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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은 봄(春)이시다. - 2013.4.3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03 조회수384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3.4.3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사도3,1-10 루카24,13-35

 

 


예수님은 봄(春)이시다.

 

 


아침 조간신문 1면의 톱기사가

오늘 교육현장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습니다.

 

-“20명 정도만 수업 듣고 다 자요.”; 흔들리는 교실-
일반고의 현실; 한반 38명 중 3명만 공부; 고교별 ‘급’ 더 확연해져;
“졸업장 따러 온다.” 자조; 교사 “뭘해도 안돼” 포기(경향)-

 

-고교교사 10명 중 9명 “일반고 위기상황”(한국)-

 

- “우리 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 아닌지…”
   학기 초 정신과 줄서는 초등생; 교사 “수업중 돌아다니기는 기본”(한겨레)-

 

말그대로 청소년들의 위기입니다.

입시경쟁 교육에 내몰리다보니
자유를 잃고, 놀이를 잃고, 살아있는 참 만남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은 나라의 미래요 희망인데
병들어 가고 있는 현실의 개선이 기성세대에게 주어진 우선적 과제입니다.

 

 

오늘 날 절실한 것이 ‘살아있는 참 만남’입니다.
어렵기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중년, 노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몸 하나 추스르기도 벅찬 현실입니다.

바로 이런 어둡고 절망스런 현실에
희망의 빛으로 부활하신 주님과의 살아있는 만남이 구원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자존감도, 자신감도 활짝 봄꽃들 처럼 피어납니다.

절망은 희망의 꽃으로,

어둠은 빛의 꽃으로,
죽음은 생명의 꽃으로 피어납니다.

 

회색빛 죽음의 겨울 배 밭에
부활의 봄이 닿자
생명의 초록빛 융단으로 바뀌는 배 밭입니다.

예전에 써놓은 ‘예수는 봄이다’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예수는 봄이다

 봄은 사랑이다

 
 봄이 입 맞춘 자리마다

 환한 꽃들

 피어나고

 

 
 봄의 숨결 닿은 자리마다

 푸른 싹

 돋아난다.

 

 
 예수님 봄이다


 봄은 사랑이다.-(1999.3).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대로 사랑 가득한 봄 같습니다.

봄이 닿자마자 겨울은 봄꽃들로 변하듯,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순간 활짝 봄꽃처럼 피어나는 사람들입니다.

어제 마리아가 그랬고 오늘은 복음의 태생 불구자가 그랬습니다.

 

“우리를 보시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세상에 이보다 멋있는 장면을 본 적이 없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활짝 ‘참 나’의 꽃으로 만개한 베드로와 요한은
그대로 부활하신 예수님의 현존입니다.

 

우리 역시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뿐입니다.

평생 좌절과 체념의 사슬에 묶여 살던 태생 불구자를

사람으로 대접해준 것은 베드로와 요한뿐이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함께 그를 유심히 바라봤다 하니 우선 눈높이를 맞춘 것입니다.

그냥 돈 몇 푼 던지고 지나간 것이 아니라
멈추어 유심히 바라보는 두 제자들입니다.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란 혜민 스님의 글도 생각이 납니다.

‘활동하라, 그러므로 존재한다.’가 아니라
‘멈춰라.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어느 교수님의 말도 생각이 납니다.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는 시편 구절도 생각이 납니다.

일중독으로 멈추지 못하는 것이 현대인의 영적질병입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멈추어 진상을 파악한 뒤 즉시 그의 오른 손을 잡아 일으킵니다.

육신의 회복이 상징하는바 영적건강의 회복입니다.

 

좌절과 체념의 사슬에서 벗어나
자존감 충만한 인간으로 두발로 선 자유인의 모습입니다.

그는 두 제자들과 함께 성전으로 입장하며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치유, 구원되어 활짝 꽃으로 피어난 모습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활짝 꽃으로 피어날 때

참 나의 실현이요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좋고도 필요한 선물은 부활하신 주님뿐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오늘 복음의 슬픔에 잠겨 엠마오 도상에 있던 두 제자들을 방문하십니다.

늘 우리와 동행하신 부활하신 주님이신데
두 제자들처럼 눈이 가려 보지 못할 뿐입니다.

 

두 제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자연스럽게 접근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우선 성경을 통해 접근하시고 다음엔 식탁의 빵을 통해 접근하시자
그 순간 눈이 열려 부활한 주님을 만난 두 제자들입니다.

바로 전반부는 미사 중 말씀의 전례를, 후반부는 성찬의 전례를 상징합니다.

그들은 서로 말합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는가!”

 

말씀을 묵상할 때, 또는 성체를 모실 때
마음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나는 것은 바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다는 증거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슬픔에서 기쁨의 봄꽃으로,
절망에서 희망의 봄꽃으로 활짝 피어난 두 제자들입니다.

 

우리 역시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이 거룩한 미사와 성무일도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납니다.

 

살아계신 주님을 만남으로 우리 모두 주님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고양되어
활짝 꽃으로 피어나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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