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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 하루 만이라도 착한 목자가 되자/신앙의 해[15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22 조회수337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안동 교구 우곡 성지

슈바이처 박사가 아프리카로 가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그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설명하며 그 길을 포기하도록 줄기차게 설득하였다.
바로크 음악의 거장인 헨델의 가족들은 그가 변호사가 되기를 희망하였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의 어머니는
그가 가족 농장을 맡아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인생을 살아가는 길은 여러 갈래로 펼쳐져 있지만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가족이나 친지 또는 타인의 희망이나 바람은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는 데
하나의 참고 사항이지 절대적인 판단 기준일 수는 없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 돋우어 주시고
당신 이름 위하여 나를 바른길로 이끌어 주시네(시편 23 참조).
이 노래를 불렀다는 다윗은 이스라엘의 임금이 되기 전 목동이었다.
양 떼를 이끌고 광야를 떠돌던 목동 다윗은 한편으로는 맹수에게서
양 떼를 보호하는 용맹한 전사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수금을 타고 대자연을 노래하는 음악가요 문학가였다.

다윗은 양들을 돌보며 목자의 마음을 알았을 것이다.
목자는 날이 밝으면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서 푸른 풀밭과 물가로 이끈다.
밤이면 양 우리를 지키는 문이 되어 밤을 지새우며 양들을 지켜 준다.
이런 목자의 삶을 살면서 다윗은 주님의 마음을 깨달았을 게다.
그는 목자였지만 주님 앞에서는 한 마리 양이 되어 목자이신 주님의 마음을 헤아렸고,
‘주님은 나의 목자!’라고 고백하며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광야에서 느끼는 고독과 온갖 맹수의 위협에서 자신이 양들을 지키고 보호하듯,
주님께서 바로 목자가 되시어 자신을 이끌고 지켜 주신다는 것을 알았다.

‘예수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양들의 문이다. 나보다 먼저 온 자들은 모두 도둑이며 강도다.
그래서 양들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도둑은 다만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올 뿐이다.
그러나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7-10)’
 

건기와 우기가 뚜렷이 구분되는 이스라엘의 기후 특성상
건기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풀이 무척 귀하다.
그래서 양들의 주인은
목자들이 양들을 몰고서 여기저기 풀을 찾아 떠돌도록 내맡깁니다.
결국 목자들은 주인의 지시에 따라 이 기간 내내 양들을 몰고 다니며 풀을 뜯게 한다.

착한 목자는 주인의 뜻에 따라 양들을 잘 몰고 다니며 풀을 먹이지만,
악한 목자는 그렇지 않고 무시한다. 착한 목자는 잃어버린 양을 찾아 헤매지만,
악한 목자는 잃어버린 양이 있어도 상관하지 않는다.
착한 목자는 사나운 짐승들에게서 양들을 보호하지만,
악한 목자는 오히려 양들을 위협한다. 착한 목자는 양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만,
악한 목자는 양들을 큰 소리로 야단만 친다.
한마디로 착한 목자는 양들을 사랑하지만 악한 목자는 그렇지 못하다.

양들은 목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조차 힘들어 한다.
목자 덕분에 양들은 안전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풀을 뜯어 먹으며 살 수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신다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분께서 함께하시기에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이어 갈 수 있다.
 

우리는 주님 앞에 서면 한 마리 양일 따름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돌보고
지켜 주어야 하는 인생살이의 들판에서는 우리 또한 또 하나의 목자가 된다.
우리도 다윗처럼 착한 목자의 마음이 되면,
착한 목자이신 주님 마음을 더 잘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부모가 되어 보아야 부모 마음을 알게 되는 것처럼. 신앙의 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가장 작은 이’를 위한 단 하루 만이라도 착한 목자가 되어 보자.
그래야만 그분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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