었다.’입니다.

 

“의로운 나의 종은 많은 이들을 의롭게 하고, 그들의 죄악을 짊어지리라.”
(이사53,11).

이사야의 예언이 그대로 순종의 예수님을 통해 그대로 실현됨을 봅니다.

하느님 기원을 깨달아 늘 하느님을 찾고 그분 뜻에 순종할 때
‘참 사람’의 실현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주님은 당신 수난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평생 물어야 할 화두 같은 질문 셋을 주셨습니다.

 

이 물음에 응답하여
늘 주 예수님을, 하느님의 진리이신 주님을,
우리의 영원한 고향이신 하느님을 찾아 순종의 삶을 살 때
‘참 사람’의 실현임을 주님은 가르쳐 주십니다.

 

‘그러므로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십자가의 주님께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히브4,16).

 

바로 다음에 있을 십자가 경배 예식을 통해 그대로 받게 되는 은총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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