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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예찬 - 2013.4.7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07 조회수336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4.7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사도5,12-18 요한 묵1,9-11ㄴ.12-13.17-19 요한20,19-31

 

 


부활 예찬

 

 


아침 마다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은 부활하신 주님을 상징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봄이십니다.
‘부활의 봄’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믿는 이들은
계절과 세월을 넘어 영원한 부활의 봄을 삽니다.

부활의 봄이 입 맞춘 자리마다 봄꽃들 피어나고

부활의 봄의 숨결이 닿은 자리마다 생명의 싹이 돋아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부활의 봄으로 소생하는 우리들입니다.

 

봄꽃들 피어나기 직전의 침묵의 여백이 참 좋습니다.
사랑의 침묵, 생명의 침묵, 깨어있는 침묵, 활짝 열려있는 침묵입니다.

 

마냥 부정적인 결핍만은 아닙니다.
결핍은 바로 하느님의 여백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보이지 않는 결핍이 있을 것이다.
로망은 채워져 있는 것이 아니라 여백에 존재하는 것이다.’

 

어느 글귀가 생각납니다.

여백, 여유, 여가를 잃어가는 현대인들입니다.
사실 옛 사막의 수도자들은
하느님 사랑의 현존인 침묵과 고독의 여백을 끊임없이 찾았고 사랑했습니다.

 

맨 먼저 겨울의 봄꿈이 현실화된
수도원 성 요셉 상 옆 연노랑 산수유 꽃이 참 넉넉하고 편안합니다.

은은히 생명과 사랑의 빛과 향기를 발산합니다.
그대로 후덕한 성 요셉의 인품의 향기 같습니다.

마침 예전 연산홍 만개 했을 때 써놓은 글이 생각납니다.

 

-말없이/고요해도/가슴은/타오르는 불이다.

 

 성 요셉 상 옆/붉게 타오르는 연산홍! -

 

 

산수유 꽃으로 바꿔도 잘 어울립니다.

 

-떠들썩한/주변에도/가슴은 아늑하고 그윽하다.

 

 성 요셉 상 옆/꿈꾸듯 피어난 노란 산수유 꽃! -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치유와 더불어 부활의 봄꽃들로 활짝 피어나는 우리들입니다.

얼마 전 단식 후 특별히 음식을 절제하는 형제에게
얼마동안 이렇게 먹게 될 것이냐 물었을 때 형제의 답변이 생각납니다.

 

“한 일 년은 먹어야 체질이 바뀌어 진다 합니다.”

 

순간,
바뀌어져야 할 것은 마음이 아니겠는가,

마음 따라 변하는 체질이 아니겠는가,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으로
정화되고 성화되어 바뀌어 지는 마음과 몸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이 우선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일 성찬 집회에 발현하신 똑같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이 거룩한 부활 2주일 미사를 통해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오늘은 부활하신 주님의 세 말씀으로 부활예찬의 강론을 나눕니다.

 

 

첫째, “두려워하지 마라.”입니다.

 

두려움과 불안은 우리의 원초적 정서입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누구나 무의식의 심연에 깊이 내재해 있는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자기를 활짝 열지 못하고 닫고 삽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두려움의 벽이 없는 활짝 열린 문이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언제 어디나 편재하시기에 굳이 주님을 찾아 나설 필요도 없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파트모스 섬에 유배된 요한을 찾아 가 큰 위로와 격려를 주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살아있는 자다.
   나는 죽었었지만, 보라, 영원부궁토록 살아있다.
   나는 죽음과 저승의 열쇠를 쥐고 있다.”

 

주님의 우선적 권고가 ‘두려워하지 마라’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임재하실 때 닫힌 벽은 활짝 열린 문으로 변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말 그대로 자유자재, 무소부재 하신 분이십니다.
활하신 주님께서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잠가 놓고 있는 제자들의 성찬집회에 참여하시자
두려움의 벽은 자취 없이 사라져 활짝 열린 문이 되었고,
토마의 의심의 벽을 허물어뜨리자 토마는 활짝 열려 주님을 고백합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토마의 의심의 벽을 허물어 버린 주님은 토마는 물론 우리 모두에게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이 행복하다.’하시며 우리 믿음의 분발을 촉구하십니다.

주님은 언제 어디서든 당신이 원하는 자를 찾아 나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사도행전에서 보다시피 사도들을 통하여 온갖 표징과 이적을 행하시니
병자들과 더러운 영에 시달리는 이들은 모두 치유되어 봄꽃들처럼 활짝
피어납니다.

참으로 오늘 1독서 사도행전은 신바람 가득한 분위기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빛만이
우리 안팎의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을 몰아내어 신바람 나는 삶을 살게 합니다.

 

 

둘째, “평화가 너희와 함께!”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은 주님 부활이란 최고의 사랑 선물을 우리에게 선사하셨고
부활하신 주님 역시 최고의 선물인 평화를 선사하십니다.

무려 오늘 복음에 세 차례나 나오는 평화의 선물입니다.
제자들에게 나타나시면서 평화를 선사하심으로
두려움의 벽을 평화의 문으로 바꾸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 주시는 평화보다 더 좋은 평화는, 선물은 없습니다.

모두가 평화를 갈망하는 세상입니다.
평화와 더불어 기쁨이 또 부활하신 주님의 참 좋은 선물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평화와 기쁨의 샘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위로와 치유요 평화와 기쁨으로 활짝 꽃 피어나는
우리들입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나만이 누리라는 부활의 평화가 아니라 이웃과 나누라는 평화의 선물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 모두를
당신 평화와 기쁨의 사도로, 부활의 증인으로 각자 삶의 자리로 파견하십니다.

사실 평화와 기쁨의 삶 자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습니다.

 

 

셋째, “성령을 받아라.”입니다.

 

성령은 하느님의 숨결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성령을 선물하십니다.
주님은 제자들은 물론 이 거룩한 미사 중 우리 모두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십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가장 쉬운 것 같으나 가장 힘들고 중요한 게 사랑과 용서입니다.

하느님의 숨결인 성령이 닿은 자리마다
사랑의 꽃들 피어나고 용서의 열매도 맺습니다.

하느님의 숨결인 성령이 우리 마음을 열어주시지 않으면
사랑도 치유도 용서도 없습니다.

알고 보면 평화도 기쁨도 사랑도 용서도 치유도
모두 성령의 선물이자 열매들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성령입니다.

새삼 하느님의 숨결인 성령만이 우리의 유일한 희망임을 깨닫습니다.

 

 

 

부활 제2주간은 하느님의 자비주일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주일에 딱 맞게 말씀도 잘 배치되어 있습니다.

자비하신 하느님은
부활하신 당신 아드님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평화가 너희와 함께!”

 

“성령을 받아라.”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내면의 두려움을 몰아내시고
성령으로 충만케 하시어 당신 평화와 기쁨의 사도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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