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유토피아(Utopia)는 어디에 있는가? - 2013.4.9 부활 제2주간 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09 조회수335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4.9 부활 제2주간 화요일 사도4,32-37 요한3,7ㄱ.8-15

 

 


유토피아(Utopia)는 어디에 있는가?

 

 


유토피아 공동체는 어디에 있는가?

 

바로 미사은총으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이 모인
지금 여기 우리 공동체가 유토피아공동체입니다.

종파에 무관하게 이상적 공동체를 갈망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여 ‘에덴동산’이 나왔고
‘유토피아’란 말이, ‘무릉도원’, ‘천국’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이 모두는 이상적 공동체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 갈망을 드러내는 말들입니다.

인류 역사와 더불어 공동체 운동은 끊임없이 계속 되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구원합니다.
공동체 없이는 구원도 없습니다.
공동체 없는 구원은 환상입니다.

 

수도생활 역시 유별난 것이 아닙니다.
수도생활은 함께 살아가는 것이요, 수도생활의 어려움은 함께 사는 어려움이요,
함께 사는 자체가 수도입니다.

누구나 예외 없이 나름대로 공동체에 몸담고 살아갑니다.

이 공동생활에는 왕도나 첩경이 없습니다.
하나의 답이 있다면 늘 새롭게 시작하는 길 뿐입니다.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그러면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겠다.”(묵시2,10).

 

아침 성무일도 독서 시 묵시록의 한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죽을 때 까지
공동체 삶에 항구할 때 생명의 화관을 주시겠다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시편 한 구절도 생각납니다.

 

“당신의 빛과 당신의 진실을 보내소서.
  그들이 저를 인도하게 하소서.
  그들이 저를 당신의 거룩한 산으로,
  당신의 거처로 인도하게 하소서.”(시편42,3).

 

‘당신의 거룩한 산’ ‘당신의 거처’가 상징하는바 유토피아 공동체입니다.

세상에 어디에도 유토피아 공동체는 없습니다.
지금 여기 주님 함께 계신 내 몸담고 살아가는 공동체가 유토피아 공동체입니다.

어제 거름 부대를 뜯으며 묵묵히 일하던 젊은 견학자의 모습이 감동스러웠습니다.

 

“그게 수도생활입니다.
  수도성소가 있습니다.
  수도생활 잘 하고 있습니다.”

 

지나며 격려했습니다.

추상적인 수도생활이 아니라 묵묵히 몸으로 일하며 사는 게 수도생활입니다.
‘더불어 사는 일’과 함께
이렇게 묵묵히 ‘제 앞가림의 일’을 할 때 이상적 공동생활입니다.

 

수도공동생활의 신비는 위로부터만 해명됩니다.
모두들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났기에 가능한 사도행전의 공동체였듯이
우리공동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궁극에는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나야 가능한 유토피아 공동체입니다.

그러니 유토피아 공동체는
인간의 성취가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이와 같다.”

 

부단히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날 때,
자기를 벗어나 중심이신 주님을 향함으로 자유인들의 공동체가 됩니다.

믿는 모든 이들의 공동체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의 전형이, 유토피아 공동체의 원형이 사도행전의 공동체입니다.

 

문제는 내안에 있고 답은 주님 안에 있습니다.
서로 맞춰서 공동체의 일치가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께 코드를 맞출 때 비로소 한마음, 한뜻의 공동체입니다.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공동체,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는 공동체,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는 공동체가 사도행전의 공동체요
이를 계승한 우리 수도공동체입니다.

 

바로 이게 우리의 영원한 꿈의 공동체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으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나야 가능한 공동체입니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바로 이 대목이 공동체 신비를 해명하는 열쇠입니다.

 

빈부의 격차가 커져 불평등이 심화되는 사회일수록
이런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의 공동체가 유일한 대안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를 위로부터, 영에서 새로 태어나게 하시어
오늘 지금 여기서 유토피아 공동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