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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8일 축제 내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05 조회수350 추천수3 반대(0)

수련장에 목련이 피었습니다. 하얀 색의 목련을 보는 것은 즐거움입니다. 도시의 빌딩 숲에서 피는 목련과 이곳 수련장에서 피는 목련은 조금은 달라보였습니다. 빌딩 숲의 목련이 조금은 외롭다는 느낌이었다면 이곳의 목련은 주위의 산과 나무와 조화를 이루는 따뜻한 느낌입니다. 수련장 마당에서 아는 분이 보내주신 커피를 마셨습니다. 따뜻한 햇살, 시원한 바람, 막 피어난 목련, 그리고 향기로운 커피는 주님께서 주시는 축복입니다.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신앙을 고백하고, 성당에 다니는 것은 혼자만의 신앙은 외롭고, 불안하고, 두렵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군가 길을 만들었고, 그 길을 함께 걷는 것은 축복이고 은총입니다. 베드로와 동료들은 고기를 잡으러 갔습니다. 그들이 어부였기 때문에 고기를 잡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너희들은 사람 낚는 어부가 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새로운 계명을 주겠다.’라고 하신 분, ‘중풍병자를 치유하시고,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시고, 풍랑을 잠재우셨던 분’, ‘하늘나라를 선포하시고, 복음을 전하셨던 분’ 과의 기억은 하나의 추억이 되어버렸습니다. 빌딩 숲에 있던 한 그루의 목련처럼 제자들은 외로워보였고, 그 향기가 도시의 화려함에 묻혀버린 것처럼 방향을 잃어버렸습니다.

이제 주님께서 다시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제자들은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다시 기운을 차립니다. 역시 주님과 함께 해야 힘이 나고, 주님께서 이끌어 주셔야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물고기를 많이 잡고, 주님과 함께 식사를 하는 제자들의 모습에서는 외로움도, 두려움도, 쓸쓸함도 찾을 수 없습니다. 밤새 충전한 핸드폰의 배터리는 한참을 통화해도 충분한 것처럼, 주님과 함께했던 제자들에게는 박해도, 시련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이 생겼습니다.

한 부부가 수련장을 방문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안내를 해 드리니, 나중에 이웃들과 함께 와서 쉬고 싶다고 합니다.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수련장이기에 성당에 다니는 분들만 이용할 수 있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직원들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어 봅니다. 꼭 성당에 다니시지 않아도, 이곳을 이용할 수 있고, 이곳을 통해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면, 그래서 성당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매년 주님의 부활 축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주님의 부활이 단순히 매년 왔다가 가는 행사와 전례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버려야 할 것들을 버려야 합니다. 베드로 사도처럼 주님을 향해 모든 것을 버리고 뛰어내려야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주시는 선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주님의 부활을 삶 속에서 드러내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모든 것을 얻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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