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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아이가 오천 명의 장정을/신앙의 해[14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12 조회수421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카파도키아 괴레메 수도원 집성촌

그때에 제자들 가운데 하나인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자 예수님은 ‘사람들을 자리 잡게 하여라.’라고 이르셨다. 그곳에는 풀이 많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는데,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쯤 되었다. 
 

예수님은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물고기도 그렇게 하시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
그들이 배불리 먹은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남은 조각을 모아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들이 모았더니, 사람들이 보리 빵 다섯 개를 먹고 남긴 조각으로 열두 광주리가 가득 찼다.
 

사람들은 그분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라고 말하였다.
예수님은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빵을 배불리 먹은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라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린다.
이렇게 배부르게 하시고 기쁨을 주실 수 있는 분이시라면
억지로라도 임금으로 모셔야 한다고 주장할 게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환호하기 시작한다.

예수님은 아마도 그 순간 광야에서 겪으셨던 악마의 유혹을 기억하셨을 게다.
돌을 빵으로 만들라고 하던, 발아래 보이는 세상 모든 나라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게 해 주겠다던 악마의 속삭임을 다시 들으셨을 것이다.
예수님은 그들을 피해 산으로 홀로 기도하러 떠나셨다.

우리가 어떠한지? 어떤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나면,
우리는 사람들의 반응을 살필게다. 칭찬받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며,
다른 사람들의 평판에 휩싸이게 되리라.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홀로 한적한 산으로 물러가신다.
당신의 원위치를 다시 찾으시는 것이다. 우리도 이런 예수님을 배워야 할게다.
아무리 큰일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하더라도
기도하며 본래의 자리로 금방 돌아가야 한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같은 이야기이다.
예수님께서 장정만도 오천 명쯤 되는 군중을 먹이시려고 하자,
안드레아가 예수님께 말씀드린다.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여기에서 ‘아이’가 가진 음식이
안드레아의 눈에 뜨였다는 사실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많은 사람 가운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정도를 가진 사람이 어디 아이 하나뿐이었을까?
더구나 아이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자
호수 건너편까지 오면서 먹을 것을 그만큼 챙겼다면 어른들은 또 어떠했을까?

아마도 어른들은 예수님께 자기의 것을 봉헌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게다.
자기가 가진 것으로는 도저히 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자신도 제대로 먹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기에.

아이의 것만이 예수님께 봉헌되었다.
계산도 빠르고 앞가림도 잘하는 어른들이 자기의 것을 숨겨 두고 있을 때,
아이의 것은 예수님께 봉헌되어 이렇게 가치 있게 쓰였다.
아이는 계산도 하지 않은 채 순수라는 그 이유만으로 자신의 것을 나눔에 바쳤을 게다.

신앙의 해를 사는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가진 것이 비록 보잘것없어도 상관없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그분의 힘을 믿고 기쁘게 봉헌한다면
참으로 가치 있게 쓰일 것이다.
한 아이의 것인 그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이나 되는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정성을 다해 봉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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