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2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10 조회수319 추천수3 반대(0)


매주 목요일 신학교엘 갑니다. 신학교와 담이 붙어있는 혜화동 성당 종탑 위에 요즘 사람이 올라가 있습니다. 지난주에도 종탑 위에 서 있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를 하지 않지만 벌써 몇 주가 되었습니다. 억울한 일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면서 성당의 종탑으로 올라갔으리라 생각합니다. 작년에는 김진숙 씨가 80M가 넘는 대형 크레인 위에 올라갔었습니다. 무려 300일 가량을 그곳에서 지냈습니다. 김진숙씨도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 될 수 있도록 크레인에 올라갔었다고 합니다. 진주 의료원 앞에서는 직장 폐쇄에 항의를 하면서 단식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국가가 운영하는 의료원은 대부분 적자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국립의료원을 운영하는 것은 그곳이 가난한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적자라는 이유로 의료원을 폐쇄한다는 것은 적자라는 이유로 버스 노선을 폐쇄하는 것과 같이 말이 안 되는 생각입니다. 서민들을 위한 기간 시설들은 적자라고 해도 운영을 해야 합니다.

예전에 로마의 ‘다빈치 공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출국 수속을 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공항의 직원이 저와 저의 동료를 따로 불렀습니다. 저와 비슷한 동양인이 범죄와 연관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함께 간 동료와 1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저를 조사한 이민국의 직원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었습니다. 동양인에 대한 편견도 있었습니다. 결국 출국시간이 지나서야 조사를 마칠 수 있었고, 저는 다음 비행기를 타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민국의 직원이나, 공항의 누구도 저와 동료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낮선 땅에서,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부당하게 대접을 받으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공권력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의롭고 공정하게 행사되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들은 힘을 가진 대사제와 사두가이파에 의해서 부당하게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던 사도들은 두려움 없이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있음을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습니다. 힘을 가진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던 사람들이 오히려 두려워하는 것을 봅니다. 정의롭지 못한 힘은, 부당한 힘은 자신들의 허물과 자신들의 잘못이 드러나는 것이 늘 두렵고 떨리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더욱 억누르고, 진실을 외치는 사람들을 잡아 가두려고 합니다. 그러나 역사는 말해 줍니다.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하리라.’ 예수 그리스도를 죽였고, 사도들을 감옥에 가두었던 그 힘들은 지금 모두 허망하게 사라져 버렸습니다. 무력하게 죽었던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하셨고, 박해와 멸시를 받았던 사도들은 2000년 교회의 역사와 함께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참된 진리를 밝혀주는 ‘빛’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무한한 권능과 힘을 가지셨지만 오직 그 힘과 권능을 사랑을 위해서, 진리를 위해서, 평화를 위해서 사용하신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힘을 가졌을 때, 능력이 있을 때, 재물이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도구로 사용해야 합니다. 세상 모든 것들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모습으로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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