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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5/12 주님 승천 대축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2 조회수423 추천수3 반대(0) 신고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3년5월12일 주님 승천 대축일 복음묵상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루카24,47)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내가 너희에게 보내 주겠다.” (루카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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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가 전하는 예수님의 승천에 관한 이야기에는 두 가지의 메시지를 남기고 떠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하나는 온 세상이 죄의 용서를 위해 회개해야 함을 선포하라는 말씀이고,
또 하나는 성령을 보내주실 것이라는 말씀이다.

죄를 용서받기 위해 회개 해야 한다는 것을 모든 민족에게 전해야 한다는 말씀에 눈이 멈춘다.
죄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원죄(原罪/ Peccatum Originale/ Original Sin)라는 말을 우리는 안다.
창세기의 창조설화에서 나오는 선과 악을 구별하는 금지된 과일을 아담이 따먹음으로써 지은 죄가 원죄이고, 그 원죄로 인해 낙원에서 쫓겨나 인간의 고통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모르는 이는 없다.

이런 설화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신학적 의미의 원죄란 무엇일까?
원죄라는 말은 쉽게 말해서 인류가 지었을 최초의 죄를 말한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지었을 그 죄로 인해서 우리는 죄의 상황에 묶여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언젠가 교리시간에 예비자 한 분이 “원죄란 우리말로 ‘조상탓’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네요”라는 말에 웃으며 수긍한 적이 있다.)

그래서 창세기 저자는 인간과 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 아담과 하와라는 상징적 인물을 설정해서 인류가 지은 최초의 죄를 소급해서 찾아내려 했다. 인류와 함께 시작된 죄의 역사를 그리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한 번 생겨난 죄는 또 다른 죄를 계속해서 만들어낸다는 죄의 속성에 대해서도 잊지 않고 이야기하려 한다.

그러면 간단히 창세기 설화에서 나오는 죄의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따먹어서는 안 될 일명 선악과를 아담이 따먹는다. 그에 대해 질책하시는 하느님께 아담은 “당신이 짝 지어준 여자가 시켰다”는 비겁한 변명을 토해낸다. 책임전과라는 또 다른 죄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여지없이 하와도 책임을 뱀에게 돌린다. 결국 그들은 모든 것을 보장 받던 동산에서 쫓겨나고 노동과 출산의 고통을 겪는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들 사이에서 질투라는 치졸한 나약함으로 인해 형이 아우를 쳐죽이는 근친살인에까지 이르고 만다.
창세기 저자는 고민을 했을 것이다. 왜 인간들은 형제까지 죽일 수 있는 사악함을 가지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우리 모두는 나를 포함한 누군가의 죄로 인해서 그 죄의 영향을 받고 살아간다. 이를 신학적 표현으로 원죄상황이라고 한다. 죄로 인해 생겨난 상황 안에서 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죄를 지었다면 우리 역시 그 죄에 묶인다. 내가 직접 저지른 죄가 아니라서 상관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 죄가 만든 상황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내가 지은 죄가 있다면 나의 사랑하는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연좌제나 과거 대역죄인이라고 하는 이들의 사족을 멸하던 말도 안 되는 불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신앙인은 늘 세상의 불의와 부조리에 대하여 자신은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방관자나 일방적인 비난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구보다도 아파해야 하고 그 불의와 부조리를 타파할 수 있는 길을 걷고자 해야 한다.

우리 민족이 저지른 죄가 있다면 우리는 보속해야 한다.
우리 가족이 저지른 죄가 있다면 우리는 보속해야 한다.
우리 부모 형제가 저지른 죄가 있다면 우리는 보속해야 한다.
우리 친구가 저지른 죄가 있다면 우리는 보속해야 한다.
우리 교회가 저지른 죄가 있다면 우리는 보속해야 한다.

이러한 태도와 행동이 없다면 우리는 보다 나은 세상을 희망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인류 구원을 위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음을 선택하셨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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