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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숭고한 사랑이 지금 실현되고 있음을/신앙의 해[14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18 조회수366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양근성지(경기도 양평)의 쌍둥이 예수님

대략 70년 전만 해도 영성체를 모시려면 전날 밤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했다.
물도 마시지 못하게 할뿐더러 입 안에 침이 생기면 뱉어 내도록 하였다나.
서양 신부님들의 지나친 규제가 아니라 그만큼 정성 들여 성체를 모시라는 것일 게다.
우리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그 규정을 끔찍이도 지키셨다.

정성을 다하여 성체를 모시면 삶이 달라지리라.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느끼게 될게다.
어떤 형태로든 그분의 힘을 체험하게 된다. 성체성사의 은총이다.
습관적으로 성체를 모시면 아무리 자주 모셔도 그 자리일 수밖에 없다.
생명의 빵을 먹고도 생명이 자라지 않는 이유이리라.
정성을 다하여 성체를 모셔야 신앙생활에 변화가 온다.
인생 역시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47-51)’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생명의 빵’이라고 하신다. 생명은 목숨이다.
목으로 쉬는 숨을 말한다. 한순간이라도 멈추면 끝장이다.
‘생명의 빵’은 이 ‘숨소리’를 있게 하는 에너지일 게다.
하늘이 사람의 목숨을 관장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예수님은 ‘보이지 않는 보호자’이시다.

“강한 힘을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하였더니, 연약함으로 겸손하게 하셨다.
건강을 주시라고 기도하였더니, 병약함으로 작은 선행을 하게 하셨다.
부유하게 해 달라고 청하였더니, 빈곤으로 지혜로워지게 하셨다.
권력을 달라고 청하였더니, 비천함으로 하느님의 권능을 느끼게 하셨다.
인생을 즐기는 모든 것을 달라고 청하였더니, 목숨을 살려 주시어 지금을 있게 하셨다. 요구한 것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지만, 바라던 것은 다 이루어졌다.
나의 보잘것없음에도 무언의 기도는 응답을 받았다.
모든 이 중에 나는 가장 큰 축복을 받은 이다.”
어느 퇴역 군인의 기도이다.
그는 주님께 육신의 빵을 청하였으나
영원한 생명의 빵으로 자신의 모든 기도를 들어주셨다고 고백한다.
 

실제로 많은 이가 죽음의 고비를 넘긴다.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다.
돌아보면 위험하고 아찔했던 순간도 많았다. 누군가의 보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신앙인은 이것을 하느님의 손길로 본다.
그런 믿음이 예수님을 ‘생명의 빵’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벨기에 출신의 유명한 화가인 루벤스의 그림 중에 ‘시몬과 페로’라는 작품이 있다.
이 그림은 백발의 늙은 죄수가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젖을 먹는 모습이다.
언뜻 보면 너무나 선정적으로 느껴지기만
그림의 배경에는 부녀의 기막힌 사연이 묻어있다.
늙은 죄수는 감옥에 갇혀 굶어 죽는 형벌을 받은 페로의 아버지 시몬이요
젖을 먹이는 여인은 그의 외동딸 페로란다. 
 

그녀가 아버지에게 면회 갔다가 굶주린 아버지를 보고는 자신의 가슴을 열어
젖을 물려 죽어가는 아버지를 먹여 살린다는 사연이 담긴 그림이다.
이런 감동이 묻어있는 이야기는 쾌나 있을 게다.
딸 페로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사랑하는 아버지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았으리라.
부모가 자식을 낳았을 때에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예수님이 성체가 되시어 오시는 것은 우리에 대한 당신의 숭고한 사랑 때문이다.
우리가 영적으로 굶어 죽지 않도록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빵으로 내어 주신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딸 페로가 아버지 시몬에게 젖을 물리는 그 사랑보다도
더 깊고 숭고한 사랑이 지금 이 자리에서 실현되고 있음을 잊지 말자.
그게 그분만이 가진 사랑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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