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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영성적 피터팬 증후군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05 조회수595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부활 제6주간 월요일


< 진리의 영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


복음: 요한 15,26-16,4ㄱ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다


PIERO della FRANCESCA 작, (1463-65)


     < 영성적 피터팬 증후군 >

         서울 강남의 한 심리상담센터에 30대 초반의 부부가 찾아왔습니다. 부부 싸움이 부쩍 잦아진 탓이었습니다. 남편이나 아내 모두 얼핏 봐서는 남부러울 것 없는 배경과 이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국내 대학원을 거쳐 외국유학을 다녀와 금융업계에 취직을 했다고 합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직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달을 못 견디고 사표를 쓰기 일쑤였습니다. “일이 너무 힘들다” “상사가 괴롭힌다등의 이유였습니다. 부인 역시 일류대를 나와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오래 못 다니고 관두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부는 자주 말다툼을 하게 됐습니다. 상담을 맡았던 A박사는 남편과 아내 모두 결혼 뒤에도 양가 집안에서 생활비에 외제차까지 제공받으며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그러다 보니 둘 다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도, 피곤한 직장생활을 계속 견뎌낼 인내심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아이를 낳았지만 제대로 보살필 자신이 없어 부모에게 전적으로 맡겼다고 합니다. A박사는 아이 때부터 부모가 모든 걸 다 알아서 챙겨준 탓에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능력이 없다부부간에 서로 헌신하고 희생하는 대신 일방적으로 받기만을 원하는 게 갈등을 부추긴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남편과 아내 모두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이었던 것입니다. 이들은 현재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어른들의 사회로 부터 꿈과 환상의 나라 네버랜드라는 곳으로 떠나는 영원한 소년이 바로 피터팬입니다. 로빈 윌리암스가 주연으로 출연했던 피터팬 역시 원작에 가깝게 만들어진 영화로, 이미 다 커버린 어른이 소년피터팬이 되어 후크 선장을 물리치고 네버랜드의 친구들을 구한다는 내용인데, 어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의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어른아이같은 남성에게 나타나는 심리적인 증후군을 바로, D. 카일리 박사가 명한 피터팬 증후군, 피터팬 신드롬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평생 아기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 때가 되면 세상의 역경과 당당히 맞서야 합니다. 일을 하고 아기를 낳고 키우는 힘듦은 어른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특권입니다. 진주조개는 자신의 가슴속에 모래알을 품는 고통을 감수하지 않으면 진주를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고통이 고통으로 끝나면 고통이지만 진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진주조개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인 것입니다.

영성에서도 세례를 받고 바로 평화와 기쁨이 온다고 생각하면 아직도 아기영성입니다. 홍해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고통이 시작되는 광야생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광야생활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에 합당하도록 자신을 변화시키는 특권입니다. 예수님도 자기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라고 하셨고, 오늘 복음에서는 박해를 약속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절대 당신을 따르는 길이 편하다고 하신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긴다고 믿음을 포기한다면 영적인 피터팬 증후군에 걸린 신자인 것입니다.

 

안나 로버트슨은 농장에 고용되어 일하는 젊은 여자였습니다. 이 안나는 자기처럼 농장에서 일하던 착실한 총각을 만나서 결혼했습니다. 그 신랑의 이름은 탐 모세스였습니다. 이 두 사람은 열심히 일해 마침내 자기들의 농장을 마련하게 되었고, 슬하에는 10남매를 두었습니다.

안나는 농가의 부인으로 또 여러 자녀들의 어머니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냈습니다. 또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뜨개질이나 수를 놓았습니다. 그러던 중, 80세에 접어들면서 안나의 손은 관절염으로 점점 고통스럽고 둔해졌습니다. 그래서 안나는 뜨개질 대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손이 덜 고통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안나의 그림은 대부분이 농장과 시골 풍경이었습니다.

하루는 뉴욕의 어떤 미술작품 수집가가 안나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을 지나다가 한 상점에 들어갔습니다. 그때 벽에 걸려있는 몇 점의 그림이 그 사람을 감동시켰습니다. 물론 안나의 그림이었습니다. 이 후로 안나는 갑자기 유명한 화가로 데뷔하게 되었고, 모세스 할머니라는 이름으로 미국의 역사적인 화가가 되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안나가 80세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도 무려 1,500점의 그림을 남겨 놓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80세의 노인이 이렇게 아름다운 성공을 할 수 있었을까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손에 관절염으로 인한 고통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중 가장 쓸모 있는 것이 고통입니다. 우리도 어머니의 고통가운데 태어났고, 그리스도께서도 이 고통으로 인류를 구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고통을 많이 받아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 고통의 의미를 아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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