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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기만 하면 만나 주시리라/신앙의 해[13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06 조회수306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에페소 사도 요한 성당 외부

메뚜기와 개구리가 함께 지내며 놀았다. 가을이 되자 개구리는 메뚜기에게,
‘얘, 날씨가 추워지니 내년에 다시 만나자.’라고 말했다.
그러자 메뚜기는, ‘개구리야, 내년이 뭐니?’라며 물었다.
개구리는 내년이란 추운 겨울이 가면 찾아오는데,
그것이 내년이라고 있는 말 없는 말 보태어 일러 주었다.
그러나 메뚜기는 개구리가 아무리 겨울을 설명해 주어도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우화이다. 메뚜기는 겨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겨울을 지내보지 못했기 때문일 게다.
한 철만 잘 지내면 되니 겨울 지난 그 이듬해를 알리가 없다.
그러나 메뚜기가 겨울을 알지 못한다고 해도 겨울은 있다.
보고 만져서 아는 것만이 믿음이 아니다. 그저 아는 것일 뿐이다.
예수님의 제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말을 듣고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믿지 못한다.
이에 예수님은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신다.
 

예수님은 주간 첫날 새벽에 부활하신 뒤,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셨다.
그 여자는 예수님과 함께 지냈던 이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곳으로 가서,
그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살아 계시며 그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
마침내,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리고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시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어떤 면에서 보면 참으로 무모한 명령일 게다. 당신의 부활을 제대로 믿지도 않는데
복음 선포를 하라는 명령은 사실 불가능한 일을 시키시는 것 같기에.
그런데 예수님의 이 명령이 결코 무모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베드로 사도를 비롯한 많은 사도가 죽음을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였기에.

예수님은 믿음이 부족했던 제자들을 끝까지 신뢰하셨에 복음 선포의 명령도 내리셨다.
그리고 제자들은 그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이는 믿음이 약한 제자들일지라도 하느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그들이 복음 선포의 사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인도하셨기에. 
 

막달레나는 그런 기적을 체험한 사람일 게다.
그녀는 ‘일곱 마귀’로 표현했던 악의 세력에 휩싸였던 이였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른다. 완강한 ‘악의 힘’으로만 해석할 뿐이다.
그런데 주님께서 그것을 물리쳐 주셨다.
‘절망의 끝’에 있던 그녀에게 ‘희망’의 선물을 하셨던 것이다.
그러기에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죽음을 정녕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시 살아나시어 그 모습을 드러내실 것이라 믿었다. 애절한 사랑의 열망이리라.
부활은 어영부영 알게 되는 지식이 아니다.
받아들이면 삶의 ‘한 부분’의 어떤 형태로든 살아난다.
열망이 클수록 부활의 주님께서는 가까이 오신다.

이것이 새 출발을 시작하는 행위이다. 부활의 정신은 새로운 출발에 있다.
언제라도 다시 시작하는 자세이다. 매일이 새롭다.
하지만 귀찮은 일이 생기고 계획대로 풀리지 않으면 짜증과 분노가 찾아든다.
예수님은 반복해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다.
부활을 확인시키시려고 그러시는 것이 아니다.
제자들도 부활의 삶을 살라는 뜻에서 그렇게 하셨던 것일 게다.
그러니 변화의 은총을 받아야 하리라.
 

은총 없이는 새로운 출발이 불가능하니까.
아무리 애써도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니까.
주님께서 모든 것을 주셨다고 받아들이면 그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
스승의 발현으로 제자들은 ‘모든 것’의 원인이 주님이심을 깨닫는다.
그러나 그 방법은 당신의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그 방식이 아니라 성경의 말씀 안에서,
성체의 신비 안에서,
그리고 신앙의 실천 안에서 당신 부활의 신비를 드러내시는 게다. 

부활하신 당신의 모습을 제자들에게 직접 보여 주셨던 예수님은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에게도 그 모습을 드러내신다.
우리는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뵐 수 있어야 하리라.
그 만남을 이루기위해서 우리는 ‘또 다른’ 마리아 막달레나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버리고 부활과 영생을 확실히 믿으면
그분은 우리에게도 분명히 나타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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