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눈동자처럼 사랑하시는(요한 15, 9-11)
언제나 당신 눈동자처럼 저희를 사랑하시는
사랑의 하느님은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언젠가 피정할 때 눈을 감고 묵상기도를 하면
계속해서 사막의 모래들만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광대한 사막의 모래 더미들이 이리 저리로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오후 세시 경에 이르자 그 사막에 세찬 바람이 불었고,
저도 입으로 바람을 불면서 그 모래를 날려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 모래 더미 밑에 유리같기도하고,
얼음 같기도 한 하얗고 검은 물체 같은 것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기도 중에 “너는 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나의 귀염둥이
나의 사랑이다.” 라는 이사야 예언자의 성경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 비로소 그 환시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그토록 죄 많은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
나를 귀여워하시는 자비의 하느님!
저는 그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동에 빠졌었습니다.
티끌이 아닌 사막의 모래처럼 수많은 인류가 당신의 눈에 들어간다 하여도
하느님께서는 인류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아픔보다도 사랑만을,
기쁨만을 기억하십니다. 인류에 대한 지극하신 사랑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그 아픔을 다 감수 인내하십니다.
마치 당신의 외아드님이 처참하게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셔도
인류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그 고난을 다 감수인내 하시듯이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는 자주 주님이 나와 함께 계심을 느끼며 믿고
“주님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씀드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주님은 우리가 어머니 뱃속에
잉태되는 순간부터, 아니 태초부터 우리의 생명을 계획하고 계셨고,
미래의 순간까지도 그분은 한결같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의 삶이 고되든지 아니든지 자주 그분의 현존을 느끼며
그분께 나의 사랑을 고백 드리고, 사랑을 실천하게 되면
내 안에서 주님께로부터 오는 기쁨이 충만하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보잘 것 없는 나를 당신 눈동자처럼 사랑하시는 하느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아멘!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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