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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신앙의 해[14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13 조회수329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이스탄불: 블루 모스크 외부

1스타디온(stadion)은 그리스의 길이 단위로서, 대략 185m 정도 된단다.
서른 스타디온이면 5~6km 되는 거리이다.
인천 공황 활주로가 약 4km 이니 쾌나 긴 거리일 게다.
이 제법 먼 거리를 예수님은 호수의 물 위로 곡예사 마냥 걸어가셨다.
어둠이 깔리고 큰 바람이 불어 호수에 물결이 높게 인 그 음산한 분위기에.
제자들이 두려워한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귀신 곡할 노릇 아닌가!
누구도 그분처럼 결코 그렇게 걸을 수 없기 때문에.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은 호수로 내려가서,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 카파르나움으로 떠났다.
이미 어두워졌는데도 예수님께서는 아직 그들에게 가지 않으셨다.
그때에 큰 바람이 불어 호수에 물결이 높게 일었다.
그들이 배를 스물다섯이나 서른 스타디온쯤 저어 갔을 때,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 배에 가까이 오시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고 하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요한 6,16-21)’
 

아무도 물 위를 걸을 수는 없다.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물 위를 걸어가신다. 제자들은 당연히 놀라 안절부절 할 게다.
물 위를 걸으시는 분이 스승이심을 알고는 더더욱 놀란다.
그들은 극도의 초자연적인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다.

그들은 ‘허깨비’를 보는 줄 알았을 것일 게다.
그러기에 스승 예수님은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답하셨다.
살다 보면 간혹 이렇게 허깨비를 ‘보는 것’ 같은 때가 있으리라.
그러기에 생각지도 않은 사건에 휩쓸린다.
계획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삶이 전개된다.
자신이 가야 할 자리에 ‘실력 없는’ 사람이 앉게 되는 것도 본다.
능력은 뒷전이고 이상한 인간관계로 결정된 것도 알게 될 게다.
이용당했다는 느낌마저 든다. 세상의 불공평을 몸소 체험할 때이리라. 
 

그런데 우리 주님께서는 이럴 때마다
‘내가 하는 일이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아니 그렇게 생각해야만 일이 풀리고 그게 풀려야 한이 사그라질 터이니까.
그분의 뜻이려니 하면서 그 능력에 우리의 미약함을 던져버린다.
그래야 불가능이 가능이 되니까! 그래야만 그 긴 시간이 그렇게 끝날 것이기에.
 

이렇게 그분의 힘을 만나면 우리는 어떤 물 위로도 여유 작작 걸을 수 있으리라.
물 위를 걷는 것과 같은 ‘불가능한 일’을 할 수 있을 게다. 이렇게 실패도 은총이다.
고통마저 그분은 은총으로 감싸신다. 연약한 우리의 모습이 결코 아니다.
그 시련은 그분의 것이고 그 결과는 우리의 은총일 것이기에.
이래서 실패 때문에 체념하는 것은 큰 잘못일 게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두려워할 것을 염려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사실 물 위를 걸어오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는 겉으로 드러난 두려움은
실상 그 안에 하느님의 참된 사랑이 담겨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게다.
그러나 이 사랑은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진실이며 아름다움이리라.
하느님 그분의 것이기에.
 

그 두려움은 우리를 놀라게 하시려는 게 아닐 게다.
당신의 불가능한 일이 없음을 보여 주시기 위함일 게다.
그래서 물 위를 걸으신 것이리라. 그렇다.
우리도 예수님의 힘을 지니면 누구든지 물 위를 걸을 수 있다.
아니 물 위를 걷는 것과 같은 그 어려운 일까지도 할 수 있다.
도저히 할 수 없다며 포기하고 제쳐 둔 일이 가능해지리라.

그러니 예수님의 능력과 함께하면서 그 믿음을 늘 가지는 게 그토록 중요하다.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분께 가까이 가는 일이다.
날마다 기도와 선행을 빠뜨리지 않는 일이다.
성사 생활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받는 일일 게다.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교회의 여러 활동 역시
그분의 은총을 체험하고 생활화하는 삶의 원천이 되리라.

예수님과 함께하면 물 위를 걸을 수 있을 게다.
모든 일이 형통하고 그 어떤 위험하고 아찔한 현실도 기쁘게 넘길 수 있으리라.
우리는 자주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려 한다.
거센 파도를 타며 각종 놀이 기구로 물 위를 이리저리 달리는 시원함을 자주 본다.
그러나 물 위를 걷는 이는 사실 우리의 경험으로는 상상도 못할 게다.
예수님은 그 먼 물 위의 길을 걸으셨다.
분명히 마술같이 걸으시면서 제자들을 다독이셨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에게도 물 위를 걸으시면서 분명히 일러 주신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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