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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16일 *부활 제3주간 화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16 조회수694 추천수13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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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부활 제3주간 화요일(R) - 요한6,30-35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품격이 다른 빵>

 

 

    단체로 이루어지는 행사나 소풍, 여행을 주관하다보면 적합한 주제나 원활한 진행, 유익한 세부 프로그램들도 무척이나 중요합니다만 풍성하고 알찬 먹거리나 주전부리 역시 아주 중요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까지 있습니다. 아무리 여행 코스가 환상적이라 할지라도 쫄쫄 굶게 한다든지 영 입에 맞지 않는 식단이 계속 된다면 다들 입이 나발처럼 쭉 앞으로 나올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이집트 노예살이에서 빠져나와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된 땅으로 들어가기까지 오랜 세월 사막을 횡단하는 긴 순례여행을 거쳐야 했던 이스라엘 백성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출애굽을 통한 하느님 구원 사업의 완수’라는 대 전제 하에 장엄하고도 이집트를 벗어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들 하나같이 찬미의 노래를 힘차게 불렀습니다. 어떤 이들은 너무나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황량한 사막을 건너가기 시작하면서 즉시 터져 나온 것은 먹거리에 대한 불평불만이었습니다. 백성들의 영도자 모세가 그렇게 어렵사리 하느님께 간청해 만나와 메추라기로 그들의 욕구를 채워주었습니다.

 

    그러나 맨날 똑같은 메뉴가 계속되자 백성들의 입에서는 즉시 모세를 향한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왜 모세는 이집트에서 잘 지내던 우리를 이 황량한 땅으로 이끌고 나왔는가? 이집트에서는 얼마나 맛있는 음식들이 많았던가? 너무나 그립구나. 그 시절이...”

 

    초대 교회 공동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출발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구성원들은 고관이나 종이나 상관없이 모두 한 마음 한뜻이 되어 한 목소리로 하느님을 찬미하였습니다. 가진 모든 것을 팔아 공평하게 나누어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즉시 문제가 발생했는데, 핵심 주제 중에 하나가 ‘식량 배급’의 공평성 문제였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먹는 문제가 중요한가봅니다. 좀 째째해보이고 웃겨 보이지만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지닌 여러 욕구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식욕이기 때문입니다. 때가 되면 꼬박 꼬박 배가 고파오는 것이 우리 인간입니다. 삼시 새끼 챙겨먹어야만 우리인 것입니다.

 

    이 땅에 발을 딛고 서 있는 이상 우리 인간들은 제한적입니다. 기본적인 욕구에 대한 충족이 먼저 필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그것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많은 것입니다.

 

    이렇게 ‘빵’이란 주제는 인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된 가장 중요한 주제이자 과제이자 화두였습니다. 그 누구든 이 세상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이상 먹고 또 먹어야 되는 것이 빵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지상의 빵도 중요하지만 천상의 빵도 있음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육신을 위해 매일 섭취해야 하는 육신의 빵도 가치가 있지만 영혼의 빵에도 가치를 부여하라고 강조하십니다.

 

    그 새로운 빵, 품격이 다른 빵, 한 차원 높은 빵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자신입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빵을 지속적으로 받아먹고, 이를 통해 영원한 생명과 구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오직 한 가지 방법만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너무나 쉽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로 가까이 다가서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하느님이심을 굳게 믿는 것입니다. 성체가 곧 하느님이심을 굳게 믿는 것입니다. 매일의 미사 안에서 구원의 역사가 되풀이됨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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