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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신앙의 해[144]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14 조회수422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이스탄불 성 소피아 대성당 외부

그들이 아침을 먹은 다음에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예수님께서 다시 두 번째로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예수님께서 세 번째로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세 번이나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므로 슬퍼하며 대답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젊었을 때에는 스스로 허리띠를 매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다.
그러나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이나 물으셨다.
왜 이렇게 같은 물음을 세 번이나 반복하셨을까? 이에 대해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예수님께서 잡히시어 대사제에게 신문받는 동안
베드로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하였기 때문일 게다.
비록 당신을 배반하였지만 예수님은 그를 용서하고자 하셨다.
그래서 베드로의 죄를 따지시기보다 당신에 대한 그의 사랑을 확인하시는 것이리라.

두 번째는 베드로에게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양 떼를 맡기기에 앞서
과연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시려는 것일 게다.
그 일이 너무나 중요하므로 세 번씩이나 물으신다.
그런데 양 떼를 돌보는 사람의 자격 기준이 양을 치는 기술도 아니고,
양에 대한 지식도 아니었다.
양 떼의 참 주인이신 예수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그 기준이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만 사랑한다면
충분히 당신의 양 떼를 잘 돌볼 것으로 여기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리스 말의 원문을 통하여 그 이유를 살펴볼 수 있다.
예수님은 처음 두 번은 ‘아가페’(agape, 신적인 사랑)로 사랑하느냐고 물으신다.
그런데 베드로는 두 번 다 ‘필로스’(philos, 우정)로 사랑한다고 대답한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세 번째에는 ‘필로스’로 사랑하느냐고 물으십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베드로가 이해하는 사랑의 정도에 눈높이를 맞추어 주신 것이다.
당신을 모른다며 배반하였고, 당신에 대한 사랑이 여전히 부족한 베드로였지만,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당신의 양 떼를 맡기신다.
그만큼 베드로를 신뢰하고 계신 것이다.
 

한 정치인이 살아 있는 성녀로 존경받던 마더 데레사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수녀님께서 하시는 일이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기는 하나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하여 가끔 좌절하거나 실망한 적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에 수녀님의 답은 간단했다. “실망하거나 좌절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성공의 임무를 주신 것이 아니라
사랑의 임무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당신의 양들을 잘 돌보아 달라는 사명을 주셨다.
이는 당신의 자녀들을 사랑으로 잘 보살피라는 임무이다.
한 때 한국 천주교회는 양적으로 그 어느 나라보다 발전한 때가 있었다.
양적 성장을 한 그때는 세계 여러 교회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부여하신 사랑의 사명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게다.
교회 안에서 서로 사랑을 나누며 내적으로 성장할 때, 외적인 발전도 지속될 것이기에.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교회의 본질이 사랑의 실천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예수님이 우리 각자에게 어떠한 사랑의 임무를 주셨는지를 성찰해 보자.
지금 이 시각에도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여전히 물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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