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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23일 *부활 제4주간 화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23 조회수673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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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 *부활 제4주간 화요일(R) - 요한10,22-30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양들로부터 사랑받는 착한 목자>

 

 

    예수님께서 구세사의 전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신 이후 유다인들은 너나할 것 없이 큰 혼돈 상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선량한 백성들, 오랜 세월 암흑과 어둠에 시달려오던 가난한 백성들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던 예수님의 놀라운 업적을 보고 지체 없이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었습니다. 이분이야말로 오시기로 약속된 메시아라는 사실을 굳게 확신했습니다.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께서도 많은 것들을 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바라시는 바는 너무나 간단했습니다. 예수님 당신이 곧 하느님의 아들이요, 예수님 당신과 아버지는 하나라는 것을 믿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곧 구원과 영원한 생명으로 직결된다는 단순한 논리였습니다.

 

    어렵게 멀게만 여겨지던 구원과 영원한 생명이 너무 쉽게, 거의 무상으로 주어진다는 사실에 백성들은 너나할 것 없이 예수님께로 몰려왔고, 원하는 사람 모두는 예수님으로부터 마음껏 영생의 빵을 나누어먹었고 마음껏 구원의 샘물을 마셨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유다인들, 특히 나름 배웠다고 자부하던 유다인들이 끝끝내 예수님 신원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앞뒤 따지지 말고 그냥 간단히 선택만 하면 되는 것을 끝까지 예수님을 의심했고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는 눈앞까지 끌고 온 대어(大魚)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는 참담했는데 구원과 영원한 생명으로부터의 배제, 곧 죽음이요 멸망이었습니다.

 

    당시 그들이 겪었던 갈등이 손에 잡힐 듯합니다. 저리 놀랄만한 기적을 서슴치 않는 것, 저리도 당당하고 논리정연하게 말씀을 선포하는 것을 보면 분명 ‘허당’은 아닌데, 분명 뭔가 있는 것 같은데...

 

    그러나 그가 아무리 날고 뛰어봐야 그는 고작 깡촌 중의 깡촌 나자렛 출신 사람이 아닌가? 그의 아버지는 목수 요셉이 아닌가?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가 아닌가? 아냐 그는 절대로 메시아가 될 수 없어. 그러면서도, 혹시라도 그가 메시아라면 어떡하지???

 

    얼마나 그들이 답답했으면 한번은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뺑 둘러싸고 묻습니다.

 

    “당신은 언제까지 우리 속을 태울 작정이오? 당신이 메시아라면 분명히 말해 주시오.”

 

    그토록 명명백백하게 설명해주었는데도, 그토록 많은 표징들을 보여주었는데도 끝까지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유다인들의 완고함 앞에서 예수님께서 느끼셨던 비애감을 참으로 컸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 목자 예수님께서는 끝까지 그들의 구원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다시 한 번 차근차근 설명해주십니다.

 

    “내가 이미 말하였는데도 너희는 믿지 않는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 그러나 너희는 믿지 않는다. 너희가 내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한번은 젊은 사제 돈보스코가 토리노 시내를 걸어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 가게 앞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마침 가게 안에는 돈보스코를 ‘절친’이요 아버지라고 여기고 있던 한 소년이 점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일하다 말고 잠깐 고개를 들어 바깥을 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돈보스코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반가웠던 아이는 하던 일을 내팽개쳤습니다. 아이는 “돈보스코!”라고 크게 외치며 무작정 돈보스코를 향해 달려 나갔습니다. 자신과 돈보스코 사이에 큰 초대형 유리창이 가로막고 있는 것도 모른 채 말입니다.

 

    당연히 난리가 났습니다. ‘와장창’ 하는 소리와 함께 초대형 유리가 산산조각 났습니다. 그러나 신기한 일이 한 가지 생겼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무의식중에 일어난 일이었는지 아이는 다행히 아무런 상처 하나 입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갑자기 생긴 대형사건 앞에 가게 주인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화도 많이 났겠지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돈보스코도 깜짝 놀랐습니다. 돈보스코는 놀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다독였고, 동시에 화가 나 있던 가게 주인에게 정중하게 대신 사과를 했습니다.

 

    돈보스코가 얼마나 착한 목자로 살아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제 사건입니다. 그는 다른 무엇에 앞서 양들로부터 사랑받는 목자였습니다. 착한 목자 돈보스코는 양들을 사랑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양들로부터 사랑받은 비결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돈보스코가 얼마나 양들로부터 사랑받았으면 양들은 언제나 어디서나 돈보스코를 떠올렸습니다. 그의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 그의 친절한 미소, 그의 따뜻한 환대...그 목자가 베풀었던 사랑의 힘으로 가난한 양들은 그 춥고 힘겨웠던 젊은 시절을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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