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터키] 페르가몬 사도 요한 성당 내부
교회는 2001년부터 해마다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고 있다.
외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시고, 그분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해 주신
하느님의 크나큰 자비에 감사드리기 위해서이다.
예수님의 부활로 하느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퍼지게 되었다.
예수님은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고 한
의심 많은 토마스에게 몸소 나타나시어 믿게 하셨다.
비록 우리의 믿음이 부족하더라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찾아오신다.
믿음이 나약한 우리에게 늘 넘치는 사랑을 주시는 주님께 감사의 마음을 바치자.
예수님은 그 십자가의 고통을 겪어내시고는
사흘 만에 죽음에서 부활하신 후 갈릴레아로 가셨다.
그리고 제자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는 방에 나타나시어,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하고 인사하셨다.
“야, 너 베드로, 끝까지 나를 따르겠다고, 그래 봐라. 새벽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라고, 내가 말했지!
그리고 나머지, 너희도 내가 이곳저곳 끌려 다닐 때는 다들 어디로 도망갔어?”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제자들에게 짜증도 낼 만하였으리라.
그러나 예수님은 3년간 같이 한 그 숱한 어려움을 나눈 제자들과의 부활 후
이런 첫 만남에서, 3일 전의 그 피땀 흘리신 고통과 원한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는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매우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예수님께서 다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망나니 같은 제자들을 완전히 믿고
그분의 구원 사업을 위해 그 철부지 제자들을 믿고 보내려는 것이다.
자비로 가득 찬 예수님이셨다.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라며 그들에게 성령을 주셨다.
그러나 열두 제자 중 하나로 쌍둥이라고 불리던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었다.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라고 말하자 그는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어 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라고 말하였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형제는 몇 있지만, 쌍둥이는 토마스가 유일한 것 같다.
그가 동생인지 형인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쌍둥이 중 토마스 혼자만이 예수님의 제자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 토마스가 스승 예수님과 생사고락을 함께할 수 있는 의리의 사나이인지,
아니면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지 못해 염려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동료 제자들에게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다분히 의리가 있는 쌍둥이였으리라.
그로부터 며칠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토마스도 같이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대뜸 토마스에게,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 보아라.
또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라고 말씀하셨다.
토스마가 예수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하고 대답하자,
예수님은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홀로 십자가의 그 고통을 겪어내신 예수님은 그 망나니 같은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시고, 그분 구원 사업을 위해 그들을 조건 없이 파견하셨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예수님의 그 큰 자비를 본받아야 한다.
보지 않고도 믿는 이는 행복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이제부터라도 한번 믿어 보는 태도를 모두는 가져야 한다.
행복한 사람이 되려면 보지 않고도 믿는 여유 있는 삶의 자세를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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