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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12일 *부활 제2주간 금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12 조회수643 추천수10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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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부활 제2주간 금요일(R) - 요한6,1-15


 

“예수님께서는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원하는 대로 나누어 주셨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빵 산’>

 

 

    본격적인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은 당시 유다 백성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분께서 건네시는 말씀은 얼마나 명쾌하고 또 감미롭던지 암울했던 백성들의 삶을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습니다. 가시는 곳마다 앓는 사람, 죽어가는 사람, 마귀 들린 사람들을 치유시켜주셨습니다.

 

    그러다보니 예수님 일행이 가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의 얼굴을 보려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려고, 그분으로부터 치유를 받으려고, 그분께 조언을 구하려고...

 

    한번 상상해보십시오. 갈릴래아 호숫가를 따라 걷는 예수님과 제자들, 그 뒤로 셀 수도 없이 많은 군중들이 따라 걷습니다. 말씀을 선포하기 좋은 적당한 장소에 도달하면 군중들을 편안하게 자리에 앉힙니다. 사람들이 당신을 잘 볼 수 있는 약간 높은 언덕 위에 서신 예수님께서 말씀을 시작하십니다. 그 말씀이 얼마나 감동적이고 살아있고 재미있던지 사람들은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그러던 중 예수님께서 제자 필립보를 향해 조금은 생뚱맞은 질문 하나를 던집니다.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저 사람들’이란, 열 명 스무 명, 백 명 이백 명이 아닙니다. 끝도 보이지 않는 많은 수의 군중입니다. 요즘 연패의 늪에 빠져있는 한화 이글스 대전 야구장을 꽉 채웠을 때의 관중 수정도 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설마 진담으로 그러는 것을 아니겠지, 생각했던 필립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강하게 고개를 젓습니다.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먹게 하자면 이백 데나리온 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

 

    이백 데나리온 어치 빵이라고 했는데, 데나리온은 예수님 시대 당시 통용되던 은화였습니다. 이것을 당시 가치로 따지자면 로마제국 군대 군인들의 하루 복무비 정도, 아니면 팔레스타인 지역 노동자들의 하루 일당 정도였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5만 원 정도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200 데나리온 어치 빵은 천만 원 어치 빵인 것입니다.

 

    옆에 있던 다른 제자 안드레아는 더욱 비관적인 어조로 말합니다. 예수님의 제안에 어림도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흔듭니다.

 

    “여기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전개됩니까? 예수님께서는 한 아이의 손때 묻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기초로 엄청난 빵의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기적을 통해 제자들이 얻게 된 빵의 양, 생각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천만 원 어치 빵입니다. 트럭으로 몇 트럭이 될 정도였습니다. 제자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눈앞에 나타난 ‘빵 산’ 앞에 입을 다물지 못했을 것입니다. 신이 나서 나누어주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기적으로 깜짝 이벤트가 꾸며진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느라 굶주렸던 백성들은 원 없이 빵과 물고기로 배를 채웠습니다. 모두가 배불리 먹은 다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한 가지 당부를 하십니다.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남은 조각을 모아라.”

 

    그래서 제자들이 남은 조각들을 모았더니 열두 광주리가 가득 찼습니다. 열둘이란 숫자는 완전함을 뜻하는 숫자이지요. 그 완전함이 또 다른 완전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는 하느님 나라의 풍성함을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하느님 나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는 풍성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 사랑과 자비가 풍성하게 흘러넘치는 곳, 더 이상 고통도 눈물도, 상처도 죄도 없는 곳, 그저 하느님 사랑과 인간의 행복만으로 충만히 채워지는 곳...

 

    빵을 많게 하는 기적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곧 도래할 하느님 나라의 전형을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입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곳,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배를 채우는 곳, 그 누구도 예외 없이 구원되는 곳...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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