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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18 조회수796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4월 18일 부활 제3주간 목요일



That came down from heaven;
whoever eats this bread will live forever;
and the bread that I will give is
my Flesh for the life of the world.
(Jn.6,51)


제1독서 사도 8,26-40
복음 요한 6,44-51

언젠가 로마로 유학을 다녀온 신부님의 체험담 하나를 들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 신부님께서는 이태리어를 잘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느 수도원 기숙사로 들어가게 되었지요. 그리고 이러한 재미있는 사건 하나를 겪게 되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포도주를 한 잔 곁들여 마시시는 자리에서 원장 신부님께서 “한국에서는 건배를 할 때 어떻게 말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답니다. 그러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당연히 ‘건배, 위하여’ 등의 건배사를 말해야하겠지요. 문제는 이 신부님께서 이 질문을 잘못 알아들은 것입니다. 즉, “네 이름이 무엇이냐?”라고 들은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똑똑히 말했답니다.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원장 신부님께서 일어나셔서 이 신부님의 이름 석 자를 ‘***’라고 똑똑히 말하면서 건배 제의를 하셨다고 하네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한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내가 의도하지 못했던 뜻밖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알아듣고 또한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모습을 갖춰야 합니다. 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뿐만이 아니라, 주님께 대한 우리의 모습에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알아듣지 못한다면 과연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런데도 우리들은 세상의 것들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고 노력하면서 정작 주님의 말씀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경을 읽지도 않고, 또한 미사는 무조건 짧아야 좋다고 생각하지요. 기도는 주일미사에 갈 때에만 잠깐 바치면 그만인 것처럼 생각하고, 식사전후기도는 남들이 보기 전에 얼른 해치워야 하는 것으로 여깁니다.

주님의 말씀을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았던 우리는 아닐까요? 이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오늘 어떤 말씀을 하였느냐면,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라고 하셨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빵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가지고 우리 곁에 다가오지만, 들으려 하지 않고 보려하지 않으니 어떻게 주님께서 주시는 그 빵을 받아 모실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가 보약을 먹을 때 가리는 것이 참 많습니다. 즉, 보약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고 합니다. 주님의 말씀 역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는 보약입니다. 이 보약인 주님 말씀을 모실 때도 마찬가지로 피할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죄로 기울어지는 우리들의 행동들을 피해야 합니다. 보약을 먹는 것도 정성이 있어야 몸에 좋다고 하지요. 주님께 정성을 다해야 진정 영적으로 육적으로 튼튼한 내가 될 것입니다.

성호경을 그을 때, 각종 기도를 할 때, 미사 참례를 할 때, 성경을 읽을 때.... 우리가 정성을 다해야 할 순간들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오르막에서 지친 몸이 내리막의 바람 속에서 다시 살아나 또 다른 오르막을 오른다(김훈).


제 책꽂이의 책들. 읽을 것들이 너무나 많아 행복합니다.



사랑이 사라지는 사회는 아닐까?

어제 청소년들에게 훈계하는 것이 두렵다는 것, 또한 학부모가 담임교사를 폭행했다는 내용의 뉴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가 하루 이틀 있었던 것도 아니지요. 얼마 전에도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 기사가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담임선생님께서 평소 예의바르고 학업도 충실한 자기 반 학생에게 종종 마실 물을 떠다 줄 것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이 학생은 늘 밝은 표정으로 물을 떠왔고, 선생님께서는 목을 축여가면서 수업을 했지요. 이렇게 이 학생이 떠주는 물을 10월까지 마시다가 한 학부모로부터 그 물이 정수기 물이 아니라 화장실 양변기 물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전해 듣게 됩니다. 이 학생은 선생님께서 심부름을 시킬 때마다 양변기 물을 떠온 뒤에 또 이 사실을 친구들에게 알리면서 즐거워했다고 합니다.

교권이 무너졌다는 말이 있지요. 물론 어떤 사람들은 젊은 선생님이 왜 학생에게 물을 떠오라고 시키느냐는 비판적인 말도 합니다. 그러나 선생님, 아니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이와 같은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자기 외에는 다른 모든 사람들을 우습게 보는 모습, 자기만이 중요하고 남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이 이 사회 안에 사랑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게 만든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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