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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양성 안의 일치를/신앙의 해[17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9 조회수329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함덕 성당 외부 뒷면

오순절이 되었을 때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성령 강림 대축일은
성령께서 오순절에 사도들에게 강림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로서, 신약의 새로운 백성인
교회가 탄생한 날이다.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이다. 오늘로 부활 시기는 끝이다. 부활성야에
‘빛의 예식’으로 제대 주위를 밝히던 부활초도 이젠 거두어들인다. 부활초는 세례대
옆에 보관해 두었다가 세례 예식 때 영세자들의 촛불을 거기서 붙여 주게 될 게다.
세례성사는 다시 태어남이고 또 다른 부활이기에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사도들이 오순절에 성령을 받게 되면서 이 세상에 구원을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의
충실한 증인으로 바뀌게 되었고, 이로써 교회가 탄생하게 되었다. 또한 교회의
구성원인 우리 모두는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다. 성령께서는
제자들에게 오시어 자신들의 소명을 깨닫게 하여 그들의 새 출발을 도와주었다.
당신의 부르심에 충실할 수 있는 힘을 주셨다. 이렇듯 변화의 방향은 언제나 예수님의
가르침이었다. 그러므로 ‘예수님 없는 성령’이나 ‘예수님을 제외시킨 성령의 활동’은
믿음의 삶이 아닐 게다.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19-23)’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의 ‘사랑의 상처’를
보여 주신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받아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십자가 죽음의 상처를 보여 주시며 사랑이 어떤 고통이나 죽음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리신다. 곧 고통과 죽음을 넘어서는 주님의 사랑이 믿는 이들의 곁에
다가오는 게 바로 부활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창세기에
보면 하느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흙의 먼지’로 빚으셔서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셨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도 하느님 창조의 모습으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신다. 제자들에게 당신 ‘사랑의 숨결’을 주시는 거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흙의 먼지가 숨 쉬는 인간이 되었듯이, 부활하신 주님께서 불어넣어
주신 숨으로 흙의 먼지와 같은 존재가 그분 사랑으로 새롭게 숨 쉬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비록 잘난 척하며 살아도 그야말로 흩날리는 ‘흙의 먼지’이다. 그저
주님의 사랑으로 숨 쉬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주님께서 이 숨 한 번 거두어 가시면
먼지로 흩어지는 존재일 따름이다. 주님 사랑으로 사는 존재가 아니라면, 살아 있어도
생명이 없는 이나 마찬가지이다.

제자들은 이 성령의 체험을 했던 게다. 그러니 용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우리에게도 그런 ‘체험의 은총’이 다가오는 날이다. 마음을 열기만 해도 ‘성령의
모습’은 깨달음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게 내적 힘을 지닌 체험으로 되살아나 믿음의
능력이 바뀐다. 죽음도 겁내지 않는 이가 된다. 주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생명의 근원이신 성령께서 그렇게 바꾸어 주셨던 것이다. 그러니 우리도 삶의
변화를 주십사고 성령의 체험을 청해야 할 게다. 그래야 험난한 현실에서 기쁘게
살아갈 수 있다. 성령 강림 대축일인 오늘은 이러한 기도를 바치는 날이다.
 

이렇게 성령께서는 모두 각기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일치시켜 주시는 분이시다.
예수님은 당신의 사명을 제자들에게 위임하시고 하늘나라로 올라가신 뒤, 제자들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성령을 내려 주셨다. ‘다양성
안의 일치’는 우리 교회가 끊임없이 나아가야 할 이상적 공동체의 모습이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일치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부활 시기가 끝났으므로 내일부터는 보통의 삼종 기도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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