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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의 눈 - 2013.5.3 금요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03 조회수398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5.3 금요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1코린15,1-8 요한14,6-14

 

 


믿음의 눈

 


“만 1살부터 사교육, 아이들이 병들고 있다.”

 


경향신문 1면 톱기사 제목입니다.

무엇이든 다 때가 있는 법인데 부모들의 눈 먼 맹목적 교육열정에

병들어가는 아이들의 현실에 대한 고발입니다.

 


‘눈이 열렸다’ ‘귀가 열렸다’ ‘입이 열렸다’ 상징하는바 깊은 표현들입니다.

눈이 보이지 않은 맹인,

귀가 들리지 않는 귀머거리,
입 열어 말하지 못하는 벙어리의 답답함은 얼마나 크겠는지요.

 

눈뜬 맹인도 있을 수 있고 귀가 열린 귀머거리도 있을 수 있고,
입은 열려 있어도 말 못하는 벙어리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여 문맹(文盲), 색맹(色盲)이란 말도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글도 눈 뜬 문맹이면 책도 휴지에 불과할 것이며,
아무리 좋은 음악도, 좋은 외국말도 알아듣지 못하면
시끄러운 소음에 불과할 것이고,
아무리 크고 좋은 그림 역시 보는 눈이 없으면 부담스런 짐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길눈이 밝다(어둡다).’ ‘일 눈이 밝다(어둡다).’ 등, 보는 눈의 다양함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이 모두가 궁극적으로 가리키는바 마음의 눈 마음의 귀, 영의 눈 영의 귀입니다.

바로 마음의 눈 마음의 귀가,
영의 눈 영의 귀가,
믿음의 눈 믿음의 귀가 열려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볼수록 좋습니다.”
손님 신부의 5월 신록 우거진 산을 보면 한 말이 화두처럼 들렸습니다.

진정 마음의 눈이 열릴 때 볼수록 좋은 사람, 볼수록 자연들이요
결국 이들을 통해 주님을 보게 됩니다.

제가 그 신부님에게 ‘신부님은 수도원의 보물입니다.’하고 말씀드렸더니,
“보물이 아니라 고물입니다.” 라는 위트 넘치는 말도 있지 못합니다.

 

마음의 눈만 열리면 고물도 모두 보물이 될 수 있습니다.
고물이 보물이라는 이 역설의 진리, 마음의 눈이 열릴 때 깨닫습니다.

 

“…더 놀라운 일입니다.”

 

참으로 인간적으로 결점 덩어리인 분을 통해
놀랍게 일하신 하느님을 감탄하신 신부님의 말 역시
열린 믿음의 눈을 지니신 분임을 깨닫게 합니다.

마음의 눈이, 믿음의 눈이, 영의 눈이 닫혀 있어
얼마나 부자유하게 또 일상의 많은 신비와 기적을 놓치고 사는지요.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아버지를 뵌 것이다.”

 

믿음의 눈이, 마음의 눈이 닫혀
당신을 통해 아버지를 보지 못하는 필립보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예수님이십니다.

마음의 눈이 열려 보고 깨달을 때
저절로 예수님을 통해 아버지를 뵙고 예수님의 고백에 그대로 공감할 것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은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뵌 것이다.”

 

이런 고백은 깨달음의 체험적 고백이지 사실의 진술이 아닙니다.
믿음의 눈이, 믿음의 입이 열려야 할 수 있는 고백입니다.

 

어느 저명한 불교학자의 그리스도교를 다 이해할 수 있겠는데
‘부활’교리와 ‘예수님 없이는 구원도 없다.’ 라는 교리가
마지막 장애라는 진솔한 토로도 생각납니다.

관점의 차이입니다.

체험적 고백의 믿어야 할 교리를 머리로 이해하려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입니다. 믿음의 눈이, 마음의 눈이, 영의 눈이 열려 깨달아야
믿고 이해할 수 있는 교리입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일을 할 것이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내가 이루어 주겠다.”

 

믿음은 깨달음입니다.

깨달아 믿음의 눈이 열릴 때,
믿음을 통해 예수님과 깊은 인격적 결속관계 안에 있을 때
위의 예수님 말씀은 그대로 믿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의 1코린 말씀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사도들에 대한 증언입니다.

주님은 부활하시어 ‘나타나셨다.’라는 말이 무려 4회 나옵니다.

믿음의 눈이 열림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주님의 죽음과 부활의 복음을 깊이 체험해 깨달았을 것입니다.

믿음의 눈이 닫혀 있으면 부활하신 주님이 나타나셔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바로 이런 믿음의 눈 열려
부활한 주님을 만난 바오로의 부활체험에서 나온 다음 고백입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전한 이 복음 말씀을 굳게 지킨다면,
또 여러분이 헛되이 믿게 된 것이 아니라면,
여러분은 이 복음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그다음에는 야고보에게, 또 다른 모든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맨 마지막으로는 칠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믿음의 눈이 열릴 때 만나는 부활하신 예수님이요
예수님과의 만남은 그대로 아버지와의 만남임을 깨닫습니다.

 

또 진정한 자유는, 진정한 기쁨과 평화는
믿음의 눈이 열려 주님을 뵈올 때 하사되는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믿음의 눈을 열어주시어 당신을 뵙게 하시고
참 기쁨과 평화를 선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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