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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20 조회수779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5월 20일 연중 제7주간 월요일



When he entered the house,
his disciples asked him in private,
“Why could we not drive the spirit out?”He said to them,
“This kind can only come out through prayer.”
(Mk.9,28-29)


제1독서 집회 1,1-10
복음 마르 9,14-29

제가 어렸을 때 가장 맛있는 음식은 짜장면이었습니다. 만약 특별한 일이 있어서 짜장면을 먹게 되면 일부러라도 입 주위에 묻은 짜장면 자국을 닦지 않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친구들에게 내가 그 맛있는 짜장면을 먹었다는 것을 자랑할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최고의 음식은 짜장면이었고, 최고의 맛집은 동네 중국집이었습니다. 이곳보다 더 맛있는 곳은 있을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맛집의 기준이 좀 바뀐 것 같습니다. 그 누구도 자기 동네 중국집이 제일 맛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인터넷과 각종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서 비교의 대상이 너무나 많아진 것이지요. 그래서 아주 먼 곳이라 할지라도 ‘맛집’이라는 이유로 찾아 나섭니다.

옛날처럼 ‘자장면’이라는 메뉴 하나만으로 동네 최고의 맛집이라고 불렸던 시대는 완전히 지났습니다. 웬만큼 맛있지 않고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시대라는 것이지요. 이는 맛집만이 아닙니다. 맛집뿐만 아니라, ** 달인이라고 하면서 각 분야에서 최고라는 호칭을 붙이는 사람들도 미디어에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즉, 각 분야의 비교 대상이 너무나 많고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상이다 보니 사람들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항상 부족하고 별 볼 일 없다고 취급하는 것 같습니다.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적 질환을 앓게 되는 사람들도 늘어납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가 주님 앞에서도 최고의 자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교는 단순히 비교일 뿐 내 존재의 의미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받는 내 자신이라는 것, 주님께서 우리에게 최고의 자리를 주셨다는 것, 주님과 함께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기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야 합니다. 혹시라도 나의 자존감을 없애는 쓸데없는 비교로 주님의 뜻에서 멀어지는 우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주님과 언제나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주는 ‘기도’입니다. 누군가와 친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하지 않습니까? 서로 말을 한마디도 해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어렵고 힘들 때 돕는 관계가 되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주님과 기도라는 대화를 하지 않고서는 주님과 가까운 관계가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주님과 가까운 관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상의 유혹을 이겨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오늘 제자들은 더러운 영을 쫓아내지 못함에 대해 예수님께 질문을 던지지요. 그때 예수님께서는 단호히 말씀하세요.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세상과 자기 자신의 힘으로는 악령을 절대로 이겨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직 주님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만이 기도를 통해 악령을 이겨낼 수 있다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도를 통해 얼마나 주님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나요? 자기 자신의 기도생활에 대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고개를 돌려, 눈길이 머물렀던 그 지점이 사랑이다(정윤천).


인천교구 서창동성당입니다.



악을 과감하게 끊자.

요즘에는 휴대전화에 발신자 표시기능이 있어서 누가 전화를 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종종 알 수 없는 전화번호가 표시될 때가 있지요. 특히 15**라는 번호로 시작하는 것, 또는 070 번호로 시작되는 전화번호 등등은 대부분이 받지 않아도 상관없는 전화일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제가 기피하는 번호로 발신표시가 될 때에는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혹시’라는 생각 때문에 전화를 받기도 하지요. 그때마다 들려오는 밝은 여성의 전화목소리. 그리고 보험이나 대출 등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도 틈을 주지 않고 이야기해서 한참 동안을 어쩔 수 없이 듣게 만듭니다(참, 요즘에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식품 판매에 관한 전화도 오더군요).

사실 이런 광고 전화에 대해서 이것저것 대답하다보면 길게 통화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말하기 전에 먼저 “정말로 죄송합니다. 제가 바빠서요.”하고 말하고는 통화를 멈추는 것이지요.

우리에게 다가오는 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악에 대해서 이것저것 응답을 해주면 계속해서 오랫동안 악과 가까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단오하게 끊어버리면 쉽게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악을 멀리하고 선을 가까이 하는 주님의 자녀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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