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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2일 *부활 팔일 축제 내 화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02 조회수887 추천수13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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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부활 팔일 축제 내 화요일(R) - 요한20,11-18


 

“제가 주님을 뵈었고, 주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스승 부재 체험에서 임재 체험으로>

 

 

    예수님의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는 여인 마리아 막달레나. 그녀는 지금 혹독한 스승 부재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온 몸과 마음은 크나큰 산 같았던 스승 예수님,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주님으로서의 예수님께서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다는 상실감에 빠져 크게 낙담하고 절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 막달레나의 슬픔은 예수님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기쁨과 환희, 희망으로 변화됩니다. 스승 부재로 인해 야기된 바닥체험, 지옥체험은 썰물 빠져나가듯 사라져버리고 예수님과 함께 하는 천국 체험으로 뒤바뀌었습니다.

 

    급격하게 이루어진 상황 전이 과정에는 예수님의 다정한 부르심과 마리아의 진심어린 응답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 앞에 서계심에도 불구하고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을 묘지 관리인으로 오인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부활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마음은 그저 한 가지뿐이었습니다. 서둘러 치른 예수님의 장례절차가 못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피투성이인 예수님의 시신을 제대로 수습하지도 못한 채 무덤에 모신 것이 그저 송구스러울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신이 무덤 속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오로지 예수님 시신이 사라진 것에 대한 걱정으로 애가 탔던 것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절규를 통해 사라져버린 주님, 사랑하는 임을 찾는 간절한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가 저희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그 절절하고 애틋한 마음이 부활하신 예수님께도 ‘확’ 전해져왔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뜸을 들이지 않으시고 마침내 그의 이름을 불러주십니다.

 

    “마리아야!”

 

    그 음성은 너무나 반갑고 귀에 익은 익숙한 음성, 단 한번만이라도 더 들어보고 싶었던 예수님의 음성이었습니다.

 

    언젠가 마리아 막달레나가 일곱 마귀에 시달리며 생사를 넘나들던 시절, 다들 나를 보고 마귀 들린 여인, 상종 못할 여인, 미친 여인이라며 피해갔었는데, 오직 단 한분 따뜻하게 내 이름을 불러주던 그분의 음성이 들려온 것입니다. 다들 나를 사람취급도 하지 않아 인간세상에서 추방되었는데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다시 받아들여주시면서 나를 일으켜 세워주신 분, 예수님의 부드러운 음성이 들려온 것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마리아야!”하는 예수님의 음성 한 마디에 모든 것이 해결되고 말았습니다. 바로 그분이시로구나. 그분께서 정녕 다시 살아나셨구나.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예수님의 부활 앞에 크게 놀란 마리아 막달레나였지만 그 놀라움보다 훨씬 더 큰 감사함, 기쁨, 행복한 감정이 밀물처럼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생각이 올라왔을 것입니다. “내 더 이상 이분을 놓치지 말아야지!” 그녀의 온 몸은 자동으로 예수님 발치 앞에 쓰러졌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예수님의 두발을 꼭 붙들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아직도 갈 길이 조금 더 남아있었습니다. 아쉽지만 예수님은 나만의 예수님, 우리만의 주님으로 붙들어서는 안 될 만민의 주님, 온 세상의 임금님이셨습니다. 예수님은 또 다른 사명 하나를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부여하십니다.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고 전하여라.”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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