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예수 승천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2 조회수301 추천수1 반대(0)


피정에서 어느 신부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하와는 시어머니가 없어서 행복했고, 마리아는 며느리가 없어서 행복했습니다.’한편으로는 의미 있는 이야기이고, 현실의 삶 속에서 체험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행복한지 생각해 봅니다.

어느 스승이 제자들을 모아놓고는 마당에 커다란 원을 그려놓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어디를 다녀올 테니, 너희는 그 동안 이 원 안에도 있지 말고 또 원 밖에도 있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뒤에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제자들은 스승의 말씀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원 안에도, 원 밖에도 있지 말라는 것은 원을 구분 짓는 금위에 모두 서 있으라는 것일까 싶었지만, 그것은 답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발은 원 안에 또 한 발은 원 밖에 집어넣고 있었지만, 이것 역시 답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제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힘들어하고 있었지요. 잠시 뒤, 스승님이 돌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할지를 모르는 제자들을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신 뒤, 빗자루로 원을 싹 지우는 것입니다. 그제야 제자들은 깨달을 수가 있었습니다. 원 안에 있는 것도 또 원 밖에 있는 것도 아니기 위해서는 원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주위에 어렵고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니 내 자신이 그 주인공일수도 있지요. 그런데 그 힘듦의 원인이 과연 무엇일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그려 놓은 아니면 스스로 그려 놓은 기준이라는 원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었을까요? 즉, 세속적, 물질적 기준에 의해 우리는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기준의 원만 지워버리면 쉽게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지만, 우리들은 차마 이것들을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원’이라는 이 기준들은 사랑의 문제에서도 똑같이 해당됩니다. 그래서 자기만의 고유한 판단 기준인 원을 만들어 사랑을 저울질 하지요. “네가 이렇게 했기 때문에 나는 너를 사랑할 수 없어. 저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해? 나한테 아무것도 주지 않는데 사랑하라고? 미쳤냐?”

이 세상의 관점으로 손익을 따지는 모습들, 그것이 바로 내 안에 있는 하나의 원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입으로는 많은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진정한 사랑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하는 우리들을 향해 주님께서는 그 원을 지우는 방법, 그리고 사랑의 기준을 제시해 줍니다. 그것은 바로 주님을 기준으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그래서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나약함과 부족함으로 힘들어하지요. 이 사실을 잘 알고 계신 주님께서는 성령을 약속해주십니다. 이 성령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도록 해줍니다. 이로써 주님 안에서 진정한 평화와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즉, 내 안의 원을 지우는데 성령께서 큰 도움을 주십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이 성령을 받아 자기 마음 안에 있는 부정적인 원을 말끔하게 지우고 주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선택도 분명해 집니다. 성령의 도움을 받아, 내 안에 잘못 그려진 원을 지우는 것입니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원, 이기심과 탐욕의 원, 미움과 다툼의 원, 분열과 의혹의 원, 거짓과 불신의 원 등을 말끔하게 지워야 합니다. 그때 우리들은 주님을 나의 기준으로 내세워 진정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승천 대축일입니다. 예수님의 수난, 부활 그리고 승천은 제자들에게는 추억 만들기입니다. 때로 험난하고 두렵고 떨리기도 하지만 희망과 신념으로 질곡의 역사를 관통하며 추억을 만들어 간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 민족은 수많은 시련에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고유한 문화, 언어, 전통을 지켜왔습니다. 다른 민족을 짓밟지 않으면서도 생존해 왔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우리가 어떤 추억을 만들어야 하는지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저 하늘만 바라보지 말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문하는 추억은 3가지입니다.
첫째는 복음을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분열과 갈등을 넘어, 시기와 질투를 넘어서, 두려움과 걱정을 넘어서 참된 기쁨을 선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참된 기쁨과 평화를 주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기쁨을 추억으로 만들어 가라고 하십니다.
둘째는 마귀를 쫓아내라고 하십니다. 마귀는 집요하게 우리들의 영혼을 찾아옵니다. 때로는 달콤한 유혹으로 우리를 끌어당깁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은 마귀가 자주 사용하는 미끼입니다. 마귀는 우리를 게으름으로 유혹하기도 하며, 탐욕과 욕정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셋째는 병자들을 고쳐주라고 합니다. 육신의 병은 치유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교만의 병에 걸린 사람, 분노의 병에 걸린 사람, 시기의 병에 걸린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영혼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혼이 병든 사람들을 고쳐주는 것이 육신의 병을 고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예수님의 승천이란 ‘KTX’를 타거나 ‘아시아나’를 타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현재를 옹골차게 딛고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승천은 좌절과 두려움에서 희망과 신념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야하겠습니다. 나의 삶의 자리에서 변화된 삶을 시작하는 것이 바로 ‘승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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