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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13일 *부활 제2주간 토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13 조회수406 추천수14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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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부활 제2주간 토요일(R) - 요한 6,16-21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았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갈릴래아 호수는 마치 사람 심장 모양을 닮았는데, 호수 가운데를 열십자(+)로 그어보면 수직선 부분, 즉 남북으로는 대략 17~18킬로미터, 수평선 부분, 곧 동서로 대략 11킬로미터입니다. 이곳을 갈릴래아 호수라고 부르는 것은 갈릴래아 지방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갈릴래아 호수에 담긴 물은 이스라엘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 너머 헤르몬산 쪽에서 유입됩니다. 갈릴래아 호수에 채워진 물은 요르단 강을 거쳐 사해로 흘러가게 되지요. 호수가 꽤나 컸기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이 호수를 갈릴래아 바다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 호수에는 다른 이름이 두 개 더 있는데, 하나는 겐네사렛 호수입니다. 겐네사렛이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하프를 뜻하는데, 호수가 하프 모양을 닮았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 다른 이름으로 신약성경 시대에는 티베리아스 호수라고 불렸습니다. 이 명칭은 예수님의 공생활 시기에 로마를 다스리던 티베리우스 황제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존 킬갈렌 저, 최고의 성지 안내자 신약성경, 바오로 딸 참조)

 

    둘레가 대략 51킬로미터나 되는 갈릴래아 호수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 형제 같은 어부 출신 제자들이 예수님을 만나기 전까지 먹고 살아오던 생활의 터전이었습니다. 그들은 바로 이 곳 갈릴래아 호수에서 생업에 종사하다가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의 부름에 응답했습니다.

 

    저는 딱 한번 이 갈릴래아 호숫가를 거닌 적이 있습니다. 젊은 사제 때의 일이었습니다. 한 선배 신부님께서 성지순례단 지도신부로 가시기로 예약이 되어 있었는데 갑작스레 중요한 일이 생겨 ‘땜방’으로 이스라엘을 갔었지요. 갈릴래아 호수를 처음 대면했을 때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참으로 독특한 매력을 지닌 호수였습니다. 신비스럽기조차 했습니다. 예수님과 사도들의 체취가 남아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참으로 그 느낌이 묘했습니다. 고요한듯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얼마나 호수가 컸으면 잔잔한 파도가 일었습니다. 가끔씩 밀려오는 파도와 산들바람이 해변을 어루만지면서 동시에 제 영혼까지도 부드럽게 어루만졌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자들은 저녁 무렵에 갈릴래아 호수를 건너 카파르나움이라는 도시로 건너가기 위해 배를 탔습니다. 해도 떨어졌겠다, 빨리 도착하기 위해 제자들은 열심히 노를 저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서른 스타디온 정도 나아갔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갑자기 큰 바람이 불고 물결이 높게 일기 시작했습니다. 호수에서 무슨 파도냐고 의아해하실지 모르겠는데 갈릴래아 호수에서는 흔한 일이었습니다. 헤르몬 산에서 내려오는 찬 기류와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기류가 갈릴래아 호수에서 만나기라도 하면 상당히 높은 파도가 일곤 했습니다.

 

    서른 스타디온 스타디온은 그리스 길이 단위입니다. 한 스타디온은 192.5미터입니다. 서른 스타디온이라면 약 5.7킬로미터 정도 됩니다.

 

    육지로부터 꽤나 떨어진 거리였기에 깊이도 꽤나 깊었을 것입니다. 날도 이미 저물어 칠흑처럼 캄캄했을 것입니다. 앞으로 나아가기도 그렇고 뒤로 돌아가기도 그런 애매한 곳에서 역풍을 만난 제자들은 죽음의 공포에 휩싸였을 것입니다.

 

    그때 누군가가 물위를 걸어 제자들의 배 쪽으로 가까이 왔습니다. 제자들은 유령인가 싶어 혼비백산했겠지요. 아마도 제정신들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목숨도 여기도 끝이로구나, 생각하던 그때 예수님께서 말씀을 건네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절망의 끝에서 낙담하고 있는 우리들, 이제 끝이로구나, 하며 포기하는 우리들, 죽음의 두려움 앞에 떨고 있는 우리들 앞에 홀연히 나타나실 것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과 똑같은 말씀을 건네실 것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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