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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정하고 따르는 용기 있는 자세를/신앙의 해[15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23 조회수384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요당리 성지 야외 제대

심리학에서 나온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이라는 용어가 있다.
이 말은 ‘특정 대상이나 집단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고정된 견해와 사고’라는 뜻이다.
사람들이 이러한 고정 관념에 사로잡히는 이유는 사물이나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는 먼저 판단과 정의를 내리고 나서 보기 때문일 게다.
마술이 이 스테레오타입을 잘 이용하는 예술이다.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게, 정작 볼 때는 탄복을 금할 수 없다. 
 

그런데 때로는 이 고정 관념이 편견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사실을 과장, 또는 왜곡시킨다. 혐오감이나 차별 같은 나쁜 감정도 유발한다.
유다의 지도자들은 편견과 고정 관념으로 예수님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먼저 자신들의 생각으로 판단하고 결정한 다음 예수님을 대했다.
그래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행한 많은 일에도 그분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세상적인 것에 묶이면 진실을 올바로 볼 수 없다.
거짓과 위선의 어둠 속에서는 빛이신 주님을 제대로 보지 못하리라.
 

‘그때에 예루살렘에서는 성전 봉헌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때는 겨울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 안에 있는 솔로몬 주랑을 거닐고 계셨는데,
유다인들이 그분을 둘러싸고 말하였다. “당신은 언제까지 우리 속을 태울 작정이오?
당신이 메시아라면 분명히 말해 주시오.”(요한 10,22-24)’
 

유다인들 몇몇이 예수님을 둘러싸고 윽박지른다.
하늘에서 오신 구세주라면 기적을 베풀어 자기들을 꼼짝 못하게 해 보라는 것일 게다.
여전히 긴가민가하고 있다는 거다. 한쪽만 보기 때문일 게다. 인간 예수님만 보기에.
그분 안에 계시는 ‘하느님의 모습’은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지독한 고집이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고집은 아름답다. 신념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부정하고 배척을
일삼는 고집은 추해 보인다. ‘한쪽만 보는 반대’가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걸까!
마술보다 더 놀라운 기적까지 비난하게 만드니 무서운 일이다.
우리는 어떤 쪽에 속하고 있는지?

유다인들은 그렇게 편견을 갖고 있었다.
예수님은 하늘에서 오신 분이 아니라는 편견이었다. 그들도 기적을 보았다.
불치병을 앓던 이가 낫는 것을 보았고, 마귀 들린 사람이 자유롭게 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도 예수님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독한 똥고집이다.

믿음은 쉬운 일이 아닌 노력하지 않으면 얻어지지 않을 게다.
‘영적 풍요로움’과 ‘내면의 가난’은 동전의 양면이다.
전자는 절제하는 이에게만 주어지는 ‘하늘의 선물’이다.
그런 이들은 ‘당신이 메시아라면 분명히 말해 주시오.’라고 말하지 않는다.
느낌으로 벌써 알기에. 양들은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는단다.
우리 역시 ‘주님의 손길’을 경험했던 사람들이다.
그때의 체험을 기억하며 살아야 할 게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고집도 ‘신념’으로 바뀐다.
하지만 부정하고 배척만 하면 그 고집은 ‘트집’이 된다. 기적까지도 비난하게 만든다.
‘믿음’은 노력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사람을 믿고 신뢰하는 것은 언제나 용기 있는 일이다.
이 시대에 가장 위대한 ‘힘’ 중의 하나가 긍정의 자세이다.
믿음은 대부분 거기 그 긍정의 힘에서 나온다.
 

복음 곳곳에서 볼 수 있듯이 예수님은 많은 병자를 낫게 하셨다.
불치병도 당신 말씀 한마디로 치유하셨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신의 권능을 드러내시려는 것이었다. 병을 고치실 때마다 사람들은 놀란다.
그분의 권위에 압도되었다. 그러나 냉담한 사람들도 있었다.
기적 앞에서도 마음을 열지 않는 이들이었으리라.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 주변에도 마음을 열지 못하는 이들이 참 많다.
우리 내면에도 있다. 마음을 열고 그분을 따르려는 믿음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긍정의 마음은 노력하지 않으면 얻어지기가 힘들게다.
윽박지르면서 하늘에서 오신 구세주라면 기적을 베풀어 보라며
긴가민가하고 눈치만 보는 건 정말 꼴불견이다.
‘하느님의 존재’를 확실히 인정하고 따르는
용기 있는 자세를 우리 모두는 지녀야 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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