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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제는 직업이 아닙니다......기도해 주세요![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작성자박명옥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23 조회수614 추천수7 반대(0) 신고
                                                        







        배티 성지 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마지막 눈이기를 - photo by 느티나무신부님

 

 


† 찬미예수님

 

오늘은 착한목자주일입니다.

지금은 어느 시대보다도 사제들에 대한 기도가 절실한 시대입니다.

마귀의 목표는 신자들을 통해서 사제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사제 하나가 무너지면 그 본당에는 한 세대동안 사제가 안 나와요.

 

성모님은 지금을 환난의 시대라고 합니다.

신자들이 본당신부에게 관심이 없진 않겠지만 좋은 쪽으로 관심이 필요합니다.

 

세상에는 많은 소리가 있는데 크게

자연의 소리와 인공의 소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자연의 소리인데 자연의 소리는 우리들에게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예를 들면 시냇물이 흘러가는 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등입니다.

 

두 번째, 인위적인 소리(인공의 소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엔진소리, 휴대폰 울리는 소리, 마이크소리, 기계소리.....

 

그럼 방귀는 어느 소리에 속해요?

여러분은 방귀소리 듣고 평화로우세요?

방귀도 종류가 많지요?

‘뽕~’ 하고 소리가 나는 방귀는 청각적으로는 괴로워도 후각적으로는 괜찮습니다.

그러나 ‘픽~ ’ 하면서 소리 없는 방귀는 후각적으로는 거의 화생방에 속하지요.

방구를 철학적으로 표현할 때 ‘내적갈등의 외적표현’ 이라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방귀는 인공의 소리입니다.

 

세 번째, 하느님의 소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맑고 깨끗한 FM 라디오 음악 방송을 더 잘 들으려면

주파수를 잘 맞추어야 하듯이 하느님의 소리를 잘 들으려면

하느님과 주파수가 맞아야 합니다.

 

하느님과 우리를 연결하는 가장 영적인 주파수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로 양심이라고 하는 주파수를 통해서 말씀해 주십니다.

하느님의 목소리를 담는 그릇이 양심입니다.

 

두 번째, 하느님의 말씀 성서의 가르침이라는 주파수가 있습니다.

성서를 읽지 않고 하느님을 안다고 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세 번째, 사제의 강론입니다.

사제의 강론이 형편없어도, 기름진 밭에 씨를 뿌리면 열매가 맺어집니다.

 

네 번째, 고통스런 체험, 십자가를 통해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생생히 듣습니다.

고통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양심, 사제의 강론, 성서말씀, 고통이라는 이 네 가지의 주파수를 통해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하느님의 목소리 중에 특별한 소리가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거룩한 부르심’ 이라고 합니다.

 

사제 서품식 때, 사제들이 다 모이지요?

그럴 때 신자들은 ‘우리 교구에 이렇게 신부님이 많으시구나!’

이렇게 느낍니다.

 

사제들이 똑같은 제의를 입지만 처음에 성소가 내릴 때

누구나 똑같은 방법으로 부르시지 않습니다.

자기 쪽에서는 주도권이 없습니다.

성소가 뭡니까?

불러주셔서 잡혀가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 부르실 때 “따라 와!”

“너도 따라와!”

어부인 제자들은 아버지와 그물을 버리고 따라나섰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여러분도 하느님이 여러분을 부르셔서

그리스도의 사제직, 왕직에 올려주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부활초를 볼 때마다 부산교구에 있는 동창신부가 생각나요.

동창신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복사를 섰는데 부활전날 망부활 때,

제의실에서 친구와 장난을 치다가 부활초를 넘어뜨려 두 동강이 난 겁니다.

신부님 들어오기 전에 붙이려고 했지만 그게 붙습니까?

제의 방 수녀님이 이것을 보시고

“어떤 놈이야!”

하고 혼을 내시려는데 신부님이 얼른 제의로 아이를 감싸시면서

“수녀님, 내가 지나가다가 넘어뜨려서 부러뜨렸어요.”

숨도 못 쉬고 신부님 뒤에서 떨고 있던 그 아이는 그때 성소를 받아요.

‘아. 신부님은 이런 존재구나! 나도 나중에 크면 우리 신부님 같은 신부님이 될 거야!’

교우들은 그것도 모르고 그 날, 반 토막 난 부활초 뒤를 따라가면서

‘그리스도의 광명!’

그러나 그날 밤, 한 소년에게 사제성소가 내린 거예요.

 

지금도 그 신부님은 부산에서 빈민촌을 다니면서

자기에게 하느님을 알려주신 아버지 신부님을 따라 살아가고 있어요.

이게 바로 하느님의 특별한 부르심이에요.

 

나랑 가장 친한 신부님, 학번이 바로 내 다음이라

신학교 7년을 내 옆 침대에서 함께 했어요.

그런데 그 신부님은 그렇게 못 생겼을 수가 없어요. 그러나 참 착해요.

못 생겼다고 제가 놀려도 그냥 웃어넘기고 말아요.

저는 그때만 해도 얼짱이었거든~

 

그 신부님이 처음에 성소를 받게 된 동기가 뭐냐!

자기 본당(충남 강경)에 프랑스신부님이 오셨는데 얼굴이 조각처럼 잘 생기셨대요.

어느 날 저녁미사를 드릴 때, 스태인드 유리창을 통해서

빛이 쫘~악, 그 신부님을 비추는데 알랑들롱은 저리 가래요~

‘그래, 저렇게 멋있는 양반도 자기 삶을 하느님께 바치는데

나같이 못생긴 놈이 아까울 게 뭐가 있느냐!’

그게 바로 성소야!

 

군종신부 때, 저는 인제 원통으로 발령을 받아 나갔는데 한밤중에 전화가 왔어요.

1월 21일 새벽 세시, 잊지도 않아요.

“저 대위부인 누구인데 신부님, 애가 나오려고 그래요. 원주 기독교 병원까지만

데려다 주세요.”

남편은 전방에 철책선 훈련을 들어갔데요.

“그럼 아파트 앞까지 나와 있어라!”

달도 없는 깜깜한 밤이라 비포장도로를 달려서

조심스레 꼬불꼬불 산마치고개 꼭대기에 막 올라서는데

“신부님, 애가 나와요.”

그때 제 차가 포니 투, 새로 산지 삼일밖에 안 되었는데 차에서 애를 받았어요.

 

급하게 군복 주머니에서 스위스 칼 하나를 꺼내 라이타로 소독을 하고

실을 찾아보니 치실이 하나 있어서 그걸 풀어서 아이 받을 준비를 했어요.

애를 받아서 야전잠바에 싸서 안고 원주기독교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그때가 새벽 다섯 시야!

조금 후에 당직의사가 와서

“아이구~ 신부님, 어쩌면 애를 그렇게 잘 받으셨습니까!”

그 후 석 달 만에 그 자매가 나왔는데 서로 얼굴을 못 쳐다봤어요.

 

그 자매는 그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너는 신부님이 살려주셨다.... 네 고향은 포니 투다.”

이 아이가 사제가 되어 지금 서울교구에서 보좌신부로 있어요.

하느님은 그렇게 해서라도 사제를 만들어요.

 

여러분들 사제의 성소는 본인이 원하는 게 아니에요.

사제를 직업으로 생각한다면 저는 절대로 이 직업 택하지 않아요.

너무 힘들어요....다음 생이 있다면 저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모자람에도 불구하고 불러주셨기에

그 약속 지키려고 기를 쓰고 사는 게 사제예요.

 

여러분이 본당 신부님 보면서 사제 한 사람에게서

예수님을 다 보려고 하지 마세요.

예수님의 한 조각만 보아도 그 신부님은 성인사제예요.

 

어느 신부님은 예수님의 발을 보여주는 사제가 있어요.

굉장히 부지런해서 가정방문 열심히 다니세요.

레지오단원이 병문안가면 본당신부님 이미 다녀가셨대요.

 

어떤 신부님은 예수님의 착한 마음을 보여줘요.

그 신부님 곁에만 가면 착함이 뚝뚝 떨어져요.

 

어떤 신부님은 예수님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줘요.

그 신부님 만나려면 사제관 가는 것보다 성당에 가는 게 더 빨라요.

성체 앞에서 늘 기도하시는 그 신부님 따라 조배하는 신자가 늘어나요.

 

어떤 신부님은 예수님의 입을 보여줘요.

말씀의 카리스마가 입을 열면 치유가 되어요,

 

나중에 여러분이 세상 떠날 때 한평생 겪었던 신부님의 모습을 모자이크하면

그때야 비로소 예수님의 모습이 보여질 거예요.

 

사제가 완벽해서 사제서품을 받는 게 아닙니다.

어느 사제가 인간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면 돌 던지지 말고 기도해 주세요.

 

사제도 여러분과 같이 애욕칠정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사제로 살려고 기를 쓰고 살지만 인간적으로 부족한 데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돌 던지면 사제들은 의지할 데가 없어~

‘우리 본당 신자들이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구나!’

생각하면 두 다리가 펴져요.

 

지금 시대는 환난의 시대입니다.

마귀는 사제를 거꾸러뜨리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신자들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목자주일, 여러분 본당신부님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저도 서품 받은 지 30년이 되어가네요.

세월이 이렇게 빠릅니다.

 

은퇴하신 신부님들을 위해서도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은퇴하고 나면 아무도 찾아와 주지 않아 아파트에서 홀로 살아야 돼요.

오늘은 전 세계 사제, 목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에요.

 

사제는 사제단이 모였을 때만이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사제가 부족한 모습을 보일 때, 기도해 주십시오.

그 사제에게 은총의 비가 내릴 겁니다. 아멘

 

 

♧느티나무신부님 (2013. 04. 21 성소주일)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 카페에서


 

    지나간 산행 배티 - photo by 느티나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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