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평생공부 -하느님과 나- 2013.5.11 토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1 조회수367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3.5.11 토요일 성 오도와 성 마욜로와 성 오딜로와 성 후고와

 

복자 베드로 베네라빌리스, 클뤼니 수도원의 아빠스들(10-12세기) 기념일

 

사도18,23-28 요한16,23b-28

 

 


평생공부

 

-하느님과 나-

 

 


오늘은 ‘평생공부’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가장 중요한 평생공부는 하느님과 나를 알아가는 것이요
죽어야 끝나는 평생학인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하여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인 수도원에서
하느님과 나를 알아가는 평생공부에 전념하고 있는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오늘 새벽 성무일도 136.1-36절 까지
시편의 후렴 부분이 긴 여운으로 남아있습니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또 아침기도 신명기의 찬가 한 구절도 새롭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주님은 너를 낳아주신 아버지가 아니시며,
너를 만드시고 보존하시는 주님이 아니시던가.”

 

이어 ‘주님의 기도’ 첫 구절,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습니다.

아, 그렇습니다. 아버지의 자애는 영원하십니다.

우리를 낳아주신,
자애로운 하늘 아버지를 아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습니다.

어제 로마에 유학 중인 수도형제의 다음 편지 구절에 공감했습니다.

 

-공부를 하면(살면) 할수록(살수록) 느끼지만,
다른 건 몰라도 진짜 공부(사는 것)만은 지름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진짜 소처럼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데,
이제 끝이 눈앞에 보이기는 하는데,
그래도 끝나야 끝났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그냥 계속 소처럼 걸어가겠습니다.-

 

참 진솔한 고백입니다.

우보천리,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입니다.
다른 지름길이 없습니다.

공부나 삶의 이치가 어이 이리 똑같은지요.
‘공부’대신 ‘삶’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그대로 삶의 학교에서 평생공부 중인 평생학생인 우리들입니다.

 

공부가 삶이요 삶이 공부입니다.
궁극엔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알아가는 겸손의 공부가
궁극의 목표임을 깨닫습니다.

자기의 한계와 부족을 알아갈수록
낮아지고 비워져 겸손해지고 겸손의 그 자리에서 하느님을 만납니다.

진짜 제대로 공부한 사람인지는 겸손을 보면 단박 들어납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진정 눈이 열리면 필요한 것은 청하기도 전에 이미 다 받았음을 깨달을 것입니다. 받은 줄 몰라 끊임없이 청하는 사람들입니다.

진정 청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하느님을 알고, 예수님을 알고, 나를 아는 것입니다.

이게 모두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면 알수록
저절로 충만한 기쁨이요 모든 것은 저절로 해결됩니다.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러니 더욱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이 하느님에게서 나왔음을 믿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 믿는 이들의 운명이요 사랑입니다.

예수님과 깊어지는 관계와 하느님과 나를 알게 되고
이어 예수님의 이름으로 바치는 기도는 다 응답됩니다.

우리의 삶 역시 예수님처럼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감을 깨닫게 됩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의 무(無)에 가까워짐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에로의 귀가(歸家) 시간이 가까워짐을 뜻합니다.

 

주님과의 관계의 깊이는 비교할 수도 우열을 논할 수도 없습니다.

각자 자기 고유의 길대로
주님을 따라 가며 깊어지는 사랑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의 바오로와 아폴로를 비교하면 금방 들어납니다.
가는 곳마다 제자들의 힘을 북돋아 주는 바오로요,
열정적으로 주님의 길을 가르치는 아폴로입니다.

각자의 길과 몫이 다르지만
주님과 깊은 사랑의 관계는 두 분 다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두 분 다 하느님과 나를 아는 평생공부에 항구했던 평생학인임을 깨닫습니다.

 

겸손하시고 온유하신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깨달음의 눈을 열어주시어 당신을 보고 또 참 나를 보게 하십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