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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바뀌어 당신께 가면/신앙의 해[17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6 조회수330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연풍 예수상과 광장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발표한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라는 게 있다.
이것은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는
거다. 이런 것은 날씨뿐 아니라 우리 인간 사회에도 적용될 게다. 나자렛의 이름 없는
작은 마을의 일이 제자들을 통해 전 세계로 퍼졌다. 공동체 안에서 이룬 일치와 사랑의
삶이 그 원동력이었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 신앙 공동체가 이루는 일치와 사랑은
나비 효과를 만들어 널리 퍼져 나가야 한다. 이것이 제자인 우리가 이 세상에 예수님을
증언하는 길이리라.
 

운전 학원에서 도로 연수를 전담하는 이가 있었다. 대단히 자상하다고 소문이 난 이다.
우연히 그의 아내는 ‘어차피 할 것이라면’라면서 남편에게 운전을 배우기로 했다.
허지만 첫날부터 부부는 싸웠단다. 그렇게 상냥하다는 남편이 아내를 윽박지르고
무시하는 말을 하였다나. 아내의 말이다. “더 잘해 달라는 게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만큼만 하면 된다는 거지.” 남편의 말이 이어진다. “그걸 못 돼. 왜
당신에게는 화부터 먼저 나는지 나도 알 수가 없어. 다른 이에게는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는데, 당신에게는 못 참겠어. 정말 미치겠어.”

아내와 자신은 ‘하나’라는 무의식 때문일 게다. 그러기에 운전 잘하는 ‘내가’ 운전
못하는 ‘다른 나’를 꾸짖는 것이리라. 일치는 이렇듯 어렵다. 알고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이론과 지식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늘이 개입해야 가능해진다나. 일치
또한 그분만이 주실 수 있는 은총이기에.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영광을 저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시고, 또 저를 사랑하셨듯이 그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21-23)
 

수난을 앞두신 예수님은 제자들이 세상에 나가 당신을 증언하는 말을 듣고 믿게 될
이들을 위해 기도하신다. 그분은 그들을 위해 하신 기도가 제자들을 위해 하신 기도와
같다. 곧 예수님은 그들도 제자들처럼 하나가 되고, 아버지와 아들 안에 있기를
바라시기에. 그리하여 그들이 믿는 이가 되어 제자들과 한 공동체를 이루어 결국
복음이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가도록 간절히 기도하시는 거다.

주님은 이렇게 우리가 일치하기를 바라신다. 그러기에 하나 되려는 노력에는
당신께서는 언제나 힘을 보태신다. 일치는 내 쪽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당신이
바뀌어야 내가 바뀔 것 같소.” 이래서는 안 될 게다. “내가 바뀌어 당신에게 가겠소.”
이 모습이 되어야 하리라. 그러면 주님의 힘이 함께해 주실 것이다.
 

‘아버지,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이들도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라며 예수님은
기도하신다. 하지만 세상에는 일치보다 분열이 많다. 공존하려는 조직보다 떨어져
나가려는 조직이 더 많다. 말 많고 탈 많은 인간이 일치를 이루며 산다는 것은
기적이다.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일치는 상대방을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 상대방의 ‘모순’까지 받아들이면 더욱 확실하다. 사랑과 감동을 바탕으로
하면 깨어지지 않는다. 지식이랑 권위, 재물은 순간이다. 잠깐의 일치는 가능해도
영원한 일치는 불가능할 게다.

예수님의 뜻은 늘 일치에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일치해서 살기를 원하셨다. 인간의
본모습은 두 얼굴이란다. 인간에게는 이 양면성이 본질이라나. 아무도 예외일 수
없단다. 그러므로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상대방의 ‘어이없는 이런 행동’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할 게다. ‘이기적인 행동’도 좋게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첫 행동이다. 그러기에 하나가 되려는 그 어떤 노력에도 언제나
‘힘’을 주신다. 일치는 내 쪽에서 시작되어야 할 게다. ‘당신이 바뀌면 나도
바뀌겠다.’라는 건 늘 자신만의 유혹일 뿐이다. ‘내가 바뀌어 당신께 가겠다.’라는
마음일 때 은총이 늘 함께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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