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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30일 *토요일 부활 성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30 조회수517 추천수13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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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일 *토요일 부활 성야(R) - 루카 24,1-12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별 감흥 없는 부활 앞에서>

 

 

    교회 전례력이 돌고 돌아 또 다시 부활입니다. 가톨릭교회 수많은 축일 가운데 가장 등급이 높은 부활대축일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부활로 인해 우리 그리스도교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부활 없이 그리스도교는 없습니다. 부활 없이 영원한 생명도 없습니다. 부활 없이 구원도 하느님 나라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이토록 예수님 부활은 우리 그리스도교의 핵심 중에 핵심이자 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토록 중요한 핵심 교리이자 그리스도교 신앙의 초석인 부활 사건 앞에 별 감흥이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너무나 인간 이성을 초월하는 부활사건이라서 그럴까요? 아니면 나와는 너무 동떨어진 큰 사건이라서 그런가요?

 

    물론 열심히 부활 계란을 삶습니다. 예쁘게 그림을 그리고 이웃들에게 돌립니다. 길고 긴 부활 미사에 참석해서 큰 목소리로 알렐루야를 외칩니다. 환하게 웃으면서 옆 사람들에게 부활 축하 인사를 건넵니다. 그러나 그뿐입니다.

 

    교회 가르침에 따르면 예수님의 부활 앞에 기뻐 용약해야 합니다. 나 역시 새 삶을 찾은 것처럼 있는 힘을 다해 알렐루야를 외쳐야합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그 마음을 주체 못해 펄쩍 펄쩍 뛰어야 하는 순간입니다.

 

    쉴 틈 없는 총공세에도 골을 성공하지 못하고 지루한 공방전만 계속되다가 이대로 시합이 끝나나 하고 허탈해 있는 순간, ‘버저비터골’(경기가 끝남을 알리는 타임아웃 휘슬과 동시에 골인)이 터졌을 때 환호하던 그 환호성이 터져야 하는 예수님 부활입니다.

 

    그런데 부활? 어쩌라구?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인데?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의 가장 축제 중의 축제, 잔치 중의 잔치인 예수님 부활 사건 앞에 밋밋한 사람들, 심드렁한 사람들, 대체 그 원인이 무엇일까요?

 

    신앙생활이 타성에 젖어서 그렇습니다. 신앙에도 뼈를 깎는 쇄신 작업이 필요한데, 그러한 고통스런 과정을 외면해서 그렇습니다.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은 사람에게 보답은 당연히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부활이란 당신 인생의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십자가 죽음이란 고통스런 과정을 거치셔야 했습니다. 정말 가고 싶지 않은 십자가 길을 끝까지 인내하며 순명하며 걸어간 그 결과가 영광스런 부활이었습니다. 결국 십자가 없이 부활의 참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고통과 시련의 극복 없이 부활의 영광은 없습니다.

 

    주변을 가만히 살펴보니 예수님 부활을 온몸으로 느끼고, 예수님 부활의 영광에 깊이 참여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매일 자신에게 주어지는 고통을 기쁘게 참아내는 사람들, 자신의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 시련이 다가올 때 마다 예수님 십자가를 바라보는 사람들입니다.

 

    매사에 극도로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사람에게서 예수님 부활은 정말 크게 다가올 것입니다. 매일 죽는 사람들, 특히 자신의 죄에서 죽고, 이기심에서 죽고, 교만한 마음에서 죽고, 용서 못하는 마음에서 죽는 사람들에게 부활 예수님께서 주실 은총을 정말 클 것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진리이자 교리인 부활 신앙,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부활 신앙에 대한 이해가 아주 어려운 것은 결코 아닙니다.

 

    매일 제 십자가를 기쁘게 지고 예수님을 따라나서는 사람들,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에 담긴 의미를 깊이 헤아리는 사람들, 그 십자가에 큰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 그 십자가를 통해 부활과 영생, 구원으로 넘어감을 굳게 믿는 사람들, 예수님처럼 아버지의 뜻에 철저하게 순명하는 사람들, 매일 죽고 매일 부활하는 사람들에게 부활신앙은 절대로 어려운 교리가 아닐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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